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동네 카페 ‘리사르 커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면서 경쾌하게 아침 산책을 하고 리사르 커피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방학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 열여섯 번째.

.

.

프리랜서인 나와 남편에게 가장 한가한 계절은 겨울이다. 이번 겨울은 ‘겨울 방학’이라고 부르면서 방학 동안의 숙제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시작한 '서울에 살지만, 서울을 여행하듯 살자'는 기획과 결을 같이 하며, 2013년의 약 세 달간의 유럽 여행 끝에 ‘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로부터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쉽지는 않지만 한국에 살면서 정착의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즉, 이방인의 감각을 지니며 세상을 겪기 위해 내가 있는 곳과 지금에 관심을 더 쏟으려 한다.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에는 서울 안 우리가 사는 곳을 더 들여다보기로 했다. 건네 듣거나 추천을 받을 때마다 메모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가봐야 할 곳, 먹어볼 것’ 안에는 걸어서 20분이면 다 갈 수 있는 동네 근처의 카페나 공간, 식당들이 많다. 남편의 허리가 아파 함께 다녀온 정형외과에서 남편이 아닌 내가 더 조심해야 하는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는 겨울의 시작에 멈췄던 아침 산책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산책 끝에는 지난 10월, 드라마 FD에게 추천받았던 에스프레소 맛집을 꼭 들른다.

따뜻하게 챙겨입는다. 집에서 나와 걸어서 1분이면 닿는 숲길에 들어선다. 잎이 없어 앙상한 나무들 곁을 걸으면 건너편 쓸쓸한 남산을 느긋하게 오르는 버스가 보인다. (잎이 무성한 봄, 여름, 가을에는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팔과 다리를 쭉쭉 늘리며 경쾌하게 걷는다.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동네 근처 약수 시장의 분주한 풍경에 들어선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싶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필로티 건물(1층에 기둥을 세워 주차장, 경비실 등으로 쓰는 건물 형태) 1층 한편에 폴딩도어로 된 작은 카페가 보인다.
‘리사르 커피(Leesar coffee)'


막 문을 연 정오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점심시간을 틈타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과 일부러 그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맛보기 위해 들른 사람들. 8명 정도가 'ㄴ'자로 된 스탠딩 테이블에 서면 꽉 차는 공간, 따뜻한 물에 담긴 에스프레소 잔들, 오래된 표구들로 꾸며진 벽, 낮게 흐르는 재즈 음악, 메뉴판을 건네고 분주하게 커피를 내리는 사장님, 고소하고 진한 커피 냄새, 사람들의 대화 소리…. 남편은 카페 오네로소(에스프레소와 크림, 우유)를, 나는 카페 에스프레소를 시킨다. 3500원의 행복. 잠깐 서서 2~3번에 걸쳐 마시고 카페에서 나온다.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고 나면 방학 기간의 진짜 하루가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7년 전 유럽 여행 중 피로한 몸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들이마신 0.7유로 (그 당시 900원 정도) 에스프레소를 시작으로 커피 맛을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인들은 이른 아침에 카페에 들러 1유로 동전을 툭 던지고 에스프레소에 흑 각설탕 하나를 넣어 휘휘 젓고는 원샷을 한 후 출근을 한다. 그래서인지 산책 끝에 리사르 카페에 서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여행 중인 것 같다. 여행하듯 살고, 살 듯이 여행하고픈 마음이 현실이 된다. 오픈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늦게 산책길에 오를 정도로 이 카페와 커피가 좋다. 약수 순댓국, 만포 막국수, 진남포 면옥 등 근처 숨은 맛집들도 많으니 든든한 점심 후 진짜 맛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즐겨보면 어떨까? 직접 로스팅하고 자체적으로 블렌딩하는 맛있는 원두에 어려운 사회 구성원을 후원하는 예쁜 맘까지 가진 리사르 커피에서.
Leesar coffee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8길 16-7 1층 101호
시간: 월- 금 pm 12-6
토요일 pm 12-4 (일요일, 공휴일 휴무)
수요일마다 성수동 두꺼비집 티라미수 20컵도 준비된다
메뉴: 기본 에스프레소부터 생크림과 우유,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을 곁들인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


팔과 다리를 쭉쭉 뻗으면서 경쾌하게 아침 산책을 하고 리사르 커피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방학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 열여섯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