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슈즈 찾기 프로젝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에게 마놀로 블라닉 슈즈는 10년을 만난 남자보다 더 가치 있는 무엇이었다. 당신은 연인보다 더 애틋한 슈즈를 만난 적 있는가? 헤어지면 그리워질 나만의 슈즈 찾기 프로젝트. ::스타일리시,개성있는,매력적인,모임,미팅,스페셜 장소, 레스토랑,기념일,데이트, 생일, 스페셜 데이,미우미우,루이비통,랑방,버버리,보테가,슈즈,섹스 앤더 시티,가치,애틋한,엘르,엣진,elle.co.kr:: | ::스타일리시,개성있는,매력적인,모임,미팅

6개월의 인턴 에디터 대장정을 마치고 패션 에디터가 된 지 한 달 하고 반 만에 내려진 첫 기사. 바로 2010 F/W 신상 구두 도전기. 서인영이 그리 외쳐대던 신상을 그것도 한 시즌에 수십 켤레씩 신어볼 기회가 언제 다시 오겠냐 싶어 일단 기뻤다. 우선 이번 F/W 시즌 ‘핫’하다는 컬렉션의 슈즈를 모아 리스트를 만들고 보니 신을 수 있는 게 반, 발가락 하나 제대로 안 들어갈 것처럼 난해한 것들이 반이다. ‘바야바’나 의 ‘설리반’이 신을 법한 퍼 부츠와 런웨이에서 모델들을 넘어뜨린 킬힐 등을 뺀 선별 작업 끝에 선택된 다섯 켤레의 슈즈, 바로 하이힐에서 계단 하나 내려온 높이감의 키튼힐, 리본 장식 펌프스, 가늘고 아찔한 굽 높이의 하이힐 부티, 투박한 매력의 밀리터리 풍 워커 부츠, 허벅지까지 타이트하게 올라오는 사이하이 부츠에 관한 짤막한 에세이.패션 에디터란 직업 특성상 두 가지 얼굴을 가져야 한다. 하나는 미팅과 행사용으로 패션 에디터란 직업에 맞는 패셔너블한 모습, 다른 하나는 업무용으로 10시간이 넘는 힘든 촬영 스케줄을 견딜 ‘일꾼’의 모습이다. 대부분 이런 모습은 오래 서 있기 편한 스니커즈를 고르는 순간 일꾼으로 전략하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진정한 패션 에디터의 모습을 보이리라는 각오로 스니커즈는 벗어 던져 버린 뒤 나의 첫 번째 도전 슈즈인 미우미우의 키튼힐을 신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키튼힐의 최대 장점은? 바로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을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는 것. 가벼운 발걸음으로 룰루랄라 슈즈를 신고 스튜디오를 들어가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슈즈 앞 코에 달린 커다란 리본으로 집중됐다. 마우치아 프라다 여사의 넘치는 동심에서 탄생한 화려한 컬러와 디테일의 신발을 신으면서 시선 집중은 예상했던 바. 하지만 문제는 슈즈와 함께 쇼츠를 입어 드러나는 알이 꽉 찬 종아리에 시선이 머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3~4cm 정도 굽의 슈즈를 신었을 때 올라가는 발꿈치의 높이가 종아리에 밴 근육을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키튼힐을 신기 전 종아리 마사지는 필수. 만약 마사지로 해결될 수 없다면 이런 체형(튼실한 다리를 말한다)을 커버할 매직 아이템은 단연 하이힐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F/W 시즌 패션계가 레이디를 찾게 된 사연의 주인공이자 바로 두 번째 도전 슈즈인 루이 비통의 리본 펌프스. 13cm에 달하는 펌프스를 신는 순간 당신의 발목은 꺾일 수도 있으나 그 높이가 만들어주는 길고 날씬해 보이는 다리 라인은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다. 게다가 캐주얼한 진과 매치해도 전체 아웃 핏을 페미닌하게 만들어주는 이 마법의 슈즈는 단연 나의 위시 리스트 1순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발등을 훤히 내보이는 펌프스가 부담스럽다면, 부츠도 갑갑하다면, 여전히 여성스러운 섹시함을 강조하고 싶다면 선택은 랑방의 부티다. 자연스럽고 섹시한 풀 라인과 발목을 내려온 시크한 커팅 라인은 못생긴 발도 한순간에 농염함을 풍기는 섹시한 핏으로 만들어주니 어느 누가 반하지 않을까? 하이웨이스트 H라인 블랙 실크 스커트와 타이트한 재킷 그리고 쇼트 가죽 장갑. 랑방의 부티가 주는 섹시함을 최대한 살려 보려 했던 그날의 룩은 나의 정체성마저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함을 주었다. 이곳이 파리였다면 서슴없이 어두워지는 거리를 나와 담배 연기 자욱한 바에 홀로 앉아 위스키 한잔 했을 것 같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된 듯한 환상이야말로 패션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일 것이다. 랑방의 진한 후유증에서 나와 네 번째로 신어본 슈즈는 버버리의 밀리터리 워커 부츠. 한쪽은 페미닌, 또 다른 한쪽으로는 밀리터리가 유행하는 조금은 혼란스러운 트렌드 속에서 터프한 스타일의 재킷은 물론이고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의 드레스와도 어울리는 멀티 부츠이다. 그래서 아무런 부담감 없이 평소 내가 즐겨 입는 가장 편한 스타일을 매치했다. 스키니 진에 루스한 핏의 톱 그리고 블랙 레더 재킷. 이전의 다른 슈즈들은 분명 멋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면 이번엔 원래 나의 것인양 자연스럽게 부츠를 신고 그날의 캐릭터를 즐겼다. 무심하게 걸친 듯하지만 여전히 슈즈에서 나의 모든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능숙한 패션 에디터의 캐릭터 말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부터 유행하던 웨지힐과 사이하이 부츠가 결합된 스타일의 보테가 베네타의 사이하이 부츠. 굽과 보디 부분이 릭 오웬스의 것처럼 강한 블랙 컬러의 한 톤으로 된 스타일의 슈즈는 예전부터 눈독을 들이던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그 웨지 슈즈를 이번 시즌 보테가 베네타에서 사이하이 부츠로 선보인 것. 신입 사원의 월급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가격 때문에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했던 그 부츠를 내가 신어 보다니! 반응은 당연히 폭발적이었다. 진정 그 부츠가 빛났던 순간은 패션 매체 에디터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패션 브랜드 행사장. 그들은 절대 쳐다보고 놀라지 않는다.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 하지만 진정 내가 신고 있는 부츠가 보테가 베네타 제품인가 하는 의심 어린 눈초리, 도저히 짝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 포스에 흔들리는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난 그 자리에서 제일 빛나는 사람이었다. 행여 허벅지 위로 머핀 팻이 생기면 어떠하랴 다리가 좀 갑갑하면 어떠하랴. 이 정도의 카리스마를 표출할 수 있다면 불편쯤이야 감수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자. 그리하여 나만의 슈즈 찾기 대장정의 결론은? 대외적인 반응과 스스로의 만족도를 고려해 내린 결론은 바로 랑방의 부티! 하지만 이것은 생소한 스타일에 대한 도전과 스스로 이방인 같았던 느낌을 경험한 것에 최고점을 준 것일 뿐. 다시 말해 나만의 슈즈가 ‘내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이라는 의미라면 버버리의 워커 부츠가 될 수도 있단 얘기. 결국은 손이 바쁘게 써 내려가는 지금도 어떤 슈즈가 나만의 슈즈였는지에 정확하게 답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사과의 말이라도 해야 하나? 어찌 보면 다 내 것일 수 있고 어찌 보면 다 내 것이 아니라는 허황된 말을 늘어놓을 테니 말이다. ‘헤어지면 그리워질 슈즈 찾기’에서는 슈즈의 브랜드나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결론은 어떤 슈즈를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일 뿐이고 내 것이 되고 난 다음 내가 어떤 스타일을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것! 결국은 캐리도 그 마놀로 슈즈가 400달러짜리라기보단 10년을 함께했던 이와의 추억이 있는 것이었으니 그토록 미련이 남았던 건 아닐까? 행여 허벅지 위로 머핀 팻이 생기면 어떠하랴 다리가 좀 갑갑하면 어떠하랴. 이 정도의 카리스마를 표출할 수 있다면 불편쯤이야 감수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 1 미우미우 키튼 힐-배 발의 프리덤 키튼힐 2 루이 비통 펌프스-우아한 레이디 라이크 워킹 3 랑방 부티-강렬한 프렌치 시크 4 버버리 워커 부츠-레미닌과 터프함 사이 5 보테가 베테타 사이하이 부츠-불랙의 카리스마*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