<루이 비통 트래블 북 서울>을 그린 듀오, 이시노리와의 만남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루이 비통 트래블 북 서울>을 그린 듀오, 이시노리와의 만남

이시노리가 그린 <루이 비통 트래블 북 서울>에는 이 도시의 온갖 일상과 비일상이 리드미컬하게 펼쳐진다.

ELLE BY ELLE 2020.02.28
 
마유미 오테로와 라파엘 위르빌레로 이루어진 ‘이시노리’는 시각예술가 듀오이자 실크스크린 인쇄 아틀리에이며 아트 북 등을 펴내는 출판사다. 두 사람은 10년 넘게 연필과 펜, 붓으로 섬세하고 창의적인 시각 예술 작업을 해왔다. 이시노리가 그리고, 루이 비통이 출판한 〈루이 비통 트래블 북 서울〉에는 풍부한 감성의 예술가가 열정적인 장인 정신을 발휘해 담아낸 서울의 ‘스피릿’이 빼곡하다. 
2014년부터 4년간, 네 차례의 서울 여정을 통해 이 책을 완성했다. 두 사람은 어떤 식으로 이 도시를 알아갔나 우리는 여행할 때 엄청나게 걷는다. 서울도 오랜 시간 샅샅이 걸으며 탐험했다. 구글 맵을 켜서 동네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작업을 위해 서울을 거닐며 찍은 사진이 4000여 장, 도판과 크로키는 200장이 넘는다고 서울은 굉장히 많은 요소가 혼합된 도시다. 거의 400m마다 다른 에너지와 분위기를 마주한다. 우리는 서울에서 과도할 정도로 많은 데생과 크로키를 했다. 도시가 지닌 방대함을 최대한 담고 싶었다. 
영감을 얻고자 참고한 창작물이 있다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비롯한 한국 영화와 민화를 보았고, 한국 친구들에게 서울에서 좋아하는 장소를 물어보기도 했다. 문래동의 철공소,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 이태원 등의 대답이 돌아와 많은 도움이 됐다. 
노랑, 주황, 파랑 그리고 고동색과 회색까지 5개의 색을 사용해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인쇄했는데 실크스크린 인쇄를 선택한 이유는 각각의 색감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인쇄 방식이기 때문이다. 인쇄소에 계속 방문해 색이 잘 구현되는지 확인했다. 인쇄에 돌입하면 색채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달라는 것이 루이 비통 출판부의 요청이었다. 고동색은 루이 비통을 상징하는 색이다. 
 
을지로 3가의 인쇄업자들.

을지로 3가의 인쇄업자들.

홍대 일대의 어느 불고기 집.

홍대 일대의 어느 불고기 집.

성수동의 불가마.

성수동의 불가마.

그림이 놀랍도록 정교하다. 두 사람은 어떻게 호흡을 맞추는가 우리는 서로 매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상대방의 작업을 엄격하고 엄중한 잣대로 평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상대의 작업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웃음). 라파엘이 한 데생을 마유미가 지우고, 마유미가 지운 것을 다시 라파엘이 데생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두 개의 악기로 연주하는 이중주에 비유할 수 있겠다. 
서울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고민한 것은 서울 특유의 리듬. 이를 구현하기 위해 김밥을 썰고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의 수조에서 생선을 꺼내는 서울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고궁, 유물, 봉산탈춤처럼 비일상적이지만 중요한 요소들과 융합하고 교차시켰다. 
스마트폰으로 많은 걸 경험하는 시대다. 이 책이 여행자에게 어떤 시각을 선사하길 바라나 우리는 모든 것에 감탄하고 매혹되는 아이의 시점으로 서울을 바라봤다. 불가마를 그린 페이지를 보라. 이런 게 우리 눈에는 정말 멋졌다. 서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탄과 매혹이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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