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제품을 설명하는 다이슨 퍼스널 케어 팀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 샘 버로우즈.

1 더욱 길어진 갈래와 저속의 매끄러운 바람을 분사하는 2단 메쉬 시스템을 장착한 디퓨저. 2 강하고 정교한 바람이 분사되도록 더욱 얇고 길어진 스타일링 콘센트레이터.

꼼나나 박제희 원장이 스타일링 팁을 선보이는 모습.

제품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게 마련된 스타일링 공간.

긴 모발을 더욱 잘 감을 수 있도록 1.5배 길어진 배럴과 짧은 머리와 앞머리 스타일링을 위해 더욱 작아진 소프트 스무딩 브러시, 하드 스무딩 브러시가 새롭게 추가된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

젠틀 드라이 노즐을 장착한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왼쪽)가 노즐을 장착하지 않은 쪽(오른쪽)보다 넓은 범위의 부드러운 바람을 분사하는 장면. 덕분에 얇은 모발과 민감한 두피가 보호된다.
새롭게 출시한 젠틀 드라이 노즐의 성능이 궁금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우리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며 느끼는 불편함을 파악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늘 고민한다. 3년 전,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출시 이후 한국을 포함한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들이 유럽 소비자들보다 두피 건강에 신경 쓴다는 점을 파악했다. 두피를 얼굴, 다시 말해 피부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더라!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고, 이를 위해 소용돌이치는 공기흐름에 따라 모발이 고데기의 배럴에 착 달라붙는 에어랩 스타일러에 장착했던 코안다 효과를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에 적용했다. 강하게 집중됐던 바람을 보다 부드럽고 넓게 퍼지게 해 온도를 낮추고 두피 자극을 줄인 것! 노즐 안쪽의 셰브론(V형 무늬)은 소음 완화를 위한 것으로 보잉 787 엔진 뒤에 장착된 물결 모양에서 착안했다.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의 또 다른 노즐인 디퓨저도 이전보다 갈래가 길어진 것 같던데 정확하다. 지난해 9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사용 방식을 보고 깜짝 놀랐다. 30% 정도 건조한 모발에 컬을 만든 다음 이를 건조시켜 컬의 유지력을 높이는 데 주로 사용되는 디퓨저가 뿌리 볼륨을 주는 데 쓰이고 있더라! 신기하게도 소비자들은 5년간 연구한 제품을 딱 5분 사용하고는 상상도 못한 기발한 사용법을 찾아냈다. 이에 더욱 긴 갈래로 두피와의 거리를 확보해 자극을 줄이고, 투과성 높은 구멍으로 저속 기류를 분사하는 2단 메시 시스템을 장착해 볼륨과 컬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롤 빗과 함께 사용했을 때 쉽고 풍성한 컬과 볼륨을 연출할 수 있도록 더욱 얇고 길어진 스타일링 콘센트레이터 또한 잊지 말아달라. 하하.
두피와 모발 손상을 최소화하는 건 좋지만 작고 꼬불꼬불한 컬은 사실상 만들기 어려운 것 같다 모발을 완벽하게 말린 상태에서 스타일링하는 일반적인 고데기와는 달리 다이슨의 헤어 제품들은 70%만 건조시킨 상태에서 스타일링하기를 권한다. 머리가 젖으면 모발 구조 속 연결 부위가 자연스럽게 해체되고, 이때 스타일링한 후 건조시키며 해체됐던 연결 부위를 다시 자연스럽게 뭉치게 만드는 원리이기 때문이다. 고열을 활용해 연결 고리를 인위적으로 끊었다가 굳혀 만든 컬은 인공적인 만큼 꼬불꼬불할 수는 있지만 모발이 손상될 수밖에 없다. 엔지니어로서 머리카락은 금속이나 목재 같은 하나의 소재와 마찬가지다. 모든 소재는 한계를 넘어서면 복구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 마련. 모발은 150℃ 이상의 고온에서는 복구되지 않기 때문에 지능적인 열 제어 기술로 복구 가능한 온도까지만 올라가게 만들었다. ‘접근 방식’의 차이다.
1625km에 이르는 다양한 인종의 모발을 테스트했다고 들었다. ‘고퀄’인 이유가 그 덕분인가 궁극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 접목된 화려한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사용법이 어렵고,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두피 열을 측정해 제품이 자동으로 꺼지게 한다거나, 경고 위협을 보내는 센서를 장착하면 어떠냐는 제안도 받았지만, 애초에 그럴 필요조차 없게 만들면 그만이다. 테스트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노즐을 쉽게 교체할 수 있을지, 모발이 잘 마르지만 공기흐름이나 방향이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은지 등 세심한 부분까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테스트하는 것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슨에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없다(직책에 포함된 디자인은 설계를 뜻한다). 모두 엔지니어로서 항상 기능이 우선이며, 디자인은 그 다음이다.
그렇다고 해도 제품이 예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할 텐데 제품이 아름답다고 말해줘서고맙다. 물론 나도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기능과 성능에 초점을 맞추되 불필요한 걸 덧붙이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다이슨 제품의 외관은 원과 선이 단순하고, 다행히 소비자들도 심플함의 미학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 모터 등 내부를 완성한 다음에는 외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작은 형태부터 가장 큰 형태까지 3D 프린터로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친다. 만약 버튼이 너무 컸다면 지금처럼 사랑받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 순수하게 미적 디자인만 담당하는 직원은 없다. 외관 역시 엔지니어들이 설계한 결과다.
한국이 다이슨에서 가장 중요한 상위 10개 시장 중 하나라던데 무슨 소리! 한국은 톱 10 이상의 우선순위에 든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뷰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엔지니어로서 한국에서 보다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LED 마스크, 진동 클렌저 등의 뷰티 디바이스를 개발할 가능성은 없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3년 전만 해도 진공청소기로 알려져 있던 다이슨이 헤어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겠나? 또 어떤 제품이 출시될지 앞으로를 기대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