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2020년이라니, 이 미래적인 숫자가 코앞에 다가온 현실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 새해를 기다리며 런던 디자인 뮤지엄이 ‘화성’을 주제로 한 전시 <무빙 투 마스 Moving to Mars>를 연다. 인류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더 멀리, 붉은 별로 시야를 확장한 것이다. 나사(NASA)가 만든 푸드 트레이부터 구소련 건축가 갈리나 바라쇼바가 만든 우주선 인테리어까지, 방대한 자료와 오브제가 전시되는 자리. 화성 탐사를 위해 특별히 만든 ‘NDX-1 우주복’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인다. 그렇다고 단순히 화성 탐사 역사를 훑거나 과학적 내용만으로 채운 것이 아닌, 동시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화성에서의 삶’에 대한 디자인적 탐구와 상상을 더했다. 디자인 회사 하셀(Hassell)이 화성 거주지를 위해 디자인한 프로토타입이 실제 크기로 설치되는데, 이 안에는 태양열 블랭킷을 비롯해 런던의 혁신적인 패션 스튜디오 래번(Raeburn)의 ‘뉴 호라이즌’ 컬렉션 의상으로 채워질 예정. 맷 데이먼이 출연한 영화 <마션>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수경 재배 키트를 이용한 농사법도 엿볼 수 있다. 다중감각적인 설치물을 통해 화성의 극한 환경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아득하게 느껴졌던 밤하늘의 별이 이토록 가깝게 우리 곁에 왔다. 전시는 10월 18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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