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이키가 보여준 스포츠의 미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압도적인 신기술. 나이키가 생각하는 미래 스포츠의 모든 것을 '나이키 2020 포럼'에서 만났다.

BYELLE2020.02.26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이키의 메시지가 한눈에 전달되는 ‘나이키 2020 포럼’ 캠페인 이미지.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이키의 메시지가 한눈에 전달되는 ‘나이키 2020 포럼’ 캠페인 이미지.

 
“너무 감동적이었어.” “울 뻔했어요.” 나이키 쇼가 끝난 직후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2020년을 기념하며 2월 5~6일 이틀간 뉴욕에서 열린 ‘나이키 2020 포럼(Nike 2020 Forum)’은 브랜드의 혁신과 목표를 공고히 하는 자리였다. 첫 번째 일정으로 열린 쇼에서는 최신 기술을 접목한 국가별 유니폼이나 사카이, 앰부시, 오프화이트™ 등 근사한 패션 브랜드들과 선보인 새로운  협업 컬렉션만 박수를 받은 게 아니었다. 60대에 갓 접어든 전설적인 운동선수 칼 루이스와 조앤 베누잇 새뮤얼슨, 성별 논란이 있었던 육상 선수 케스터 세메냐, 10여 명에 달하는 패럴림픽 선수들과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와 지아니를 추모하는 유니폼을 입은 어린 소녀들까지. 젠더와 인종, 연령, 장애와 비장애 경계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이들이 런웨이에 섰다. 자유롭고 경쾌한 리듬으로 쇼를 절정으로 이끌었던 댄서들, 모두가 한자리에 등장했던 쇼의 피날레는 그 자체로 ‘스포츠 정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신체 기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스포츠 산업의 이면에는 화합과 존중, 몸을 움직이는 원초적인 즐거움이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쇼를 본 모두의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GD, 트레비스 스콧, 켄드릭 라마, 드레이크, 애드와 아보아, 버질 아블로, 자크 뮈스, 후지와라 히로시, 윤 등 프런트로를 차지했던 셀러브리티 역시 피날레 무대 때는 흥을 감추지 못하고 음악에 몸을 흔들거나, 스마트폰에 쇼 풍경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국내 패션 미디어 중 단독으로 ‘나이키 2020 포럼’에 참석한 〈엘르〉는 지난 10월 미국 오리건 주에 자리한 나이키 글로벌 본사에서 프라이빗하게 진행된 ‘2020 이노베이션 프리-브리프’ 행사에도 동행한 바 있다. 다가오는 도쿄올림픽 및 나이키의 주요 혁신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관계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접했던 시간. 나이키 최고 디자인 책임자 존 호크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스포츠가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스포츠의 미래와 영향력에 대해 이토록 한 점 의심 없는 브랜드라니! 나이키가 확고하게 믿는 가치가 무엇인지 함께한 여정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무브 투 제로 컬렉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무브 투 제로 컬렉션.

포럼 첫째 날 열렸던 쇼에 집중하고 있는 GD와 자크 뮈스.

포럼 첫째 날 열렸던 쇼에 집중하고 있는 GD와 자크 뮈스.

 

Diversity 모두를 위한 스포츠  

나이키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다음날 오전에 마련된 선수들과의 토크 세션에서도 이어졌다. 일단 6명의 선수 중 남성은 뉴욕 자이언츠 소속의 풋볼 선수 세이콴 버클리뿐, 정형화된 스포츠맨의 이미지를 깨뜨리는 다양한 스토리를 지닌 여성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중국 난징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심한 화상으로 다리를 절단한 후 미국에 입양된 스카우트 바셋은 토크의 첫 주자였다. 오른쪽 다리에 날렵한 블레이드를 달고 100m를 주파하는 바셋은 “나처럼 생긴 소녀들이 나를 보며 외로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100m 10.83초를 기록해 동메달을 거머쥐며 역사상 가장 빠른 영국 여성에 등극한 디나-애셔 스미스, 전 미국 여자농구팀 대표이자 현재는 코치로 활약 중인 리사 레슬리 같은 흑인 여성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최초로 정식 종목에 등극한 스케이트보드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하는 니콜 하우스는 토크에 참석한 유일한 백인 선수로, 왼발을 앞에 두는 대다수 선수들과 달리 오른발을 앞에 둬서 ‘구피 풋(Goofy Foot)’이라 불린다. 올림픽 여자 800m에서 두 번이나 금메달을 땄으나 여성과 남성의 신체 특성을 모두 가진 ‘간성(Intersex)’ 논란에 시달린 케스터 세메냐도 무대에 등장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던 선수들은 유머 감각도 잊지 않았다.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자애가 농구를 한다는 걸 알고 12세 때 시작했어요. 처음 받았던 우승 트로피에 소녀가 아닌 소년이 조각돼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지만요!” 리사 라일리의 말이다.
나이키는 더 많은 사람을 스포츠의 세계로 이끄는 게 자신들의 역할이라 여긴다. 성별이나 신체적 조건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일상에 스포츠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말이다. 최근에 선보인 ‘나이키 빅토리 스윔’ 컬렉션은 무슬림 여성이나 몸을 드러내기 원치 않는 여성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전신 수영복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나이키 본사에서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자리에는 미국 선수 최초로 히잡을 쓰고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리스트가 된 펜싱 선수 이브티하즈 무하마드가 특별히 참석했다(이번 뉴욕 런웨이에서도 그를 찾을 수 있었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울림이 컸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나는 자신에 대해 이전과 아주 다르게 느꼈어요. 스포츠는 인종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줘요. 세상의 아이들이 스포츠를 해야 할 이유죠.”
 
붉은 컬러, 호랑이 엠블럼에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를 모티프로 사용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유니폼도 공개됐다.

붉은 컬러, 호랑이 엠블럼에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를 모티프로 사용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유니폼도 공개됐다.

기능과 활동성을 중요시한 브라톱.

기능과 활동성을 중요시한 브라톱.

초경량 스니커즈 ‘에어 줌 알파플라이 NEXT%’에 러너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초경량 스니커즈 ‘에어 줌 알파플라이 NEXT%’에 러너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Technology 한계를 넘어서  

올해 8월 개최될 도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더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들린다. 날씨가 퍼포먼스에 미칠 영향을 줄이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까? 나이키의 대답은 ‘예스’! 포럼에서는 미국, 독일, 프랑스, 한국, 중국 등 국가대표 선수 유니폼이 종목별로 공개됐다. 특히 니트 섬유 기술을 접목하고 봉제선을 최소화해 편안한 호흡을 도와주고, 별도의 상의를 챙겨 입지 않아도 되는 브라톱은 착용해 본 여성 선수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식.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엘리우드 킵초게 선수가 2시간의 벽을 깨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나이키의 ‘넥스트%’ 플랫폼을 적용한 최신 러닝화 ‘베이퍼플라이’ 덕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키 본사 방문 당시 킵초게의 꿈같은 도전을 지원한 나이키 스포츠 리서처 랩(NSRL) 또한 둘러볼 수 있었다. 최첨단 설비를 바탕으로 물리학, 의학, 수학, 컴퓨터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연구원들이 모여 선수들의 도전을 돕는 모습을 보며 ‘스포츠도 과학’이란 말을 실감했다. 나이키 풋웨어 혁신 부문 부사장 토니 빅넬은 “나이키는 인간의 잠재력을 끊임없이 테스트해 왔다. 킵초게 같은 선수가 그 벽을 부수는 순간, 인간의 한계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도 달라진다”며 혁신의 의의를 더했다. 업그레이드 모델 ‘에어 줌 알파플라이 NEXT%’는 발 앞꿈치와 뒤꿈치 부분에 ‘줌 에어 포드’를 더하고, 놀랍도록 가벼운 초경량 아톰 니트 소재를 적용했다. 단거리에 적합한 모델까지 총 네 가지 종류의 새로운 육상 스니커즈 컬렉션이 4월부터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니 마음껏 달릴 일만 남았다.
 
운동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인 ‘스페이스 히피’ 컬렉션은 총 네 가지 모델로 판매 예정.

운동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인 ‘스페이스 히피’ 컬렉션은 총 네 가지 모델로 판매 예정.

신념 어린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토크 세션. 왼쪽부터 케스터 세메냐, 니콜 하우스, 리사 라일리, 세이콴 버클리, 디나-애셔 스미스, 스카우트 바셋.

신념 어린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토크 세션. 왼쪽부터 케스터 세메냐, 니콜 하우스, 리사 라일리, 세이콴 버클리, 디나-애셔 스미스, 스카우트 바셋.

 

Sustainability 계속되는 미래

지난 2015년, 나이키는 태양열과 풍력, 수력을 이용한 청정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2019년에는 해양보존센터와 함께 기업들이 북극해를 통한 운송에 반대하는 협약에 동참하도록 하는 서약을 출범시켰고, 올해 포럼에서는 탄소 배출 제로, 폐기물 제로의 미래를 향한 ‘무브 투 제로(Move to Zero)’가 나이키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것임을 선포했다.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이토록 환경 보호에 진심인 이유는 환경 그 자체가 스포츠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특정 종목 선수들의 훈련을 어렵게 만든다.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동계 스포츠 선수의 무대는 말 그대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제품의 기능성과 환경 보호는 과연 양립 가능한 이슈일까? 의류 혁신 부문 부사장 재닛 니콜은 그렇다고 확신한다. “타협이란 없어요. 우리의 새로운 제품을 통해 두 가치의 공존을 목격할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나이키의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 중 하나인 ‘에어’는 2008년 이후 밑창(Sole)에 재활용 소재를 최소 50% 이상 사용하며, 제조 공장 생산 동력의 90% 이상을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는다. 한 해에만 수백만 켤레가 만들어지는 이 제품의 진화한 제조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포럼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새로운 풋웨어 컬렉션  ‘스페이스 히피(Space Hippie)’는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스페이스 히피의 플라이니트 원사는 재활용 플라스틱병과 티셔츠 등으로 만든 재생 폴리에스테르가 85% 이상 사용될 예정. 심지어 디자인도 꽤 귀여워 포럼이 열리는 동안 이미 컬렉션을 신고 다니는 나이키 관계자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흰색 드레스는 물론, 트레이닝 팬츠와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 다가오는 올림픽 메달 스탠드에 오르는 미국 선수들이 입게 될 ‘무브 투 제로 컬렉션’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100% 재생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제조된 윈드 러너 재킷을 올림픽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에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지속 가능성의 의미는 한층 공고해질 것이다. 60% 이상 유기농 및 재활용 원단을 혼합한 새로운 직조 방식으로 폐기물 사용을 혁신적으로 줄인 크루넥 스웨터와 티셔츠, 조깅 팬츠와 반바지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당장이라도 활용하고 싶은 심정.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혹은 환경 문제에 고민하는 브랜드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면 나이키의 제품은 믿음직한 선택이 될 것이다. 미래가 지금 바로 이곳에 있다.  
 
 

선수들이 직접 〈엘르〉에 전한 영감의 단어들

 

조앤 베누잇 새뮤얼슨 

1984년 LA올림픽 최초 마라톤 여성 우승자 “내가 고등학생일 때 여자가 장거리를 달리면 난임이 될 거라고 했다. 30여 년 전 참여했던 나이키의 ‘There is no Finish Line’ 캠페인처럼 나는 아직 결승선을 찾지 못했다. 당시 젖먹이었던 아이는 서른이 넘었고 지금 내겐 두 아이가 있다. 마음속에 열정이 없다면 그 어떤 것에도 불을 붙일 수 없다.”
 

칼 루이스 

총 9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레전드 “1960년대에 흑인 여성으로서 드물게 박사 학위를 취득한 페미니스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당시 어머니가 소녀들을 위해 운영했던 스포츠 클럽이 내가 운동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인종과 성별을 떠나 스포츠를 할 수 있는 100% 동등한 기회와 접근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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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김아름/이마루
  • 사진 courtesy of nike
  • 디자인 전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