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만큼만 써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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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들이 예외 없이 겪어야 하는 몸살이 있다. 마감 증후군이다. 증상도 다양하다. 손톱을 물어뜯는 것에서부터 폭식과 폭음, 줄담배에 히스테리까지. 이 증후군을 지독하게 앓는 후배에게 이렇게 얘기하곤 했다. '영혼을 팔아서 글을 쓰냐'고. 맞다. 그 종류와 목적은 다를지라도, 글을 쓰는 행위는 영혼을 팔아야 할만큼 고된 작업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이제 글쓰기는 몇몇 직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인터넷과 모바일은 늘 열려 있다. 블로그와 트위터 등 개인 미디어는 기성 미디어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어디든 글이 넘쳐 난다. 하지만 그럴수록 옥석을 가려 읽어야 한다. 반대로 글을 쓰는 태도와 기술 역시 중요하다. 당신이 무심코 쓴 글이 다른 사람의 영혼과 시간을 잠식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조지 오웰은 지에 게재한 칼럼 '나는 왜 쓰는가'를 통해 '글을 쓰는 것'의 의미를 반성적으로 사고했다. 그는 말한다. "글의 주제는 그가 사는 시대에 따라 결정되겠지만(적어도 우리 시대처럼 격동적이고 혁명적인 시대에는 그렇다) 작가 생활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나름의 정서적 태도를 갖게 되며,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스스로 상상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습관을 갖게 됐고, 그러면서 자신 속의 '이야기'를 꾸며나갔다고 한다. 모든 글과 작가의 동기를 정확히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건 전인격적인 행위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정의한 글쓰기의 동기는 네 가지다.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똑똑해 보이고 싶고, 기억되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둘째는 '미학적 열정'이다. 아름다운 표현, 탁마한 언어와 견고한 문장이 갖는 아름다움과 기쁨에 관한 것이다. 셋째는 '역사적 충동', 사실을 기록하고 진실을 좇는 열정이다. 역사적 진실을 후세에 남기려는 욕구다. 마지막으로 그가 정의한 글쓰기의 동기는 '정치적 목적'이다. 글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그래서 이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욕구다. 여기서 그는 강조한다.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바로 정치적인 태도인 것이다."조지 오웰이 살아온 궤적은 늘 그의 글쓰기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식민지 버마에서의 경찰 생활(), 파리와 런던의 뒷골목을 전전한 부랑자 생활(), 헌 책방에서 시간제 점원으로 일한 경험(), 통일노동자당 소속 민병대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경험()은 곧 책이 됐다. BBC 라디오 프로듀서와 좌파 주간지 의 편집장으로 일하면서도 쉼 없이 칼럼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그가 평생 대립각을 세운 파시즘과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의 열정은 과 로 체화 됐다. 그는 말한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나의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을, 곧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 조지 오웰은 무엇보다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치열하게 글을 써낸 당대의 글쟁이였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완벽한 글에 대한 조지 오웰의 집착이다. 그의 글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정확하고 간결하다. 추상적인 표현으로 불분명한 의미를 얼버무리지 않는다. 적확한 단어를 구사한다. 그의 에세이 '정치와 영어'는 나쁜 습관에서 나온 글이 얼마나 영어를 망치고 있는지를, 그런 글이 또 다시 사회를 병들게 하는지를 통렬하게 일갈 한다. 부정확하고 상투적이며 추상적이고 젠체하는 표현들은 언어를 병들게 하고, 세상을 잠식한다. 프로페셔널 글쟁이 조지 오웰이 제시한 문장의 원칙은 이렇다. '익히 본 비유는 절대 쓰지 않는다' '짧은 단어가 가능하면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빼도 지장이 없는 단어는 반드시 뺀다' '가능한 능동태를 쓴다' '전문용어는 그에 상응하는 일상어가 있다면 절대 쓰지 않는다' '너무 황당한 표현을 하느니, 위의 원칙을 깬다'. 명쾌하지 않은가. 당신이 만일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조지 오웰처럼 쓰라. 끝으로, 글을 잘 쓰려면, 좋은 글을 쓰려면, 우선 그런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위의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