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젯 크레이프와 레이스로 제작된 튤립 드레스.
조젯 크레이프와 레이스로 제작된 튤립 드레스.
섬세한 풍경화 패브릭에 골드 시퀸을 장식한 룩.
정교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이번 시즌 스위프트 로퍼.
우리가 패션이라는 세계에 매료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유기체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패션계의 트렌드는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은 반복적인 우리 일상을 보다 다채로운 빛깔로 물들이니까. 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의 흐름 속에서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며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진짜 클래식에 몰두하는 이들이 있다. 여행용 트렁크에서 시작해 수백 년의 히스토리를 간직해 온 루이 비통이 그 주인공. 한철 지나면 쉽게 질리는 ‘유행 아이템’ 그 이상의 제품을 선보이는 루이 비통 컬렉션은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하며, 완성도도 탁월하다. 그 바탕엔 하우스의 역사를 함께한 장인 정신(Savoir Faire)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루이 비통은 가방으로 시작한 하우스답게 가방과 신발을 비롯한 가죽 제품부터 시계, 주얼리, 문구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온 명품 브랜드로서 그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근원으로의 회귀’를 테마로 벨에포크(Belle Epoque) 시대에 탐닉한 2020 봄/여름 컬렉션 역시 장인 정신의 노하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를 의미하는 벨에포크는 화려하고 극적인 디자인을 마음껏 즐긴,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심취했던 시대. 그 시절을 추억하는 호화로운 패턴과 소재, 유려하게 굽이치는 실루엣, 참신한 디자인의 백과 슈즈는 탁월한 기술력 덕에 더욱 빛을 발한다. 장인 정신이라는 단어는 으레 만듦새가 뛰어난 명품 제작과 짝을 이루지만, 이런 수식어는 어딘가 좀 부족하게 느껴진다. 디자이너의 상상력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섬세한 노하우를 더하는 ‘선구자’라는 설명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를 잇는 선구자 역할은 루이 비통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유산으로 공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