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트밀 컬러 터틀넥 풀 오버는 Unit. 피치 컬러 오버사이즈 수트는 Zara.
소설 〈야간 경비원의 일기〉처럼 서울역 빌딩에서 경비원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자전적 경험을 서사로 쓴 이유 정치나 사회 이슈로 1세계로 망명한 3세계 작가들이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며 써 내려간 에세이를 보며 낭만을 키웠다. 실제로 아프리카 왕국의 왕자나, 망명한 정치인들끼리 밤에 빌딩에서 교류하기도 했다고 한다. 물론 한국은 기본적으로 타 인종을 경비원으로 쓰지 않으므로 난민이나 이국의 망명자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형적인 인문계 코스를 밟은 나와는 다른 문화적 영토를 딛고 있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5~6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비로소 이 경험을 꺼내 쓸 수 있게 됐다.
호감 가는 타인의 면모 나랑 싫어하는 게 같을 때. 호불호나 논쟁이 있을 만한 것에 대한 입장을 과감하게 먼저 말하는 사람 그리고 그의 방향이 나와 맞을 때 호감이 생긴다.
사람들의 편견을 느낄 때 현대미술이나 문학처럼 으레 난해하다고 여겨지는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이 폭력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이건 취향인데, 내가 어렵다는데 어쩔 것이냐’는 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반발감인 경우가 많다. 이런 공격성은 예술을 향해 더 쉽게 발현되지만 결국은 인종, 국가 등 다른 문화적 요소에 얼마나 열려 있는 사람인지와도 직결된다고 본다. ‘잘 안 읽히는 소설은 싫어’ ‘진짜 잘 쓴 글은 쉽게 쓴 글이다’ 같은 표현에 어떤 강요나 억압이 있는 건 아닐까.
해야 할 일을 정하는 기준 요청하는 곳이 부도덕한 곳만 아니라면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할 수 있는 건 다 하려 한다. 2년을 이렇게 지내다 보니 확장보다 소진되고 있는 것 같지만(웃음).
오랫동안 꾸준히 좋아해온 것 엄마 말에 따르면 아주 어릴 적에도 양말 신고 벨트 매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보이진 않더라도 뭔가를 갖춰 입고 있어야 마음이 안정된다. 여성들은 좀 더 자유롭게, 남성들은 좀 더 격식 있게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패션 잡지를 보나 다량의 정보를 다루는 방식이 흥미롭다. 폭넓게 선정한 것을 ‘얕게’ 다룬다는 것은 일부만 다룬다는 의미인데, 왜곡의 가능성을 감안하고도 특정 부분을 택해 강조하는 것, 그걸 보는 재미가 있다.
‘남자답다’는 말에 대한 생각 현재 플랫폼엘에서 진행 중인 〈가능한 최선의 세계〉 전시에 참여하며 마르셀 프루스트의 질문 리스트를 응용했다.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이 질문지에는 ‘가장 남자다운 덕목과 여자다운 덕목’에 관한 물음이 있다. 지금 우리는 그 질문들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뭘까’로 합쳐지는 시기에 있는 것 같다. 굳이 남자다운 것을 말해야 한다면 이런 표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닐는지.
사회 전반에 걸쳐 문제의식이 높아지며 표현의 자유에 제한이 생겼다는 창작자들도 있다 표현의 자유가 전면적으로 열려 있던 적은 역사상 거의 한 번도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을 표현할 때 늘 고심해야 한다. 예술가라면 무조건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환상이다. 오히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자유롭게 했다면, 왜 그동안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제한받는다면 왜 그래야 하는지 돌아보는 게 창작자가 가져야 할 태도다.
이상적인 연인 관계 귀여운 연인. 서로를 마냥 귀여워하는 게 최고다.
비혼에 대한 생각 주변 여성에 비해 ‘비혼’이라는 단어를 쓰는 남성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하거나 아이를 꼭 낳아야 하는 건 아니지, 혹은 결혼을 ‘못’할 수도 있겠다 이 정도다. 나 또한 결혼식이나 혼인신고 같은 사회적인 절차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자는 이렇다’는 선입견 남자들은 지저분하다, 남자들은 옷에 신경을 덜 쓴다 같은 것. 개인차는 있겠지만 나를 포함해 내 주변 커플은 이게 역전된 경우가 많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스마트폰에서 해외 쇼핑몰 앱을 지우는 것일 정도다.
환경 문제는 당신에게 심각한 이슈인가 물론. 내 한 몸 바쳐서 미세 먼지 문제가 해결된다면 기꺼이 그럴 의향이 있다. 제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일 현재 쓰고 있는 장편소설의 연재가 여름에 끝난다는 것.
사석에서 작품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대답 안 한다(웃음). 핀잔도 준다. 진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밥 먹었어?’ 같은 느낌으로 소설가에게 ‘그건 제목이 왜 그래?’ 같은 걸 물어보는데 진지하게 대답하기도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