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리스트에서 블랙리스트로 옮겨진 음악들이 많다. 이제는 듣지 않는, 우연히 들리면 안 들으려 노력하는 플레이리스트에서 블랙리스트로 옮겨둔 음악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음악으로 기억되는 지난 순간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작은 저항과,
음악으로 기억되는 지난 순간을 떠올리기 위해 꺼내는 음악이 있을 것이다.

매디슨 커닝엄의 1집 〈Who Are You Now〉에 수록된 곡.
꽤 자란 뿌리 부분의 검은 머리를 아래 머리 색깔과 맞추러 미용실에 간 날이었다. 염색을 마치고 미용실에서 나와 차까지 걸어가는 동안, 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에 온몸이 싸늘해졌다. 그리 추운 날도 아니었는데 순간 이 노래가 듣고 싶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바로 이 노래를 들었다.
If you need something to believe in
You can believe in my love
믿어야 할 게 필요하다면
내 사랑을 믿어
지난여름은 내게 싸늘한 날들이었다. 조니 미첼이 연상되는 그녀의 멜로디를 들었던 그 날, 싸늘했던 여름의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마음속 혼자만의 방에 들어앉아 누구보다 나를 제일 먼저 위로했다.
Dreams are born to grow up
To die, and tear, and spring again
In the summer air
I've needed someone to believe in
I've needed someone to believe in
I've needed someone to believe in
Can I believe in your love?
꿈은 자라서 태어나
죽고 찢고 다시 봄이 되려면
여름의 공기에서
믿을 사람이 필요해요
믿을 사람이 필요해요
믿을 사람이 필요해요
당신의 사랑을 믿을 수 있을까요?

인스타그램 @madicunningham
‘위로’도 사랑도 자신을 먼저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신을 더 많이 들여다봐야 하는 요즘에 더 많이 생각한다. 누구보다 자신을 먼저 위로하고 사랑하기로.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