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의 첫 번째 뉴욕 여행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뉴욕으로 향하는 모스키노 지하철이 2020 프리폴 컬렉션을 태우고 선로에 진입했다.


매 시즌 디자이너들은 상업성과 창의성 사이에서 고민한다. 어디에 치중할 것인가. 소비 회전이 빠른 지금, ‘팔릴 만한’ 패션의 강세는 독창적인 심미안 보다 스타일 복제를 야기했다. 그 결과 기발한 재미와 황홀한 판타지가 실린 패션이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제레미 스콧은 유혹적인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패션을 향한 그의 시선은 여전히 상상을 현실로 불러낸 듯 환상적이고 유머러스하다. 이토록 확고한 디자인 철학 때문에 TV 쇼 모델, 재클린 케네디, 종이 인형이 모스키노 걸로 탄생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2020 프리폴 컬렉션 탐구를 위해 뉴욕으로 방향을 틀었다. 쇼장은 브루클린에 있는 뉴욕교통박물관. 제레미 스콧은 쇼가 열린 곳에서 멀지 않은 프랫 대학교에 다니며 지하철에서 만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통해 뉴욕을 바라봤고, 그 시절을 추억하며 뉴욕의 사소한 것까지 표현하고자 했다.


쇼 시작 전, 백스테이지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패션은 신나야 합니다.” 90년대에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유로댄스 뮤직의 선두 주자인 스냅의 ‘The power’에 맞춰 모델들이 춤추듯 등장했다. 초대된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며 2020 가을로 향하는 모스키노 지하철의 탑승객으로 자리했다. 스트리트 패션의 부활을 알리듯 업타운부터 다운타운까지 아우르는 지하철 런웨이는 거리의 에너지로 활력이 넘쳤다. 과장되게 몸집을 키운 패딩 점퍼와 스냅백, 백팩 등으로 완성한 90년대 할렘가 스트리트 룩부터 매디슨 애버뉴의 트위드 레이디, 월 스트리트의 플란넬 팬츠 수트, 윌리엄스버그의 데님 룩, 고층 빌딩을 반영한 실버 이브닝드레스 등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을 향한 제레미 스콧의 고백이자 도시 유니폼의 재해석이었다. 그 사이로 등장한 거대한 라이터 모양의 백과 에어팟으로 음악을 듣는 세대를 향한 몸집만 한 라디오 백은 제레미 스콧의 유머러스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는 액세서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피날레 무대에 등장한 서브웨이 댄서들이 빙그르르 돌며 춤사위를 선보이자 쇼는 정점을 향해갔고 자유분방한 뉴욕의 공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모스키노의 첫 번째 뉴욕 여행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가 백스테이지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에너제틱하고 흥겨운 패션이 관객을 매혹시켰으며, 디자이너가 추억하는 풍경을 동시대로 불러들여 공유한 것은 물론, 지하철이라는 대중적 공간에서 하이패션의 판타지를 꿈꾸게 만들었다. 제레미 스콧의 신념이 상상이 현실이 되는 패션 모멘트를 다시 탄생시켰다.
뉴욕으로 향하는 모스키노 지하철이 2020 프리폴 컬렉션을 태우고 선로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