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조니 미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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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조니 미첼

인생의 양면을 본 후에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는 우리를 위한,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 여섯 번째.

ELLE BY ELLE 2019.11.19
조니 미첼 1969년 앨범 의 마지막 곡으로 삽입된 곡 'Both Sides Now'.
하지만 좋아하는 버전은 2000년에 재녹음한 오케스트라 버전이다.
 
좋아하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 (연말에 꺼내보는 영화 중 하나이다)의 가장 슬픈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
극 중 인물인 '캐런 (엠마 톰슨)'은 남편이 자기 몰래 목걸이를 사는 걸 알게 되고, 당연히 자신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풀어보던 중, 그녀가 남편에게서 받은 선물은 조니 미첼 CD였다. 남편의 외도,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를 크게 틀고 침대 옆에서 서럽게 운다. 그리고 다시 가족들에게로 돌아가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I’ve looked at love from both sides now
난 이제 사랑의 양쪽을 봐요
From give and take, and still somehow
주고받는 건, 어쨌거나 여전히
It’s love’s illusions I recall
내가 기억하는 건 사랑의 환상
I really don’t know love at all
난 사랑을 정말 모르겠어요
-‘Both Sides Now' 가사 중 발췌
 
이때 흐르는 ‘Both Sides Now’는 재녹음한 2000년 오케스트라 버전. 마음을 가다듬어 주는 도입부를 지나, 조니 미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마음은 하늘 위 잔잔히 흐르는 구름처럼 움직인다. 유유히.
 
조니 미첼은 구름, 사랑과 인생의 양쪽을 보았지만,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노래한다.
철학에 가까운 사색적인 가사를 많이 쓰고, <롤링스톤>지가 2015년 발표한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명’ 가운데 단 2명뿐인 여성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며, 반 고흐가 그린 인물화 같은 앨범 재킷을 그리는 화가이기도 한 그녀는 뭔가 다 알 것 같았는데… (하지만 읽히지 않는 평온한 표정을 가진 애연가이다)
I’ve looked at life from both sides now
나는 이제 인생의 양쪽을 다 보았어요
From win and lose and still somehow
성공부터 절망까지, 그러나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It’s life’s illusions I recall,
내가 기억하는 삶은 기억 속에 있는 환상일 뿐이다
I really don’t know life
여전히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I really don’t know life at all
-‘Both Sides Now' 가사 중 발췌
 
연말이 다가오는 때에 이 노래를 다시 꺼냈다.
구름 아래에서 구름 위로 떠오르는 생각을 노래로 만들었다는 조니 미첼.
1년을 싹~ 다 거진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이 말투) 보낸 이 시점에

뭔가 아는 것처럼 말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나 역시 그녀처럼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들을 취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세상을 견디는 중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다시 꺼내 듣고 위로받으며.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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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김모아(@lesonducouple)
    사진 <러브 액츄얼리> 스틸 컷
    에디터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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