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브랜드 스쿠, 느림의 미학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순간의 아름다움이 아닌, 일상 속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추구하는 스쿠의 2019 A/W 컬렉션을 만났다. | 메이크업,브랜드,메이크업 브랜드,스쿠,뷰티 브랜드

물기 어린 촉촉함, 어스름하지만 미묘한 컬러가 특징인 스쿠 2019 A/W 컬렉션. (위부터) 톤 터치 아이즈 13, 엑스트라 리치 글로우 크림 파운데이션, 톤 터치 아이즈 01, 퓨어 컬러 블러쉬 115, 가격 미정, 모두 Suqqu. 자연스러운 나뭇결이 살아 있는 은은한 광택의 옻칠 트레이는 모두 Ottott. 어린 시절 고이 접어 소원을 빌었던 종이학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그러데이션 컬러 조합으로 ‘코덕’들 사이에서 공구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스쿠가 국내 론칭을 앞두고 2019 A/W 컬렉션에 <엘르>를 초대했다.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에디터 앞으로 도착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매끈한 광택의 상자에 대한 궁금증을 간직한 채 행사장으로 향했다.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 갤러리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현장은 각국 프레스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스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름답지만 어두운 빛깔, 물기 어린 촉촉함을 지닌 ‘옻칠’에서 영감받은 컬러로 대변됩니다.” 브랜드 담당자의 설명처럼 동양 전통의 칠장 중 하나인 옻칠이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로, 옻나무의 강렬한 검붉은 컬러와 주황빛이 감도는 천연 안료 사이에 존재하는 컬러들이 아이섀도와 립스틱, 블러셔로 탄생했다. 단정 지을 수 없는 어스름하고 미묘한 색조와 세련된 광택의 제품은 우아하고 기품이 넘쳐흐르는 여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컬러 장인’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브랜드답게 베스트 아이템은 단연 아이섀도 팔레트. 이번 컬렉션을 시작으로 소비자의 전폭적인 의견을 반영해 각각의 컬러에 집중할 수 있는 싱글 섀도 ‘톤 터치 아이즈’로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짙은 컬러도 맑게 표현되는 프로스트, 오일이 배합돼 피부에 완벽히 밀착하고 얼룩지지 않는 실크, 투명하고 선명한 펄 입자가 빛에 따라 반짝이는 스텔라 총 세 가지 텍스처로 출시되면서 기존 제품보다 더 무궁무진하게 아이 메이크업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제품 하나하나 틀에 박힌 컬러가 아닌, 안목 높은 소비자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평소 아이섀도를 사용하지 않는 에디터조차 아름다운 컬러에 매료돼 이것저것 눈가에 바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모든 컬러에 그레이 물감을 한 방울을 떨어트린 듯 묘하게 그을린 잿빛 톤이란!    프로스트, 실크, 스텔라 세 가지 텍스처와 고급스러운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 톤 터치 아이즈 론칭 현장. 아이 메이크업의 포인트가 될 세련된 컬러 잉크 리퀴드 아이라이너, 가격 미정, 모두 Suqqu. 이제 옻칠의 매끈한 윤기를 더할 차례. 스킨케어 성분을 담아 촉촉하게 피부를 감싸는 엑스트라 리치 글로우 크림 파운데이션을 쌀알만큼 덜어 쓱쓱 바르면 종일 ‘NO 수정’ 메이크업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톱→ 미들→ 베이스 코트로 진화하는 향수처럼 처음에 발랐을 때는 피부에 즉각적으로 촉촉한 윤기를 부여하고, 3~4시간이 지난 후에는 완벽히 피부에 밀착되며, 7~8시간 후에는 본래 피부가 지닌 유분과 어우러지며 매끄러운 ‘꿀광’ 윤기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메이크업이 지저분하게 무너지거나 들뜨지 않고 소량만 사용해도 피부 결점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피부에 닿기 직전, 눈부터 즐거울 수 있도록 아름답게 디자인된, 묵직하지만 유려한 골드 케이스 역시 “우린 절대 쉽게 만들지 않아”라는 걸 입증하는 듯했다. 역시 말보다는 행동! 컬렉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스쿠가 준비한 2019 A/W 테마인 옻칠도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체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옻칠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점. 스케치를 할 때도 라인을 한 번에 그리는 것이 아닌 한 땀 한 땀 점을 찍어 연결하듯 그리고, 옻나무 진액이 시간이 차차 지날수록 부드러운 윤기를 띠며, 칠을 할 때마다 건조를 위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 점이 브랜드와 일맥상통했다. “꾸준히, 무던하게 품질로 인정받고 느리더라도 타협하지 않는 정신으로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싶다”는 담당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내 앞에 완성된 옻칠 그릇을 마주한 순간, 출장 전 미스터리한 박스에 대한 비밀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칠장을 한 나무와 가구, 그릇은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법. 1회성이 아닌 오랫동안 변함없는 옻칠처럼 스쿠 역시 서두르지 않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위한 브랜드로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