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전여빈이 빛나는 이유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와의 인터뷰. | 전여빈,인터뷰,전여빈 화보,배우,전여빈 인터뷰

「 Chapter. 4  」 같지만 다른, 매일 마시는 커피가 주는 일상의 행복. 더블 브레스티드 블랭킷 코트는 Raey by Matchesfashion.com.   매끈하게 정돈된 피부는 Chanel 울트라 르 뗑, B20을 얇게 바른 것. 강렬한 레드 컬러의 MAC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컬러, 패션 레거시를 입술 라인을 따라 정교하게 발라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연출했다.      10년 동안 꾸준히 연기했고 올해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까지 무사히 마쳤어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배우의 삶을 이룬 소감은 첫 주연이라고 다를 건 없어요. 친구들과 올렸던 작은 무대를 포함해 그동안 쌓아온 작업의 연장선이었어요. 달라진 점은 밥벌이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것. 제가 좋아하는 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저는 이 일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요.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이 사람과 끝이 오면 어쩌나 애달퍼 하는 느낌 있잖아요. 조금 다르긴 한데, 어떻게 하면 배우라는 일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연기가 이토록 좋은 이유는 사람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때 관계를 멀리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사이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나가야 하잖아요. 연기할 때 이런 감정을 많이 느꼈고, 이 순간이 좋아서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자신도 잘 지켜내면서요. <멜로가 체질>은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어요. 실제 30대의 전여빈은 10~20대 때는 에너지를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한 용광로 같았어요. 요즘은 데일 정도가 아닌 따뜻함의 밸런스가 생긴 것 같아요. 전 지금의 제가 좋아요. 과거로 돌아간다면 고민되겠지만 어쩔 줄 몰라 그때와 똑같은 행동을 반복할 것 같아요. 특유의 서늘함으로 <구해줘> <죄 많은 소녀> <멜로가 체질>까지 어둡다면 어두운 캐릭터를 맡았어요 학창시절 단편영화나 공연에서는 오히려 발랄하고 안하무인 같은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어두운 면이 드러나는 캐릭터가 부각됐는데, 배우는 작품으로 각인되는 거니까 대중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돼도 괜찮아요. 제가 기억에 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두터운 눈두덩과 모호하고 깊은 눈동자…. 전여빈이 지닌 매력이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도 그 점을 좋아하나요 배우는 자신을 활용해서 연기해요. 외모를 활용한다기보다 본연의 모습을 생각해요. 하지만 이 시대 관객에게 인정받는 다양한 면모가 있다는 점만은 기쁘게 생각하죠.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찰떡’같이 소화할 수 있는 도화지 같은 얼굴인데 평소 메이크업은 안 해요. 주근깨가 잘 생기는 피부라 햇빛을 받으면 얼굴이 금세 붉어져 자외선차단제는 꼭 발라요. 보디 오일과 크림을 잘 챙기는 편이고, 향수보다 보디로션이 풍기는 우디하고 릴랙싱되는 향을 즐겨 사용해요. 여빈 씨를 위한 오늘의 화보 컨셉트는 영화 <패터슨>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반복적이지만 잔잔하고 담담한 일상이 주인공에게 시가 된 것 같은…. 혹 좋아하는 시가 있나요 류시화 시인의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이라는 시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문장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중에서 “장미라는 이름이 왜 중요하지? 그 이름 없이도 충분히 아름다운데”라는 구절이에요. 우린 어떤 사물을 무수한 말과 단어로 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말이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감독이나 작가로서의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작품은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중요하기 때문에 작가로서 욕심이 생기긴 하지만 아직 먼 길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글 쓰는 걸 좋아하는데 배우 일에 집중하면서 기록하는 일이 줄어들긴 했네요. 아직 인스타그램(SNS) 계정이 없던데, 조금씩 기록해 보는 건 어때요 사생활이 특별할 게 없어요. 언젠가 인스타그램이 하고 싶어지면 소소한 일상이라도 업로드할게요. 그 소소한 일상 중 하나가 영화 보는 일이라고 영화관에 가는 걸 좋아해서 종로 서울극장 인디스페이스, 광화문 씨네큐브, 명동 CGV 아트하우스, 이수 아트나인에 자주 가요. 가장 많이 가는 장소는 집 근처 영화관이지만 동네마다 다른 매력을 느끼는 재미가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는 편이에요. 요즘 최대 관심사는 제주도에서 촬영하고 있는 영화 <낙원의 밤>요. 그러고 보니 자연스럽게 제주도 탐험을 했네요. 커피와 빵을 좋아해서 맛집을 찾아다녔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보고 싶은 영화를 봤어요. 영화 스케줄이 끝나면 진득하게 책을 읽고 싶어요. 촬영하는 중간에는 책이 잘 안 읽히는 것 같아요. 맥이 끊기는 게 싫어서 쉬는 동안 책을 많이 읽고 싶어요. 올 한 해 수고한 나에게 말을 건넨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워요. 지금이 제 인생의 가장 좋은 순간인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한 한 해였거든요. 육신이 버텨줘야 마음과 정신도 지킬 수 있으니 계속 지금처럼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를 마친 전여빈의 퇴근 송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영국 뮤지션 킹 크룰(King Krule)의 ‘Baby blue’ , 옐로 데이즈(Yellow Days)의 전곡요. 국내 아티스트로는 잊고 있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하현상의 노래가 좋아요. 시규어 로스(Sigur Ros)도 좋아하는데 둘이 조금 닮았어요. <슈퍼밴드> 출연 당시 시규어 로스의 곡명 중 하나로 활동했으니 하현상 씨도 시규어 로스를 좋아할 거예요. 한 곡만 정해야 한다면 하현상의 ‘Where are you now’로 할게요. 평범해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와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