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던 얼굴의 손담비를 뉴욕에서 목격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햇살이 얼굴의 작은 반점까지 낱낱이 비추는 한낮. 무심한 표정의 한 여인이 부산스러운 뉴욕 거리에서 비켜서 있었다. 누가 알아볼세라 옷깃을 여미고 종종걸음을 걷는 여인. 그녀와의 숨바꼭질은 맨해튼 곳곳에서 하루 종일 계속됐다. 60년대 여배우로 가장한 손담비, 우리가 모르던 얼굴의 손담비를 뉴욕에서 목격하다. ::60년대 스타일,고혹적인,매력적인,모브쌩, 미니 골드, 브루노 말리, 엘리 타하리, 월포드, 제이미 앤 벨,미팅,스페셜 장소, 레스토랑, 카페,기념일,데이트, 생일, 스페셜 데이, 축제,모브쌩, 미니 골드, 브루노 말리, 엘리 타하리, 월포드, 제이미 앤 벨,손담비,뉴욕,여배우,맨해튼,엘르,엣진,elle.co.kr:: | ::60년대 스타일,고혹적인,매력적인,모브쌩,미니 골드

1 슬리브리스 레더 원피스는 Eli Tahari, 블랙 브레이슬릿은 Marquis &amp Camus, 스톤 이어링은 Jamie &amp Bell, 러플 디테일 블랙 하이힐 샌들은 Eli Tahari. 2 미니멀한 화이트 코트와 레오퍼드 프린트 블라우스, 캐멀 컬러의 시거릿 팬츠, 캐멀 컬러 스웨이드 오픈 토 부티는 모두 Eli Tahari, 클래식한 프레임의 블랙 선글라스는 Mauboussin, 여러 겹으로 조절 가능한&nbsp 진주 네크리스는 Mini Gold. flash &nbsp 3 골드, 실버, 그레이 등의 시퀸이 글래머러스한 원 숄더 미니드레스는 Eli Tahari. 가느다란 진주 네크리스는 Mini Gold. 4 흐릿한 레오퍼드 프린트와 한쪽 가슴의 비즈 장식이 은근한 브론즈 컬러 슬리브리스 미니드레스는 Eli Tahari. 5 주름 잡은 카라로 멋 부린 카키 컬러 트렌치 코트, 시퀸 장식된 카키 컬러 슬리브리스 미니드레스는 모두 Eli Tahari, 그레이 컬러 스타킹은 월포드, 더블 스트랩의 바이올렛 컬러 메리 제인 펌프스는 브루노 말리.“Free!” 햇살이 분수처럼 퍼붓던 가을날의 뉴욕, 링컨 센터 앞. 손담비는 갑자기 양손을 하늘로 쭉 펴며 뛰어올랐다. 사교 모임에라도 가는 듯 숙녀처럼 차려입고서는, 거리를 가득 메운 관광객들이 쳐다 보건 말건. 그녀는 한 번 더 깡총거렸다. “뉴욕에 오니 가장 ‘원래의 나’ 같으면서 또 가장 ‘다른 나’ 같아요. 이곳과 기질적으로 잘 맞나 봐요. 아까 우리들 중 누군가 ‘건물 모퉁이에서 줄리앤 무어가 담배 피우고 있는 걸 봤다’고 했잖아요. 또 누구는 ‘책을 사려고 계산대 앞에 줄을 섰는데 뒤에 보니 숀 펜이 있더라’고 했죠. 뉴욕은 이렇게 셀러브러티들이 많은 곳, 기명의 도시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사시사철 관광객과 외부인들이 드나드니 철저히 익명의 도시인 것도 같고요.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연예인 손담비, 그 밖의 시간엔 그냥 여자 손담비죠. 그리고 전혀 내가 아닌, 예전에 대중에게는 물론 자신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이를테면, 자신이 누리는 유명세와 부를 버릴 자신이 없으면서 탈출을 꿈꾸고, 그러다 결국엔 다시 자신이 속한 세계로 돌아가는 여배우? 꼭 영화 스토리 같지 않아요? 하하.”이튿날 아침 7시. 겨우 눈을 뜬 해가 슬며시 빛을 뿌리기 시작할 때 손담비와 &lt엘르&gt 일행은 종종걸음으로 소호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스프링 가와 크로스비 가의 교차 지점에 위치한 레스토랑 발타자(Balthazar)가 우리의 목적 지점. 소호의 터줏대감 격인 이곳에서 촬영이 시작됐다. 시선을 허공에 던지며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손담비가 말했다. “나는 혼자 두면 안 돼요. 나가 놀기는커녕 잡생각만 많아지거든요. “취미가 뭐예요?” “좋아하는 게 뭐에요?” 이런 질문에 우물쭈물하는 사람들 있죠? 내가 딱 그래요. 무대 위의 나는 섹시하기도 하고 파워풀하기도 하지만 일상의 나는 무미건조해요. 되게 재미없죠. 사실 사람의 삶이 어떻게 그리 드라마틱하겠어요.” 그래서 무대 밖의 손담비가 언뜻 안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일상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 예를 들면, 어느 클럽에 나타났다는 식의 목격담 같은 게 없으니 말이다. 6 러플이 풍성한 블랙 슬리브리스 블라우스는 Elie Tahari.“흔히 여자들이 서른이 다가오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하잖아요. 올해 스물여덟인데 일 생각밖에 없어요. 서른이 되어도 지금과 비슷할 것 같아요. 그때까지도 일에 집중하고 있을 거예요. 어릴 땐 서른이면 결혼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취업이나 결혼이 늦어지잖아요. 같은 맥락이에요. 스물여섯이 되어서야 데뷔했으니까요.”지금 그녀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표현력이다. “신곡 첫 방송 전에는 너무 예민해져 있어요. 표정까지 거의 정해놓고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 표정이 참 고민이에요. 노래와 춤은 연습하고 익숙해지면 돼요. 그런데 표정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게 어느 정도 있잖아요. 그걸 바꾸고 넓히기가 힘들죠. 내 표현력에 따라 대중이 받아들이는 게 확 달라지고요.” 손담비는 미니 앨범 3집의 노래 ‘퀸’이 사랑을 받았으나 전작만큼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지 못한 점, 무대에서의 표정들이 인터넷에서 패러디된 것 등을 염두에 둔 듯했다. “대중이 나한테 뭘 원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그것만 변주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좀 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사람이 언제나 잘될 수는 없어요. 그걸 감안하고 갈 때, 더 길게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제 ‘그러려니’ 하는 법을 알겠더라고요. 인터넷에 있는 내 얘기를 보고 우스갯소리도 할 수 있죠.”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메디슨 가에 위치한 ‘서레이(The Surrey)’ 호텔로 촬영 장소를 옮겼다. 아침을 거른 탓에 호텔 옆 델리에서 이른 점심을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중. 오믈렛을 절반쯤 먹은 손담비는 조용히 밖을 내다봤다. 사람들은 흔히 그녀가 강하고 차가울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깊숙한 눈동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건넨다. 친해지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리는 그녀이기에 쉽게 풀어낼 수 없을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 사는 대중 스타지만 아직 그녀는 대중과 완전히 친해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소통 창구가 다양해진 세상에선 두 갈래 길이 있는 것 같아요. 아예 나를 다 보여주거나 오히려 꽁꽁 싸매거나. 그동안 나는 안 보여주기만 했던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데다 그렇게 말 주변이 좋지도 못해요.” 7 심플한 실루엣에 러플 디테일로 악센트를 더한 다크 그레이 컬러 코트는 Elie Tahari.?일을 하다 보면 거기 맞춰서 성격이 만들어지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생각도 들고. 뭐든지 정확한 게 좋지만 일할 때는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특히 사람들끼리 같이 하는 일인데, 나 혼자서만 정확한 사람이겠다고 타협을 안 하면 나도 힘들고 같이 하는 이들도 힘들게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거죠.”퍼레이드 때문에 맨해튼 곳곳이 통제되는 통에 한참이나 길을 뱅글뱅글 돌았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로 넘어가 센트럴 파크 근처에 잠시 차를 세웠다. 손담비는 다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얼른! 얼른!” 촬영이 끝나면 으레 찍는 단체 사진과는 달랐다. “‘사람’에 대해 한참 생각하는 중이에요. 내 주변 사람들,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앞으로 또 알게 될 사람들…. 사실 나는 대인관계가 좁다 못해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예요. 혼자서 다 하려는 편이었거든요. 어찌 되든 간에 내가 해결하고 내 힘으로 잘해 보려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혼자 다하기는 힘들다는 걸 깨달았어요. 덜컥 외롭기도 하고요. ‘시간이 지나면 내 곁에 누가 있을까…?’ 이런 상상도 해봤어요.” 그녀는 사람의 중요성을 정서적인 면에서도 느끼지만 실질적인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커리어에 있어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하는 시점, 그녀는 다양한 선택 앞에 조언을 듣고, 가능성과 추이를 가늠해 보고 싶어한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이 ‘내 생각이 맞아? 그쪽은 아니야?’ 이거예요. 지금 난 성장 과도기 같아요. 방향을 잘 정해야 하죠. 작품을 많이 보고 있어요.”연기. 손담비는 이것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여러 번 표현했다. “엄정화 선배가 롤모델이에요. 연기와 노래, 두 가지 커리어를 너무나도 잘해 오고 있잖아요. 두루뭉술한 것도 아니고, 정확히 분리된 두 가지 이미지, 두 개의 영역으로요.” 어느새 해가 발그레 하게 하늘에 번지는 늦은 오후, 센트럴 파크를 가로지르며 싱긋 웃는 그녀에게 60년대 이탈리아 여배우 모니카 비티의 얼굴이 보였다. 금방이라도 “Ciao, Manhattan!”이라 말할 것 같은 얼굴이. 8 퍼가 트리밍된 슬림한 실루엣의 블랙 스웨이드 코트, 심플한 절개선의 블랙 레더 슬리브리스 미니드레스는 Elie Tahari. 빅 프레임의 블랙 선글라스는 Maubroussion,진주 귀고리는 Jamie &amp Bell. 9 어깨에 퍼가 장식된 블랙 슬리브리스 롱드레서, 벨벳과 레이스를 사용한 블랙 오픈 토펌프스는 모두 Elie Tahari, 빈티지골드 이어링은 Jamie &amp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