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완전한 여성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8세기 프랑스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동시대 여성의 현실까지 되짚게 만드는 영화.

BYELLE2020.01.06
2019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동시대적 울림을 전한다. 담담하고 섬세하게 감정을 사로잡는 퀴어 로맨스물이자 진취적인 품격과 선언적 위엄을 갖춘 여성영화로서 명확한 관점과 주관을 지닌 걸작이다. 프랑스의 시네아스트 신성 감독 셀린 사아마를 비롯해 단아한 인상의 배우 노에미 메를랑과 강인한 인상의 배우 아델 하에넬 등 온전히 여성의 재능으로 채워진 영화적 성취를 증명한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라는 제목을 가진 그림을 비추며 시작되는 영화는 어느 여성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 화가의 사연 속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밀란의 남성과 정략 결혼을 앞둔 엘로이즈(아델 하에넬)의 초상화를 그려야 하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는 초상화를 그리기 위한 포즈를 취하지 않는 엘로이즈를 관찰한 기억만으로 그에 대한 그림을 완성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리안느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았던 엘로이즈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결혼이 예정된 남성의 가문에 신부의 초상화부터 보낸다는 풍속처럼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감지하게 만드는 당대의 관습을 관찰하도록 이끌며 동시대 여성의 현실까지 되짚게 만든다. 동시에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의 격렬한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격정적인 여운을 남기는 결말부에 다다르며 짙게 드리운 애수를 남기는 이 작품은 로맨스물로서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음악을 최소화하며 이미지의 리듬감을 극대화한 덕분에 인상파 화가의 화폭처럼 또렷한 장면들이 전하는 미학적 성취도 더욱 명징하게 느껴진다. 모든 면에서 완전한 시네마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1월 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