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너머, 새로운 베를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장벽 너머, 새로운 베를린

30년 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늦은 가을의 베를린에서 우리가 묵도하게 될 것들.

ELLE BY ELLE 2019.11.12
평화적인 시위를 상징하는 ‘촛불 혁명’의 원조를 굳이 찾아야 한다면, 그 시작은 베를린일 것이다. 1989년 동독에 자리한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는 전국으로 번져 나갔고, 시민들을 진정시키고자 엉겁결에 발표해 버린 여행 자유화 선언은 결국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역사적인 장면 그리고 차츰 통일과 유럽 내 공산주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지금, 동서 베를린의 관문이자 분단의 상징이었던 브란덴부르크 문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다. 11월 9일, 베를린은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준비 중이다. 예술적인 방식으로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 바로 지금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다.
 
© Beta Room | 패트릭 쉐른(Patrick Shearn)의 설치작품 스카이넷.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위에 펼쳐진다.

© Beta Room | 패트릭 쉐른(Patrick Shearn)의 설치작품 스카이넷.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위에 펼쳐진다.

@Kulturprojekte Berlin | AR 앱을 다운받아 비추면 본래 장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Kulturprojekte Berlin | AR 앱을 다운받아 비추면 본래 장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장벽 붕괴 30주년, 축제의 일주일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축하하는 하이라이트가 11월 4일부터 10일까지 펼쳐질 것이다. 1주일간 계속되는 기념 축제는 평화 혁명의 역사가 깃든 7개 장소에서 진행된다. 먼저, 겟세마네키르헤(Gethsemanekirche)는 촛불 시위를 주도하고 동독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시위대를 숨겨준 교회다. TV타워가 우뚝 선 알렉산더플라츠는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렸던 곳으로 이곳에서 동서 베를린 사람들은 처음 만났다. 동독 정부의 비밀경찰 본부 또한 축하 파티에 가담한다. 구 동독에서 첫 자유선거에 의한 의회가 들어섰던 슐로스플라츠(Schlossplatz), 예술가들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장벽이 늘어서 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도 함께한다. 시간이 넉넉지 않다면 브란덴부르크 문만은 놓치지 말자. 코첼라 페스티벌을 축하하기 위해, 대형 설치미술 작품으로 알려진 ‘포에틱 키네틱스’가 참여한다. 온오프 라인으로 모은 3만 개의 메시지로 ‘스카이넷’을 만들어 하늘에 띄운다니, 기대할 수밖에. 매년 그렇듯, 대형 무대 위에 축하 행사도 열린다. 풍성한 행사 정보는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기념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mauerfall30.berlin/en

 
© Jose Dávila & VG Bild-Kunst | 호세 다빌라의 . 중간에 세운 벽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양방향에서 잡아당기는 끈이 대립과 균형을 동시에 보여준다.

© Jose Dávila & VG Bild-Kunst | 호세 다빌라의 . 중간에 세운 벽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양방향에서 잡아당기는 끈이 대립과 균형을 동시에 보여준다.

지금 우리의 벽에 대하여

냉전시대의 상징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이 세상에는 무수한 ‘벽’이 존재한다. 지금 가장 화제가 되는 전시인 <워킹 스루 월스>는 28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종교와 문화, 인종과 계급, 성과 세대 등 현실에 존재하는 장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라질 아티스트 호세 다빌라는 촘촘히 배치한 50개 테이블 사이에 2개의 의자를 놓고 틈과 거리의 개념을 되짚고, 덴마크 예술가 미하엘 크비움의 작품 속에는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과 고무보트에 몸을 실은 난민들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사진, 영화, 조각, 퍼포먼스 등을 통해 물리적, 은유적으로 생성된 벽과 이들이 미치는 영향,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체감해 보길. 전시는 2020년 1월 19일까지. 네오 르네상스 양식이 돋보이는 그로피우스바우(Gropius Bau) 미술관 건물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gropiusbau.de

Keyword

Credit

    글&사진 서다희
    에디터 이마루
    사진 COURTESY OF NINETIES BERLIN
    디자인 전근영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