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기원을 찾아가는 전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의 국내 첫 개인전은 오는 11월 10일까지다. | 다프네 난 르 세르장,개인전,은의 기원,흑백,사진

다프네 난 르 세르장, ‘시선의 정교함 그리고 희귀한 것에 대한 열망’, 2019 다프네 난 르 세르장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 소감은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제대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벅차다. 많은 도움을 준 아뜰리에 에르메스 팀에게도 감사하다. 은의 기원을 찾는 이번 전시 주제는 어디서 왔나 은뿐 아니라 주석, 다이아몬드 등의 천연 광물이 2050년 안에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책에서 읽은 것이 시작이었다. 주로 작품에 아날로그 사진을 활용하는 편인데, 그 역시 은의 부산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은의 기원을 추적하는 일은 사진의 기원을 찾는 여정이기도 하다. 기원을 찾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거나 잊고 있었던 중요한 기억을 되찾는 작업. 은광의 모습을 담은 포토 드로잉 3연작 ‘시선의 정교함 그리고 희귀한 것에 대한 열망’(2019)과 은광과 망막 이미지를 이어 붙인 사진 연작 ‘기억의 확실성’(2019)은 물론 작품 전반에서 불안의 정서가 감지된다 작품 대부분이 단절과 분열의 요소를 갖고 있다. 작품 하나가 여러 개의 피스로 나뉘는가 하면, 하나의 그림 안에서도 서로 다른 원근감과 질감이 얽혀 있어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내면이 분열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반영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은 왜 분열되는가 일단 정치적·경제적 조건마다 개인에게 부여하는 책임과 의무가 다르다. 만약 당신이 회사를 다닌다면 그곳에 남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가족과 친구에게 지는 의무까지. 자신을 서로 다른 상황에 완벽하게 끼워 맞추려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분열이 발생한다. 과거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언가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원에 다가가게 된다. 태어남과 동시에 프랑스로 입양된 개인적 경험이 끼친 영향도 있을 것이다. 작품이 주로 흑백이다 전부 과거의 기억을 품고 있고, 기억은 흑백으로 기록되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사진의 의미는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수많은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생생한 기록이 반드시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는 것은 아니니까. 때로는 사진 한 장보다 초콜릿 한 조각이 더 선명한 기억을 부르기도 한다.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의 국내 첫 개인전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은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11월 1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