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어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가을이 깊으면 시집을 펼쳐보자. 깊어가는 계절 덕인지 쓸쓸해지는 마음 탓인지 행간의 의미마저 숨 쉬듯 음미하고 싶어질 테니까. 3인의 피처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11월에 읽으면 좋을 시집’.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초록 거미의 사랑 오랜만에 만난 강은교의 새로운 시들은 세월의 흐름만큼 더 깊어 있었다. 회갑을 넘긴 시인이 노래하는 사랑은 애잔하고 쓸쓸하고 찬란하다. 이 가을에도 기억하자, ‘절망의 방에서 나간 희망의 어깻살은 한없이 통통하다는 것을’. 수선화 영문학과를 가길 잘했다고 생각 들던 몇 안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를 읽었을 때가 그랬다. 시인은 우주와 소통하는 사람들이라고 믿게 해준 아름다운 시어들. 시를 통해 내 안의 내가 ‘정화’되고 ‘고취’되는 체험을 다시 해보고 싶다. (피처 에디터 김아름) 내가 사랑하는 시 밤마다 인형에게 인사를 하고 잠들 만큼 순수했던 피천득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정화된다. 선생님이 직접 번역한 영시를 모은 역시 나를 착한 사람으로 만든다. 알코올 정재형의 에세이 는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를 즐겨 인용한다. 정재형의 초식남 라이프가 메스꺼웠지만 기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100년 전 한 여인을 사랑했던 프랑스 시인의 고백에 마음이 애잔해진다. (피처 에디터 김나랑) 기형도 전집 ‘나를 끌고 다녔던 몇 개의 길을 나는 영원히 추방한다’고 되뇌던 젊은 시인 기형도의 부대끼던 영혼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내릴 데 없는 물 같은 비’라는 말로 자신을 돌보던 그의 치열하고 스산했던 젊음을 그의 시 ‘새벽이 오는 방법’에서 다시 읽는다.바람의 사생활이병률의 두 번째 시집 엔 혹 하고 반해 헉 하고 가슴을 쓸어 내릴 시가 가득하다. ‘장미정원을 걸은 것뿐인데 자꾸 떠밀 것이 있는 이유처럼 그 그늘 오래 나를 따라다닌다’ 감성이 ‘담담’할 수 있다는 게 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피처 에디터 유주희)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