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의 50번째 생일 _ 요주의 물건 #20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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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의 50번째 생일 _ 요주의 물건 #20

반세기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존재한 물건. 세대와 장르와 인종과 편견, 그 모든 경계를 뛰어 넘어 한결같이 사랑받은 물건. 세계 최초의 가죽 농구화, 아디다스 슈퍼스타가 이번주 <요주의 물건>의 주인공이다.

장수영 BY 장수영 2020.02.26
 
지난 1월 27일. 월요일이었고,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TV에서는 제62회 그래미 어워드가 방영되고 있었다. 빌리 아이리시가 그래미의 트로피를 싹쓸이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그리고 올해의 신인상까지 네 개의 주요 부문을 한 뮤지션이 독식한 건 1982년 크리스토퍼 크로스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의 앨범’을 수상한 최연소 뮤지션(2010년, 당시 20세였던 테일러 스위프트)의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18세 소녀의 행보도 놀라웠지만, 그날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사실 따로 있었다. 미국 하드록의 대부 에어로 스미스(Aerosmith)의 등장이었다. 1948년생. 칠십을 훌쩍 넘긴 스티븐 타일러가 전성기 못지않은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2020 그레미 어워드 무대에서, 에어로스미스와 런 디엠시.

2020 그레미 어워드 무대에서, 에어로스미스와 런 디엠시.

 
2020년은 에어로 스미스에게 특별한해다. 결성 5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출발해 독일에서 마치는 2020년 투어 일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느덧 70대가 된 멤버들이지만, 그들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막강했다. 그리고 그 무대에는 전설적인 힙합 뮤지션 런 디엠시가 함께했다. 80년대 중반, 힙합과 록의 파격적인 크로스오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곡 ‘Walk this Way’의 무대를 재현하기 위해서였다. 두 슈퍼스타의 컬레버레이션이 펼쳐진 이 무대에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있었다.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이한 아디다스 슈퍼스타였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아이다스 트레이닝 점퍼에 슈퍼스타를 신은 런 디엠시의 모습은 그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운동화 끈을 메지 않은 채 신고 다니던 슈퍼스타의 슈퍼스타. 그들은 1986년에 ‘My Adidas’라는 노래를 발표했는데, 당시 공연에 모인 관객들은 이 노래가 나오면 신고 있던 아디다스 운동화를 벗어들고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슈퍼스타는 농구 선수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탄생한 운동화다. 발가락을 보호하는 단단한 소재의 조개 모양 셸 토(Half Shell Toe), 아킬레스건을 감싸주는 소프트 프로텍트(Soft Protect) 패드, 발을 감싸는 형태의 격자무늬 밑창인 셸 솔(Shell Sole) 등을 특징으로 하는 이 새로운 운동화는 튼튼하고 가벼워 1970년대 중반에 활동하던 농구선수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아디다스 슈퍼스타를 진정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건 80년대 힙합 뮤지션과 거리의 비보이와 래퍼들이었다.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수많은 물건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요즘이다. 그들의 수명은 짧으면 한 시즌 길면 몇 년. 그러나 어떤 물건은 오래 살아남는다. 살아남아 반세기 동안 사랑받기도 한다. 탄생 50주년을 맞은 아디다스 슈퍼스타가 그런 물건이다. 런 디엠시도 에어로 스미스도 모두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지금, 슈퍼스타만큼은 이전의 모습 그대로다. 
 
1970년 버전1985년 버전1993년 버전2001년 버전2015년 버전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2020 S/S 시즌에 새롭게 선보이는 슈퍼스타 레이스리스와 슈퍼스타 코트사이드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2020 S/S 시즌에 새롭게 선보이는 슈퍼스타 레이스리스와 슈퍼스타 코트사이드

 
아디다스는 슈퍼스타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 ‘Change is a Team Sport’를 공개했다. 조나 힐 감독이 디렉팅한 이 캠페인에는 패럴 윌리엄스를 포함한 음악, 패션, 스포츠,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했다(갓세븐의 멤버 잭슨과 블랙 핑크도 등장한다!). 이 짧은 영상을 통해 50세 생일을 맞은 운동화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안주하거나 타협하지 말고, 관습과 편견에 맞서서 함께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자고, 그래야 진짜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함께라면 모두가 슈퍼스타라고. ◉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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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 뒤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 김자혜 작가의 ‘요주의 물건’은 매주 수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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