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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billiemarten
그러던 중 발견하게 된 빌리 마튼(Billie Marten)의 ‘She dances’.
가슴을 잔잔하게 두드리는 북소리와 나무 악기의 소박한 리듬 소리.
무엇보다 고독하고도 풍부한 감성, 따뜻한 온도의 매력적인 목소리.
후렴구의 가사는 이렇다.
She howls she dances
그녀는 춤을 추며 울부짖어요
그 부분에서는 엉덩이를 살랑이게 하는 리듬과는 확연히 다른, 텅 빈 방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가녀린 실루엣이 떠올랐다. 그 곡이 삽입된 앨범 〈Feeding Seahorses by Hand〉(2019) 전곡의 정서가 그랬다. 서둘러 빌리 마튼에 대해 찾아보고, 이전의 그녀의 음악까지 모두 찾아 들었다.

인스타그램 @billiemarten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1번은 그녀의 음악으로 나를 이끈 ‘She dances’, 2번은 ‘Vanilla baby’. ‘굳이’ 말하자면이다. 전곡이 모두 좋다.
눈발이 그친 겨울 새벽의 하얀 설원, 밤도, 아침도 아닌 순간에 홀로 서서 아침의 해가 떠오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한 여자의 마른 표정 같은 빌리 마튼의 앨범 〈Feeding Seahorses by Hand〉로 온기를 충전해두자.
조금은 더딘, 다가올 추위에 맞서기 위해, 추위에 기세를 펼 외로움에 맞서기 위해(인간은 어쨌든 외로운 존재다) 그렇게 새해의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초록의 봄으로 향하기 위해.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