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다섯 달째 불타고 있는 호주. 이 사상 최악의 산불 속에서, 뜨개질이나 퀼트로 직접 만든 구호 물품이 호주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뉴질랜드, 홍콩 등 전 세계에서 코알라를 위한 벙어리장갑과 고양이를 위한 담요, 캥거루 파우치, 주머니쥐를 위한 박스, 새 둥지 등을 호주의 동물구호공예조합(Animal Rescue Craft Guild)으로 기부하고 있는 거죠.
호주 전역에 걸쳐 거의 1,800만 에이커(7만2800㎢), 서울의 약 100배 되는 면적의 땅이 불탔고 약 10억 마리의 동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첩하게 움직이기 어려운 코알라의 경우 서식지의 최대 30%가 파괴돼 기능적 멸종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생태계 내에서 독자적이고 장기적인 생존이 위험한 상태) 위기에 빠진 상황입니다.
피해를 입은 동물들에게 뜨개질과 코 바느질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냐고요? 삶의 터전과 부모를 잃은 어린 동물들, 특히 캥거루, 주머니쥐, 코알라처럼 엄마의 주머니 안에서 자라는 게 익숙한 유대류 동물은 따뜻하게 품어줄 파우치가 필수입니다. 큰 박쥐(Flying Fox) 역시 재활을 위해 천을 둘둘 말아 만든 작은 쿠션 파우치(Bat Wrap)가 절실하고 화상을 입은 코알라의 발에 벙어리장갑을 씌워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야생동물의 재활을 돕기 위한 물품이라면 환영이지만 여기에도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1. 어린 캥거루를 위한 주머니와 박쥐를 위한 쿠션 파우치(Bat Wrap)는 반드시 손바느질한 제품이어야 합니다. 2. 새 둥지는 코 바느질을 해도 좋지만, 페이스북 페이지에 명시된 견본의 형태를 따라주세요. 3. 면이나 리넨, 침구의 소재라면 좋습니다. 부드러울수록 더욱 좋아요.
수십만개의 구호 물품들이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세상엔 파우치와 벙어리장갑, 둥지를 필요로 하는 동물들이 아직 너무나 많습니다. 불에 그을린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야생 동물들을 돕기 위해 지금 당장 뜨개질을 시작하고 싶다면,
동물구호공예조합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