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을 먼저 발견하고 들여오는 일. 김성은은 해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고 편집 매장을 꾸리는 일을 오랜 시간 해왔다. 생각이 많은 성향은 수백 개의 입점 브랜드를 다각도로 조율하고 음악과 예술, 디자이너를 아울러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의자부터 문진, 북마크, 연필깎이, 스푼, 주사위, 마트료시카, 단추, 프린트, 책, 지우개 등 일일이 셀 수 없이 수많은 것을 모으고 있는 그는 자타공인 수집가이다. “물욕이 많은 편인 것 같다”며 웃지만 열심히 쌓아온 컬렉션만큼이나 자신의 취향과 추억을 증명할 수 있는 건 없으리라. 좋아하는 음악과 커피 한 잔과 함께 드라이빙할 때, 향을 피우고 창가에 앉아 책을 읽을 때, 하고 있는 일들이 퍼즐 맞추듯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 일상의 행복과 만족감을 느끼는 그의 새해 바람은 생각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것. 완벽한 휴식을 보장하는 호시노야 료칸이 후보에 올라 있다.
꽤 오랜 시간 마르니의 팬이었으나 특유의 다양한 패턴 조합과 독특한 실루엣, 디테일에 이끌려 최근 몇 시즌 동안 사카이(Sacai)에 충성할 수밖에 없었다. 믿고 꾸준히 쇼핑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는 건 꽤 편리하고 기쁜 일이다.
1994년에 결성된 이후 최근에 발표한 11번째 앨범까지, 한 번도 행보를 멈추지 않은 관록의 포크 록 밴드. 그들의 모든 음악이 좋다. 음악을 좋아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나.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그들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맛있는 커피를 사랑한다. 더콘란샵 1층의 카페 ‘Orby’를 위해 ‘더 테일러 커피’ 원두를 택한 것도 그 때문. 도쿄에서 시작한 커피 마메야(Koffee Mameya)의 커피를 처음 한 모금 삼켰을 때 느꼈던 그 섬세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어떤 사물이든지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다.
좋은 향은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여러 종류의 인센스를 사용해 봤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울란 바토르(Oulan Bator)’. 순간적으로 공간을 휘감는 향과 정적인 분위기가 나를 일깨운다.
집안 곳곳에 자리잡은 볼타 모빌이 5개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행잉 모빌 3개, 테이블 모빌 2개는 각자의 위치에서 시공을 시시각각 다르게 느끼도록 하는 힘이 있다. 도시의 이름을 딴 볼타 모빌 시리즈에 걸맞게 내년에 볼타 서울을 기획 중. 쇼핑 목록 1위에 올려뒀다.
호흡을 가다듬어야 할 때 펼쳐보는 유일한 책. 교과서 같은 제목과 달리 실제로는 사진을 찍는 기술에 대한 책이라기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단상을 정리한 것에 가깝다. 과거와 현재, 미래와 마주해야 하는 순간, 이 책을 펼치고 지금 내 존재를 환기하곤 한다.
더콘란샵 한국 매장 오픈을 기념하며 ‘사심’을 담아 진행한 프로젝트.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아르텍 사의 스테디셀러 ‘스툴 60’과 존 부스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감성이 만나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했다. 집에서 가장 강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오브제. 볼 때마다 미소가 지어진다.
오랜 시간, 적절한 성냥을 찾아 헤맸다. 독특한 디자인의 패키지와 ‘탁’ 하고 발화할 때의 경쾌한 소리, 얌전한 불꽃, 적당한 길이와 깔끔하게 타들어가는 성냥개비. 무엇보다 파란색의 성냥 머리 부분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