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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샬라메 & 루이 가렐, <작은 아씨들>의 두 남자와 나눈 대화

티모시 샬라메와 루이 가렐의 공통점은? 둘 다 예술적인 배경에서 성장했고, 아름다운 남자이며, 무엇보다도 좋은 배우라는 것.

BYELLE2020.02.11
영화 팀이 프로모션을 위해 프랑스 호텔에 방문하면, 대개의 경우 조용하기 마련이다. 속삭임과 노트에 필기하는 소리 정도가 전부다. 그런데, 그레타 거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작은 아씨들〉 팀이 방문했을 때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복도엔 사람들이 뛰어다녔고 활기차게 소란스러웠다. 일종의 '세 번째 하프타임(스포츠 경기의 전반과 후반 뒤에 열리는 축하 공연)’ 같은 느낌. 그 게임의 클라이맥스는 티모시 샬라메와 루이 가렐이 도착했을 때였다.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로리’와 ‘프리드리히’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와 루이 가렐 두 배우는 정말이지, 진정한 스타였다.
 
우리가 만나기 이틀 전, 그들은 뉴욕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바로 전날에는 티모시 샬라메가 영화에 같이 출연한 시얼샤 로넌, 플로렌스 퓨와 함께 축구팀 파리 생제르맹 홈구장인 ‘파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 갈라타사라이 이스탄불의 축구 경기를 보러 갔다. 결과는 네이마르가 활약한 파리 생제르맹의 5대0 승리. 티모시 샬라메는 초록색 티셔츠를 우리 눈 앞에 펼쳐 보이고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이렇게 외쳤다. "그래도 최고의 팀은 생테티엔이지!" (그는 축구팀 AS 생테티엔의 열렬한 팬이다) 루이 가렐도 스포츠 팬일까? 그가 전자담배 연기를 내뱉더니 무심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 말에 티모시가 큰 웃음을 터트린다.
 
보통 사람들은 이 두 배우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른여섯 살인 한 배우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영화 가족의 일원으로 자랐고, 스물네 살인 (물론 나이보다 더 어려 보이지만) 또 다른 배우는 루카 구아다니노의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2018년에 이 영화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고 이제 영화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배우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레타 거윅의 〈레이디 버드〉, 펠릭스 반 그뢰닝엔의 〈뷰티풀 보이〉, 우디 앨런의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데이비드 미쇼의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 등에 출연했으며 곧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와 드리 빌뇌브의 〈듄〉의 개봉 역시 앞두고 있다.
 
티모시 샬라메가 처음으로 '신화적인' 가렐 집안(루이 가렐의 아버지는 영화감독 필립 가렐, 할아버지는 배우 모리스 가렐, 동생은 배우인 에스터 가렐이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촬영하고 있을 때였다. "이 영화에는 두 개의 특별한 장면이 있어요. 하나는 제가 에스더 가렐의 손을 잡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아미 해머(올리버 역)의 손을 잡는 장면이죠." 그 장면들에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이 장면들은 '가렐' 스타일이야!" 티모시 옆에 앉아 있던 루이 가렐이 이렇게 받아쳤다. "동생에게 최고의 배우를 만났다고 얘기해줬어요. 신경이 쓰였죠! 우리 두 사람은 런던 클라리지 호텔 바에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만났습니다. 그때 티모시가 미국인이면서 프랑스인이라는 걸 알았어요."
 
루이 가렐에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작품 중 하나를 티모시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것이 좋겠냐고 물었다. "〈내부의 상처〉라는 아주 독창적인 영화요. 아버지(필립 가렐)가 스무 살 때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첫 번째 앨범 〈벨벳 언더그라운드 & 니코〉의 보컬) 니코와 촬영한 작품이죠." 그 말을 듣자 마자 티모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설마?!”라고 중얼거리는 그에게 루이는 시크하게 대답했다. "아니, 맞아. 게다가 그 시절에 아버지와 니코는 연인이었어!" 세상에, 가렐 가족에게 ‘신화적인’이라는 수식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티모시 역시 예술적인 가족 안에서 자랐다. 그의 삼촌과 이모는 제작자와 시나리오 작가이고 외할아버지는 작가, 엄마는 댄서다. 어쩌면 그가 영화 배우가 된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누나와 뉴욕에서 자랐어요. 세 살 때 누나 폴린이 연기 제안을 받은 것 같아요. 그때 아버지는 반대하셨고요. 다행스럽게도 아버지가 우리 둘을 라과디아 예술 고등학교(영화 〈페임〉의 배경이 된 학교)로 보내셨는데 거기서 연기가 정말 저에게 잘 맞는다는 걸 알았어요. 모든 걸 배웠죠."
 
루이 가렐의 경우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섯 살 때 아버지 영화에 출연했어요. 그게 결정적이었어요. 열세 살 때 할아버지(모리스 가렐)에게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죠. '의사가 되고 싶은 것처럼 해야 한다. 그러니까 진지하게 해 달라는 거다.' 예술학교에 입학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었어요. 할아버지의 조언을 따랐죠."
 
어렸을 때부터 배우 생활을 해 온 이 두 배우에게 유년 시절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평범한 10대 시절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쉬울까? 20대 초반의 티모시의 경우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른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건 맞아요. 아주 빨리 성숙할 수 있었죠. 정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제 삶을 뒤흔들었어요. 영화 프로모션을 한 6개월 동안 다녔고, 그 뒤에 학교로 돌아갔어요! 저는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할리우드에 모든 것이 집중됐지만, 요즘엔 분산되고 있잖아요. 넷플릭스도 있고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도 많고요. 새로운 세상이죠. 좋은 길을 찾아야 해요."
 
루이 가렐은 잠시 말을 아끼더니, 자신의 청소년 시절에 대해 묘사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에 남자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배우였던 어머니(브리짓 시)는 감옥에서도 일하셨어요. 감옥에서 나온 복역자들이 집에 와서 어머니와 친구가 되었죠. 그들의 삶은 정말 굉장했어요. 저와는 다른 삶의 여정을 지나온,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연극과 영화는 저의 청소년기를 빼앗지 않았어요. 삶의 면면 그리고 예술을 통해 혼합된 모든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죠."
 
티모시 샬라메에게 〈작은 아씨들〉은 그레타 거윅 감독과의 두 번째 작업이다. 첫 번째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레이디 버드〉였다. "촬영 초반에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학교에 처음 등교한 날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았죠. 훨씬 쉬웠어요. 그리고 〈레이디 버드〉에 같이 출연했던 시얼샤 로넌과도 다시 만났죠. 〈레이디 버드〉 촬영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시얼샤와는 지금까지 아주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죠."
 
루이 가렐 역시 같은 감독 혹은 배우와 다시 일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 장-피에르 레오한테 빠져 있었어요. 장-뤽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과 여러 번 작업한 배우죠. 저에게 "다시 만나"라고 말하는 건 일종의 애정을 갖고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에요. 저 역시 아버지나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과 자주 작업했어요. 매번 새로워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갖는 건 당연하죠. 처음 만나는 게 아니니까 뭔가 다른 걸 해야 한다고, 새로운 가면을 써야 한다는 말을 듣죠."
 
 
〈작은 아씨들〉의 촬영은 미국에서 진행됐다. 프랑스 배우인 루이 가렐에게 미국적 촬영은 어떤 경험이었을까? "이국적이면서도 재미있었어요. 티모시 샬라메와 요릭 르 소와는 프랑스어로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요릭은 안면이 있는 촬영감독이죠. 우리 프렌치 3인방은 따로 모여서 즐겁게 지냈어요. 외국에서 일하는 걸 좋아해요. 미국의 상상력은 프랑스의 상상력과 다르죠. 앵글로색슨 배우들은 제가 모르는 언어로 연기해요."
 
루이 가렐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장교와 스파이(An Officer and a Spy, 프랑스어 제목은 〈 J'accuse〉, '나는 고발한다'는 뜻)〉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 사진작가 발랑틴 모니에가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발해서 영화 프로모션이 엉망이 됐던 바로 그 영화 말이다. 지금 그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크리스토프 왈츠, 세르지 로페즈와 함께 출연한 영화 〈리프킨의 축제〉의 감독 우디 앨런의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루이에게 〈리프킨의 축제〉 촬영이 어디서 진행되고 있냐고 묻자 그는 촬영은 이미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티모시 샬라메를 슬쩍 쳐다본다.
 
티모시 역시 우디 앨런과 함께 한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터다. 우디 앨런의 입양한 딸이 그를 상대로 성추행 고발을 하자 티모시는 출연료 전부를 성폭력·성희롱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여러 단체(‘Time' s Up’은 물론이고 뉴욕 LGBT 센터와 근친상간, 성폭력, 성폭행에 반대하는 네트워크 ‘Rainn’)에 기부했다. 질문하기도 전에 티모시가 먼저 이렇게 대답한다. "노코멘트예요."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졌다. 인터뷰 초반부터 우리를 지켜보던 두 배우의 홍보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말을 막는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요?” 서둘러 티모시 샬라메에게 프랑스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에서 연기하고 싶느냐고 물었다. 그가 프랑스어를 하는 모습은, 뭐 다들 알겠지만, 무척 매력적이니까. "맞아요.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요."
 
마지막 질문을 할 시간. 〈엘르〉와 티모시가 만났으니, 당연히 패션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다. 티모시는 세상에서 옷을 가장 잘 입는 남자로 뽑히기도 했으니까. 세상의 모든 패션 매거진과 브랜드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티모시에게 패션은 부차적인 것 같다. "패션은 저에게 하나의 놀이예요. 저는 무엇보다도 배우죠." 그러자 루이 가렐이 한 마디 덧붙였다. "〈엘르〉 독자들에게 알려주세요. 제가 패션을 정~말 좋아한다고요! 옷을 형편없이 입을 권리 역시 패션이죠."  
 
*두 배우 외에도 시얼샤 로넌, 엠마 와슨, 메릴 스트립, 로라 던, 크리스 쿠퍼가 출연하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 2시간 15분. 2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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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및 글 FRANCOISE DELBECQ
  • 사진 THOMAS LAISNE
  • 번역 박진영
  • 에디터 권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