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디 갤런드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당연히 〈오즈의 마법사〉다. 부활절마다 TV에서 방영해 집집마다 며칠 내내 그 영화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노래 연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디가 노래 부르는 스타일을 익히고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가사를 전달하는 방식과 음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방식 등등. 그러나 하늘이 내리는 재능은 배운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욕심은 옆으로 치워뒀다.
영화를 위해 실제로 관객 앞에서 라이브로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불렀을 때의 기분은 정말 기쁘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전에는 몰랐던, 무대 위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매력을 알게 됐다. 루퍼트 굴드 감독이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시도해 보지 않았을 일이다. 그리고 당시 주디의 상황을 떠올렸을 때, 이 노래를 부른다는 게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하면 정말 가슴 뭉클하다.
영화는 어린 주디가 〈오즈의 마법사〉를 촬영하며 스튜디오의 강압 속에 고통받은 이야기도 담고 있다 소녀 주디에게 발언권이 아주 적었다는 건 분명하다. 특히 자신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권위자들에게 의문을 제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주디를 대신해서 결정을 내린 이들은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주디를 피해자로만 보는 건 옳지 않다. 그녀는 오랫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이런 시련을 극복해 나간 영웅이었다.
당신은 한동안 일을 중단하고 영화계를 떠나 있었다. 이유는 일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시 카메라 앞을 피해 있었을 뿐이다. 매일 하이힐을 신고 다니고 겨우 3시간씩 자는 것은 건강하지 않다. 비행기를 타고 쉴 새 없이 여기저기 다니느라 가족을 못 보는 것도 건강하지 않다. 이제 나는 중요한 우선순위들이 생겼고 그중 하나가 나다.
많은 비평가들이 당신의 연기를 극찬하며 오스카 수상을 점치고 있는데 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보석 같은 선물이다. 살면서 가장 특별한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주디 갤런드라는 위대한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됐다.

WHAT’S THIS MOVIE?
」세기의 명작 〈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이자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른 20세기 스타 주디 갤런드의 삶을 다룬 영화. 2월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