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이
영화를 찍으면서 친해진 친구들이 우리 동네에 놀러 왔다.
정확히는, 부암동 옆 서촌에 놀러 왔다.
엄연히 다른 지역이지만 나는 이곳 역시 내가 칭하는 ‘우리 동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서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이번 에피소드 하나로는 부족하다.
시간을 두고 웨스트빌리지만의 매력을 서서히 풀어 놓을 텐데, 일단 친구들이 놀러 왔기 때문에 맛보기로 김소이의 서촌 투어를 소개하겠다.
사실, 사람들을 동네로 처음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다.
평소에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들과 거리가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이곳이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소이 투어를 한번 돌고 나면 넷 중 한명은 그날 집으로 돌아가 부암동 혹은 서촌의 집 시세를 검색한다는 소문이 있다.
그렇다. 그만큼 알차다.

김소이
서촌에서 카페를 고르는 일이란 31개의 종류를 지닌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먹고 싶은 맛을 고르는 것과 같다. 좋은 카페가 수두룩하다. 종일 카페투어만 해도 시간이 모자를 만큼 모던, 힙, 한옥, 아트 등 종류별로 가득하다.

김소이

김소이


보안여관의 이야기와 전시는 향후 따로 담을 예정이다.



'이라선'은 나만 알고 싶은 공간으로 꼽는 곳이다. 가끔 우울한 날이면 세수도 하지 않고 모자 눌러 쓴 채로 뽈뽈뽈 바이크 타고 와 사진 책들을 구경하곤 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방문했을 때에는 항상 틀어놓는 엘피 플레이어에 빈스 과랄디의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늑한 책방의 분위기와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조명에 어울려 내 손에 들려있는 소피칼의 사진집과 함께 완벽한 크리스마스이브를 선사해주었다.





서로가 서로의 최애 작가를 소개해주고 처음 보는 사진들에 감동을 받으며 예술적 교감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허기가 졌다.
김소이 서촌 투어 part 2에 계속…
'김소이의 부임일기'는 매월 넷째 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
'김소이의 부암 일기' #6 나 혼자 부암동에 산다.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