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성' 가득한 가을에 만나는 신작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말을 몽땅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앨범, 영화, 책.


림킴

림킴

베키 지

베키 지

HERE WE STAND

지난 5월 소속사를 떠난 림킴이 새로운 트랙 ‘SAL-KI’을 공개했을 때, 팬들은 김예림이 아닌 림킴으로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크라우드 펀딩 후원금으로 제작된 첫 EP 은 이런 기대에 적극적으로 화답한다. 아시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직시한 더블 타이틀곡 ‘Yellow’의 뮤직비디오는 감독 크리스틴 유안과 함께 상하이에서 촬영했다. 그녀가 대만계 미국인 여성감독이라는 것,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시안 레이블 88라이징과 꾸준히 작업해 온 인물이라는 것도 상징적이다. 보컬리스트로서 림킴의 장점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Mong’도 놓치지 말 것. 아리아나 그란데와 카밀라 카베요를 섞어놓은 것 같은 베키 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10월 17일 발매될 앨범 소식을 전했다. 1997년생으로 코디 심슨과 케샤의 백업 보컬로 일찌감치 커리어를 시작하며 여러 장의 싱글과 EP를 낸 그녀지만 스튜디오 앨범 발매는 처음.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으나 라틴계로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잊지 않는 지난 8월 BTS의 제이홉과 협업한 ‘Chicken Noodle Soup’를 발표하며 “한글과 스페인어, 영어가 뒤섞인 곡이라는 게 정말 신난다! 우리는 문화를 하나로 만들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온몸으로 전하는 그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BOOK

<여성의 설득>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조명하는 날선 이야기로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메그 월리처의 소설.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여성 중심 서사로 배우 니콜 키드먼이 영화 제작을
발표하며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여성의 야망, 우정, 욕망에 관한 예리한 화두를 던지며, 여자라면 한 번쯤 직간접적으로 겪어보았을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걷는나무.
<주황은 고통, 파랑은 광기> 걸출한 작가들이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쓴 단편소설을 묶은 책 <빛 혹은 그림자>를 기억하는지? 미국의 유명 하드보일드 작가 로런스 블록이 기획한 이 책의 앙코르가 진행됐다. 이번에는 참여 작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미켈란젤로, 고갱, 고흐, 르누아르, 마그리트와 달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품에서 영감받은 17편의 기묘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로 채워졌다. 문학동네.

결혼 이야기

결혼 이야기

더 킹: 헨리 5세

더 킹: 헨리 5세

우먼 인 할리우드

우먼 인 할리우드

TIME FOR CHANGE

소년은 빨리 자란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였던 티모시 샬라메의 이야기다. 11월 1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로 찾아온 티모시 샬라메는 유약한 엘리오에서 빠져 나와 훌쩍 자란 중세 왕이 돼 우리 곁에 나타났다. <더 킹: 헨리 5세>는 왕실을 등지고 방탕하게 살던 왕자 할(티모시 샬라메)이 갑작스럽게 왕좌에 올라 진흙탕 전투를 치르고 비로소 위대한 왕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샬라메의 몸을 입은 헨리 5세는 흔들리면서도 위엄 있고, 거만하면서도 점잖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는 변해가는 사랑을 섬세하게 들춘다. 극중 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과 극단 감독 찰리(애덤 드라이버)는 이별이 찾아올 때 비로소 결혼 생활을 반추한다. 이들에게 사랑은 전쟁이 아니었다. 조금씩 반복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틈새는 너무도 사실적이며, 사랑을 지우기 위한 과정의 상세한 묘사는 역설적으로 관계의 진실을 떠올리게 한다. 11월 27일 극장 개봉 이후 12월 6일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 10월 3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우먼 인 할리우드>는 여전히 남성 권력 위주의 할리우드를 저격한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내털리 포트먼, 클로이 모레츠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25명의 여성배우와 감독, 제작사, 스튜디오 관계자까지 무려 96명이 등장한다.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솔직하고 묵직하게 던진 돌직구가 겨냥하는 곳은 할리우드의 성차별이다. 비난과 폭로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책임을 묻고, 대안을 제시하며, 변화의 가능성을 살핀다. 다음 세대는 이 영화의 증언을 그저 기록으로 살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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