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비, 예측 불가능한 #그남자1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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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비, 예측 불가능한 #그남자1

<쇼미더머니>에서 춤추던 모습이나 '디스전'은 이제 잊길.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힙합 레이블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윤비는 잘하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다.

ELLE BY ELLE 2020.02.03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궁금증에 답이 되어줄 주관과 취향을 가진 남자들과 나눈 대화. 첫 번째, 래퍼 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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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쇼미더머니〉에 2년 연속 출연하면서 캐릭터를 만들려고 애썼던 것 같다. 음악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지만 올해는 그런 부수적인 노력을 덜하려고 한다. 연말에 교통사고로 7주가량 입원했는데, 20대 후반에 긍정적인 의미로 ‘리셋’ 버튼이 눌린 것 같기도 하다.
지난해 발표한 EP 타이틀이 〈Wasted 20s〉(20대를 낭비하다)였던 걸 감안하면 큰 변화 같다 아예 제목이 ‘Alcoholic’인 곡도 있었다(웃음). 예전에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술을 많이 마시는 나를 모순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적어도 올해는 술을 거의 안 마시려 한다. 사람도 덜 만나고 작업에 집중하는 최근 나날이 만족스럽다.
뮤지션은 SN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이력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면 ‘위조’지만, SNS는 어느 정도의 ‘사기’가 허용되는 대외 프로필이다. 일종의 가상현실이라 생각하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면 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속이면서까지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은가?’ 하면 나는 그렇진 않다. 결국 자신도 괴롭게 만들 테니까. 
최근 만족스러웠던 소비 코코넛 오일을 여러 개 샀다. 피부에도 바르고, 고기 구울 때도 사용하고, 심지어 된장에도 넣는다. 향까지 좋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나 ‘Chill’한 사람. 나와 비슷하게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호감이 간다.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외부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조금 어렵다.
초·중학교 일부 시기를 제외하면 뉴욕에서 나고 자랐다. 서울과 뉴욕을 비교한다면 단일민족 국가인 서울과 다인종 사회인 뉴욕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경찰, 경비원, 택시 기사 등 마주치는 대다수가 나와 비슷한 서울에서는 소속감과 함께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정 이슈에 대한 의견이 한쪽으로 과하게 쏠리는 경향이 악플 등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쉽다.
사람들의 편견을 느낄 때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할 때 현상학과 실존주의에 특히 흥미를 느꼈다. 장 폴 사르트르가 이야기한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은 우리가 타인을 볼 때 외모와 행동 등 보이는 요소, 즉 편견을 갖고 판단하며 상호작용한다는 내용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일인 셈이다.
최근 인상 깊었던 타인의 창작물 〈릭 앤 모티〉 시즌4가 얼마 전에 공개됐다. 자기만을 위한 변기를 다른 행성에 만든 천재 과학자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내가 남자답다고 느끼는 행동 의리. 위험한 상황에 먼저 뛰어드는 정신력과 희생정신.
폭력은 때로 필요할까 21세기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따라 서열을 매기고 그게 생존과 직결됐던 시기의 본성은 남아 있지 않을까.
남자들의 단체 채팅방 문제에 대한 생각 타인의 사생활을 주고받는 것은 기본을 어긴 것이다. 유독 남자들에게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오랫동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겨온 문화 때문이 아닐까. 누가 더 싸움을 잘하느냐처럼 누가 더 예쁜 애와 사귀느냐 같은 걸로 순위를 매기는 서열 문화도 한몫한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여성 수민(Sumin) 누나! 나와 음악 취향도 비슷하고, 작곡과 프로듀싱 등 다양한 재능이 있기 때문에 항상 응원한다.
정치적 행동에 참여한 경험 한 번도 없다.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양당 체제가 확고한 미국에서 자라서일까. 사람들이 어쩌면 정치적 선택이 존재한다는 환상을 믿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제약 회사나 무기 회사 등 로비를 한 기업의 영향력이 가장 크지 않나.
비혼에 대한 생각 부모님이 나를 낳고 키운 것처럼 그 과정을 겪지 못한다면 그 삶을 과연 충만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 떳떳한 가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주변을 보면 기혼자들은 결혼을 최대한 늦게 하라고 하고, 결혼 안 한 친구들은 또 하고 싶어 하는데 그건 좀 웃기다.
올해 가장 기대하는 것 당연히 내 두 번째 정규 앨범. 그리고 도쿄올림픽!
최근 가장 행복했던 날은 7주 만에 퇴원했을 때. 너무 행복해서 24시간 동안 잠도 안 자고 ‘당구 치자, 사우나 가자, 스크린 골프장 가자’ 하며 친구들과 몰려다니다가 결국 작업했다. 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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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B

〈쇼미더머니〉에서 춤추던 모습이나 ‘디스전’은 이제 잊길.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힙합 레이블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윤비는 잘하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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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이마루
    사진 김신애
    스타일리스트 오주연
    헤어&메이크업 장해인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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