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좋아하는 버전은 2000년에 재녹음한 오케스트라 버전이다.
좋아하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 (연말에 꺼내보는 영화 중 하나이다)의 가장 슬픈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


난 이제 사랑의 양쪽을 봐요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주고받는 건, 어쨌거나 여전히
It’s love’s illusions I recall
내가 기억하는 건 사랑의 환상
I really don’t know love at all
난 사랑을 정말 모르겠어요
-‘Both Sides Now' 가사 중 발췌
이때 흐르는 ‘Both Sides Now’는 재녹음한 2000년 오케스트라 버전. 마음을 가다듬어 주는 도입부를 지나, 조니 미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마음은 하늘 위 잔잔히 흐르는 구름처럼 움직인다. 유유히.
조니 미첼은 구름, 사랑과 인생의 양쪽을 보았지만,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노래한다.
철학에 가까운 사색적인 가사를 많이 쓰고, <롤링스톤>지가 2015년 발표한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명’ 가운데 단 2명뿐인 여성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며, 반 고흐가 그린 인물화 같은 앨범 재킷을 그리는 화가이기도 한 그녀는 뭔가 다 알 것 같았는데… (하지만 읽히지 않는 평온한 표정을 가진 애연가이다)

나는 이제 인생의 양쪽을 다 보았어요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성공부터 절망까지,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It’s life’s illusions I recall,
내가 기억하는 삶은 기억 속에 있는 환상일 뿐이다
I really don’t know life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Both Sides Now' 가사 중 발췌
연말이 다가오는 때에 이 노래를 다시 꺼냈다.
구름 아래에서 구름 위로 떠오르는 생각을 노래로 만들었다는 조니 미첼.
1년을 싹~ 다 거진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이 말투) 보낸 이 시점에
뭔가 아는 것처럼 말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나 역시 그녀처럼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들을 취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세상을 견디는 중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다시 꺼내 듣고 위로받으며.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