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컬러는 블랙, 화이트, 실버뿐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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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cm 언저리의 내 키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긴 길이를 탓하며 망설이던 찰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랜만에 열어본 이 코트는 지금 50%의 대거 할인이 진행 중. 음...밑단을 20cm 정도 자르면 머플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센스 넘치는 '요즘 애들', 데일리 룩의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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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짧은 재킷에 꽂혀서 이미 옷장에 들여놓은 것도 두세 개. 매일 다른 스타일을 입고 싶어서 '개수'로 승부 보는 나지만 최근 지출을 생각했을 때 앞, 뒷 생각은 해야 했다. 비슷한 레더 재킷도 이미 있으니 일단 KEEP!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들여다보는 중.
크롭 톱과 미니스커트 빼고, 화려한건 다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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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969년 제작했다는 이 역사적인 가방을 지금까지 갖지 않았던 건 온전히 무게 탓! 일단 소재가 스틸 체인(Steel Chain)으로 이루어져 가방 자체의 무게가 상상 그 이상이고(7년 전 어깨에 얹혀본 순간 아무리 젊고 어린 나라도 이 가방을 들고 다니면 어깨가 '박살' 나리라 직감했다.) 가방 속 안감조차 없기 때문에 효율성이란 눈을 뜨고 찾아볼 수 없다.
마음에만 품은 채 수도 없는 고민을 하던 찰나 오랜만에 네타포르테에 파코라반을 검색한 지금 나는 큰 고민에 빠졌다. 꼼 데 가르송의 설립자 레이가와쿠보가 2011년에 재해석했던 플라스틱 메달 버전의 '르 69백'이 다시 등장했으니 말이다. 플라스틱 소재라니 들어보지 않아도 분명 가벼울 것이라는 확신! 지금도 나는 여러 쇼핑 앱을 뒤적이며 200만원 대의 이 가방을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잠들기 전에 열어보지 않기를 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