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서울을 펼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서울을 재발견하는 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 이 도시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녕 서울에서 한옥과 카페 말고는 보여줄 게 없단 말인가? 대형 서점에는 없는 서울의 한 페이지를 찾아 작은 책방들을 샅샅이 뒤졌다. 독일의 미대생들이 직접 찍은 서울 풍경부터 네덜란드의 퀴어 매거진이 다룬 이태원 특집 기사, 종로에서 만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게릴라식 인터뷰까지, 정작 살면서도 보지 못했던 ‘진짜’ 서울이 펼쳐졌다. ::독특한,개성있는,느낌있는,서울,대형서점,평상,일상,책,책방,서울,인터뷰,엘라서울,엘르,엣진,elle.co.kr:: | ::독특한,개성있는,느낌있는,서울,대형서점

‘이방인이 바라본 한국’은 언제 들어도 솔깃한 주제다. 구글 검색창에 ‘Korea’를 입력하면 북한군과 붉은악마 이미지만 주르륵 올라오는 것이 현실이지만 말이다. 는 작년 봄,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파인 아트를 공부하는 대학생 열여섯 명이 보름 동안 서울에 거주하면서 작업한 결과물을 모아놓은 책이다. 익숙한 인사동 거리와 지하철 2호선, 포장마차와 공중목욕탕 건물이 이국적(?)인 느낌으로 촬영됐다. 모텔 카운터 앞에 붙은 객실 소개 전광판조차 그들에겐 오리엔탈적인 오브제인 듯하다. 근데 서울이 이리도 가난한 도시였던가? 게재된 사진은 작년 봄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2만원. 더북소사이어티. vol.1 프로젝트 그룹 리슨투더시티(Listen to the City)가 주축이 된 계간 독립예술건축잡지 창간호.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서울의 주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 소외의 핵심적 역할을 하는 서울의 건축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시니컬하게 파헤친다. 길음 뉴타운과 평양의 사진을 대비시켜 점점 닮아가는 남한과 북한의 도시 풍경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흥미롭다. 2호에서는 4대강 개발 문제가 다뤄진다고. 블로그(http://urbandrawings.blogspot.com)에 들어가면 ‘디자인 서울에 침을 뱉어라’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칼럼도 볼 수 있다. 4천원. 유어마인드. vol.4 아시아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현대 예술사진 전문지 의 네 번째 스페셜 이슈는 ‘이름 없는 도시(Nameless City)’다. 국제화의 물결 속에 급성장한 주요 도시들 - 도쿄와 상하이, 서울, 홍콩 등의 사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홉 명의 작가가 재현한 도시는 어쩐지 모두 닮아있다. 외국 작가가 촬영한 서울의 옥상 풍경은 상하이나 홍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변적이고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1만6천원. 유어마인드. vol.3 홍대 앞 작은 책방 유어마인드가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비정기 사진잡지 . ‘35mm’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작가가 촬영한 사진 연작이 재미있다. 서울에서도 관광엽서에 나올 법한 예스러운 장소만 골라 다니며 패션 화보를 진행한 것. ‘다큐는 거절한다’는 제목처럼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에 대한 안티테제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사뭇 진지한 포즈로 기와지붕 위에 앉아있는 모델은 멋있어서 더 웃긴다. 무료. 유어마인드. 네덜란드에서 발행하는 글로벌 퀴어 문화 매거진 의 2010년 가을호. 한국에 관한 기사가 무려 20페이지 가까이 풍성하게 실려 있다. 한국의 게이들을 무작위로 인터뷰한 기사가 재미있는데, 커밍아웃을 선언한 영화감독 김조광수의 모습도 눈에 띈다. 게이임을 밝힌 한국 대학생의 인터뷰는 국내 잡지에서는 보기 힘든 컨텐츠가 아닐까. ‘A Nignt Out on Homo Hill’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퀴어 문화와 이태원의 게이 바들이 대대적으로 소개됐으며, 이태원의 아이콘이 된 홍석천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게재됐다. 서울 사람도 모르는 서울의 퀴어 문화를 엿볼 수 있을 것. 비주얼이 과감해서 마음에 든다. 2만5천원. 월드매거진. 창작 집단 ‘Way’가 선보이는 서울 시민의 단점 시리즈 . 각박한 도시를 살아가는 서울리안들의 미워할 수 없는 일곱 가지 단점을 멸종 위기의 동물 캐릭터에 빗대어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자학’, ‘지름신’, ‘자기세계’, ‘기계치’, ‘완벽주의’, ‘소심’, ‘좋은 오빠’. 어째 마음이 콕콕 찔리는 제목들이다. 제일 인기 있는 건 역시 ‘좋은 오빠’. 수원에 살고 있음에도 서울에 사는 여자 친구를 매일 집까지 바래다주는 좋은 오빠의 사연이 눈물겹다. 홈페이지(http://waaaaaay.com)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한권에 7천원. 더 북스. ‘원동’은 18세기 무렵 종로구 원서동의 이름이다. 일제 강점기에 창덕궁을 창경원이라고 격하시켜 부르면서 그 서쪽 동네를 ‘원서동’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이 책은 인사미술공간이 2006년 인사동에서 원서동으로 이전하면서 진행한 리서치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원서동 구적지도와 이름의 유래, 주민 인터뷰와 창덕궁 이야기 등이 136페이지에 걸쳐 알차게 실려 있다. 사라져가는 서울의 한 동네를 세밀화로 기록한 의미 있는 책이다. 원서동의 원래 이름을 살려 제목도 이라 지었다. 1만원. 더 북스. 종로 3가역과 안국역 사이의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지 안쪽에 그려진 총천연색 그림은 종로의 지도를 단순화해 표현한 것. 1호는 ‘사람’이 주제로, 종로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담박하게 실려 있다. 익명을 요청한 돈의동 슈퍼 할머니, 허리우드극장 관람객으로 만난 양익준 감독 등 인터뷰이들의 면면이 화려(!)한데, 답변도 가히 촌철살인이다. 는 앞으로 총 9호에 걸쳐 매번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종로를 탐구할 예정. 편이 나오면 어떨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2천원 유어마인드.*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