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김재현이 세 번째 둥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자뎅 드 슈에뜨의 디자이너 김재현이 세 번째 둥지를 틀었다. 지상으로 내려오면 어딘가 ‘표시’ 나게 자신의 쇼룸을 알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역시 그녀다웠다. 그저 압구정동 한 켠에 조용히 자리 잡은 채 부엉이의 마니아들을 여전한 모습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 자뎅 드 슈에뜨, 부엉이, 쇼룸, 압구정동, 디자이너, 엘르, elle.co.kr:: | :: 자뎅 드 슈에뜨,부엉이,쇼룸,압구정동,디자이너

옮기게 된 계기가 있었나. 이전에 있 쇼룸에 있은 지가 벌써 5년이 됐다. 지겨워지기도 했고, 옷도 너무 많아져서 수납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창조성을 발휘하려면 주변 환경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부터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조건은 햇빛이 잘 들고, 정원이 딸린 주택일 것.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다. 공간의 컨셉트는 어떻게 정했나.처음에는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공간과 컬러를 분할하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데 문제가 있었다. 부족한 자금 부분에서도 그랬지만 내가 상상하는 공간을 만들려면 훨씬 더 넓은 곳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문가에게 듣고 나서야 수긍했다. 과감하게 포기한 뒤, 두 번째 안으로 생각했던 깨끗한 집을 완성해갔다. 화이트 컬러의 페인트로 주택 전면을 칠한 뒤 한 쪽 출입문만 레드 컬러로 마무리했다. 여기에 골드 컬러로 된 문 손잡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2층에는 테라스를 설치해 조망에도 신경 썼다.처음 방문했는데 왠지 익숙해 보인다.아마도 이전에 있던 인테리어를 활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던 ‘제인에 알리스’ 때부터 있던 문짝과 등을 계단 쪽에 달았고, 두 번째 쇼룸에 있던 조명을 쇼룸 천장에 일렬로 배치했다. 탁자나 의자들도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거다. 1. 자뎅 드 슈에뜨의 디자이너 김재현 2. 커다란 통창 덕에 정원과 쇼룸이 연결돼 보인다. 3. 자뎅 드 슈에뜨의 상징인 부엉이 모티프 4. 제인에 알리스 때부터 있던 문짝과 등을 재활용했다.인테리어를 하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내가 생각하는 바를 인테리어 시공자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것.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바닥을 보면 골드 컬러의 부엉이들이 줄을 맞춰서 있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인테리어 시공자는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니 그냥 뿌리자고 했다.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규칙적으로 배열하기 위해 먼저 부엉이못을 제작한 뒤 일일이 나무 위에 박았다. 또한 시멘트를 부을 때도 부엉이 못을 넘치지 않도록 잘 조절해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멘트가 굳은 뒤에는 간혹 시멘트 속으로 사라진 부엉이를 살리기 위해 일일이 사포질을 해야 했다. 왜 시공자가 손사래를 쳤는지 이해가 갔다.그러고 보니 부엉이 모티프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부엉이 바닥은 출입구부터 시작해 쇼룸으로 이어진다. 마치 안내자처럼 말이다. 화장실 바닥에도 부엉이를 부착했다. 그리고 중앙문에 제일 커다란 부엉이 모티프를 상징적으로 부착했다.완성한 후에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내가 인테리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보니 완벽한 디자인을 할 수 없다는 점. 생각치 못하게 등장했던 쓸모없는 공간 처리가 어려웠다. 선과 선이 만나는 구석 부분을 어떻게 해야 예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가 문제였다. 결국에는 스피커를 모두 천장의 모서리에 자리 잡게 했다. 도움을 받은 것을 나열해 본다면.인테리어 잡지 을 정말 많이 뒤적거렸다. 마음에 드는 것은 무조건 포스트잇을 죄다 붙여놨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더 컸다. ‘까르텔’의 사장님은 우리나라 고객들은 플라스틱 의자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 어떤 의자를 구입해야 현명한지 제시해줬다. 플로리스트 라페트의 황보현 실장은 정원을 가꾸는 요령을 알려줬다. 나무와 꽃들도 몸살을 한 시즌 앓고 난 뒤에 자리를 잡는다니, 내년이 기대된다. 정원은 이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자칫 주택 같아서 일반 고객들이 방문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사실 이곳은 판매하는 장소라기보다는 쇼룸의 개념이 강하다. 단순히 옷만 입는 장소라기보다는 다들 편하게 오가면서 나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문은 늘 열려 있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