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받은 하체
하체비만인 사람들은 엉덩이와 허벅지 살 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공감한다. 마른 상체만 보고는 ‘뺄 살이 어딨어~’라는 주변 지인들의 핀잔 섞인 반응도 어느 순간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렇다, 에디터는 저주 받은 하체의 소유자다. 중학교 때는 별 생각이 없었고, 고등학교 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교복이 바지였다. 성인이 되어, 그리고 ‘잡지 에디터’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부터 유독 하체에 대한 불만족도가 커졌다. 그 이후로 무릎 위로 올라오는 치마나 바지와는 영원히 바이바이. 왜 이렇게 상체와 하체 불균형이 심해졌을까 심각하게 고민도 해봤지만 딱히 원인을 알 수 없었다.

15년 다이어트, 9년 필라테스의 역사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165cm에 49~50kg를 유지하던 비교적 마른 몸매였던 에디터. 물론 그 당시에도 하체가 튼실했던 걸 생각한다면, 남들이 보기에 상체가 얼마나 말라보였을지 짐작이 갈 터. 기나긴 다이어트 역사의 시작은 대학교 3학년, 자취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동틀 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불규칙한 수면 습관으로 인해 금세 60kg에 육박하게 된 것. 하루 섭취량을 1200kcal로 제한하고 매일 같이 3시간씩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며 빡세게 살을 뺐다. 그렇게 다이어트가 끝이 나는 줄 알았건만, 문제는 취업. 풍성한 야식 메뉴와 책상 위 즐비한 간식거리들이 나를 유혹했고, 한창 제한적인 양만 섭취하던 내 몸은 그 모든 칼로리를 그야말로 ‘쫙쫙’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다시 내 몸무게는 60kg로 돌아갔다. 그 타이밍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논현역에서 양재역까지 당시의 남친 손을 붙잡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같이 걸어 다닌 결과, 나도 모르는 새 8kg가 훅 빠졌다. 스트레스 없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기쁨을 좀더 오래, 아니 죽을 때까지 평생 누리고 싶어 퇴근길 중간쯤 있는 헬스클럽에 무작정 찾아갔고, 살을 더 이상 미친듯이 빼고 싶지는 않고 그냥 여기서 더 찌지 않도록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그게 나의 첫 필라테스와의 만남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필라테스를 시작해 지금껏 거의 9년동안 규칙적으로 운동해왔다.
그 시점에 단순히 하체만 통통한 것이 아니라 어깨가 안으로 굽었고, 발 안쪽 아치가 무너져 있으며, 골반 및 척추가 구석구석 틀어져 있음을 깨닫게 됐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안으로 잔뜩 굽은 어깨가 펴지는 게 느껴졌고 복근도 조금 보이기 시작했으며 오래 앉아있는 직종인 걸 감안했을 때 엉덩이도 꽤나 위로 올라 붙는 걸 느꼈다. 자이로토닉도 병행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더라! 식습관은 여전히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고, 야식은 입에도 안 대며, 술도 1년에 한두 번 마시는 게 전부. 하루에 1만보 이상을 걷기 위해 운전하는 걸 무척 좋아함에도 차를 안 사고 뚜벅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데다 일주일에 한두 번 꼴로 필라테스까지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53~54kg에서 절대 변함이 없더라는 거다! 대체 왜? 이런 생활을 이토록 오래 하고 있으면 양심상 1kg 정도는 빠져야 정상 아니냔 말이다.

생애 최초 전신 주사 시술, P&P를 만나다
결혼을 앞둔 후배 기자가 린클리닉에서 ‘P&P 주사’라는 걸 맞고 드라마틱한 효과를 봤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트레스 안 받고 먹는 것만 조심했을 뿐인데 고민이던 팔뚝 둘레가 무려 3cm나 줄었다니, 보톡스 맞는 것 조차 무서워 딱 한번 맞고는 그 뒤로 모든 주사 시술에 NO를 외치는 나지만 이 죽일 놈의 하체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 바로 린클리닉으로 향했다. “체형불균형으로 인한 셀룰라이트는 근막을 포함한 피하조직의 유착이 원인이예요. 자가혈 재생인자와 고농축 영양인자를 주사해 개선시키는 원리죠.” 김세현 원장의 설명을 듣고 철저한 사전 검사에 들어갔다. 인바디 체크는 기본, T팬티만 입은 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360도로 몸을 돌려가며 부위별 사진을 찍는 ‘눈바디’ 체크, 부위별 둘레 사이즈 측정.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피검사, 심전도 검사, 자율신경(교감-부교감 신경) 측정 검사, 심지어 걸을 때 발바닥 및 전신에 고르게 압력을 주고 있는지 보기 위한 최첨단 보행 검사에 팔뚝과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부위의 피하지방이 정확히 몇 cm인지 보기 위한 초음파 검사까지!!

과학적인 검사를 위한 린클리닉의 보행 검사 시스템.
“오랜 시간 필라테스를 하면서 체형을 교정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오히려 그게 독이 된 것 같아요. 어깨가 안으로 말려 있다고 생각해 자꾸 상체를 뒤로 젖히고는 턱은 아래로 땅기려는 습관이 무의식 중에 생긴 것 같아요. 어깨를 젖히려고 하니 아래로 내려와야 할 흉골이 들려 새가슴이 더 심해졌고, 몸의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있어 허벅지 뒤쪽은 짧아지고 허벅지 앞쪽만 튀어나오고 있어요.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까지 힘을 받쳐주질 못하니 당연히 종아리로 하중이 쏠려 종아리 부피감이 커지는 결과를 낳고… 와우, 이거 정말 대공사겠는걸요!” 김세현 원장의 말을 듣고 있으니 내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을 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은 체형과 앞으로 말린 어깨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온몸은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는 검사 결과에 여실히 드러났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비중이 6:4 정도여야 정상인데 에디터는 9:1 정도의 비율로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있던 것. 정작 갑상선 지수는 다소 낮아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몸 컨디션을 뒷받침해줄 에너지는 없는 상황. 체형도 체형이지만 내 몸의 검사 수치들이 나의 무기력함까지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상하체 불균형도 피하지방의 두께에서 드러났다. 엉덩이 옆쪽 승마살의 피하지방 두께는 약 3cm인데 비해 팔뚝 뒤쪽의 피하지방 두께는 약 1cm, 복부 피하지방 두께는 무려 1cm도 채 안 될 만큼 얇았던 것. 그럼에도 아랫배가 나와보였던 건 모두 앞으로 쏠린 체형 때문!
“올바른 운동이라기 보다는 왼쪽으로 틀어졌으니 그 부위는 오른쪽으로 힘을 줘서 억지로 밸런스를 맞추고자 하는 ‘보상’이 강했던 거에요. 곧은 체형으로 교정을 시키면서 그 부분의 염증성 셀룰라이트까지 해소하는 P&P 주사를 전신에 맞도록 해요. 로봇처럼 딱딱한데 그마저 틀어진 어깨에서 팔뚝 라인, 틀어진 골반이 낳은 엉덩이 바깥쪽으로 부피가 커져 생긴 승마살 등에 집중적으로 더 좋은 성분을 주사하고, 체외 충격파 시술을 통해 근막을 풀어준 뒤, 더 정확한 체형 교정 운동에 들어가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할게요.” 김세현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P&P 주사는 자가혈 시술에 재활치료를 접목시켜 오직 린클리닉에서만 받을 수 있는 시술 프로그램. 근막의 긴장감을 해소해 모든 신체 조건과 컨디션의 근본을 이루는 골격을 바로잡으니 유착되고 틀어진 부위에 쌓인 지방층의 부종이 자연스레 사라지는 원리다. 타고나길 부종이 심하거나 잦은 체중 변화로 셀룰라이트가 심해졌거나,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에 종사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정기적으로 시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특히 에디터처럼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별도의 시간을 내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앉아있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이 거북목이 돼 버린 경우엔 이보다 더 완벽한 시술은 없어 보였다.

프라이빗하고 안락한 느낌의 린클리닉 케어룸 전경.
전신 주사도, 체외 충격파도 신세계
그렇게 난 침대에 누웠다. 전신에 주사하기 위한 자가혈을 얻어야 하니 피도 꽤 많이 뽑았다. 그리고 린클리닉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전문적인 운동 센터 ‘엑서프리센터’의 소장님이 직접 내 몸을 구석구석 촉진해가며 수천개의 점을 찍어 나가기 시작했다. 이 점에 모두 주사를 맞는다고? 심지어 어깨 부위는 올바른 자세에서 맞아야 하기 때문에 수면 마취에 들어가기 전, '맨 정신'에서 수백 샷의 주사를 맞는다고…?! 주사 바늘은 무척 가늘어 찌를 때 따끔하는 느낌 정도였으나 주사 액이 들어갈 때의 그 기분 나쁜 뻐근함을 잊지 못한다. 그냥 ‘빨리 재워 달라’고 빌고 싶었을 뿐! 그 다음엔 기억이 없다. ‘하나, 둘, 셋….. 네…엣, 다서어…..엇……’ 그렇게 자고 일어나니 목부터 발목까지 전신에 테이핑이 돼 있었다. 부드럽게 풀어진 근막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테이핑을 통해 가장 올바른 위치에 고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전신에 군데군데 피멍이 들어 무더운 여름날 소매가 긴 반팔 티를 입어야 한다는 게 애로사항이었을 뿐 약간의 뻐근함 외에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딱히 없었다.

100% 리얼! 수천샷의 P&P 주사를 맞은 뒤 이처럼 전신 테이핑이 된 채 병원을 나설 수 있었다.

가지런히 정돈된 린클리닉의 시술기구들.
시술 바로 다음 날 느낀 효과는 아침마다 나를 괴롭히던 불쾌한 어깨 통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져 무척이나 가볍게 느껴졌다는 것.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체외충격파 시술이 3회가량 이어졌다. 체외충격파에도 방사형과 집중형, 두 가지가 있는데 첫번째에는 근막에 들어간 주사액이 더 잘 퍼져 나가도록 침투력은 얕으나 말 그대로 넓게 방사되어 퍼져나가는 ‘방사형’ 충격파가 이용됐고, 그 이후 두 번의 시술에서는 작용하는 범위 자체는 좁으나 침투력이 깊은 ‘집중형’ 충격파가 이용됐다. 개인적으로는 집중형 충격파 시술의 통증이 더 컸다. 지금껏 전혀 느껴 본 적 없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유형의 근육통. 하지만 충격파 시술을 받을 때마다 전신 사우나를 하고 나온 것처럼 개운했고 무엇보다 다음 날 일어나 거울에 비춰본 내 다리 라인이 유난히 슬림해져 있음을 느꼈다. 같은 바지를 입어도 미묘하게 헐렁해 진 걸 느꼈다. 부디 기분 탓이 아니기를 바라며 사이즈 측정 및 전신 사진 촬영 등 시술 전 받은 검사를 다시 한번 받기 위해 린클리닉을 찾았다.

네? 엉덩이 피하지방 단면 두께가 1cm 줄었다고요?
놀랍지만 사실이다. P&P 주사를 맞고 체외충격파 시술을 3회 받은 뒤의 검사 결과는 ‘하체 포기자’로 살아온 나에겐 실로 놀라웠다. 우선 체중은 크게 줄지 않았다. 1kg 감소. 놀라운 건 실제 사이즈가 확 줄었다! 줄자로 잰 둘레를 비교했을 때 1cm 정도 확연히 차이가 났던 양쪽 종아리의 두께가 비슷한 수치로 맞춰져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초음파로 잰 피하지방 단면의 실제 두께를 보기로 했다. 엉덩이 바깥쪽 승마살 부위는 1cm, 팔뚝 뒤쪽도 1cm, 원래 살이 없던 복부는 더더욱 피하지방 두께가 얇아져 있음을 초음파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민이던 부위의 피하지방 단면 두께가 평균 50% 감소한 것! 사실 말이 쉬워 1cm이지, '하비'들에게 한달 안에 지방층 두께 자체가 손가락 한 마디만큼 빠져나갔다는 건 기뻐서 기절할 일! 단면의 두께가 1cm씩 감소했으니 실제 둘레는 얼마나 줄었을지 각자 상상에 맡기겠다. 체외충격파 시술을 받으면서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해 ‘평소처럼 가볍게 걷는 것’ 외에는 운동량이 거의 전무했던 상황이었음에도, 바지가 묘하게 커진 것처럼 느껴졌던 건, 바지가 늘어난 게 아니라 실제 내 복부~엉덩이 둘레가 확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거북목에 새가슴을 자랑하던 틀어진 체형이 교정되니 당연히 자율신경계 검사 결과 또한 개선돼 있었다. 9:1 정도였던 교감-부교감 신경 비율이 7:3 정도로 맞춰져 있던 것.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갑상선 수치가 낮은 편이라 이를 바로 잡아주는 서플먼트, 자율 신경계의 발란스를 맞춰주는 서플먼트, 수치가 낮아도 너무 낮았던 비타민 D 등을 꾸준히 섭취하면서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개선하고, 긴장됐던 근육들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교정 운동에 들어가야 할 단계입니다.” 다른 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 스파룸 같은 1인 시술실과 관리실에서 느낀 안락함, 부모님 외에 누가 내 몸을 이토록 세심하게 챙겨줄까 싶을만큼 의료진들에게 느꼈던 감동까지…. 주사 시술에 다소 거부감과 공포를 갖고 있던 나에게 P&P는 정말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김세현 원장의 체계적인 프로그램 설계에 따라 이제 체형 교정 운동에 돌입할 단계! P&P 주사를 통한 ‘하비’ 탈출 후기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 체형 교정 운동 후기 2탄과 함께, P&P 주사가 아닌 전혀 다른 시술을 통해 다이어트에 도전한 디지털 뷰티 에디터의 생생한 후기도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