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째주 영화, 네 멋대로 즐기기] 가디언의 전설, 부당거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햇살 가득한 가을이다. 야외로 떠나지 못한 게 아쉬워 극장을 찾았다고 해도 그냥 아무 영화나 골라서는 안 된다. 알짜 정보없이 영화 전단지나 뒤적이며, 영화를 선택하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붕어빵으로 평점까지 매겼다. 심심할 때 슥 한번 훑어봐도 좋고,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이 있다면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가벼운 조언이다. |

고양이 세수 : 명나라 시대, 달마 유해를 차지하기 세상이 혼란에 빠진다. 흑석파 일당 정징(양자경)도 이를 쫓지만, 살인에 회의를 느낀 후 얼굴까지 성형하고 새 인생을 살아간다. 결국 흑석파의 우두머리 왕윤(왕석파)과 그의 패거리들이 그녀를 찾아낸다.고양이 기지개 : 오우삼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은? 바로 비둘기다. 의 총싸움 신이나 비둘기의 시선으로 의 전쟁을 조망하던 것을 생각해 보자. 하나 이번 만큼은 '비둘기 미학'은 없다. 여전히 는 있다(정우성과 양자경은 모든 성형 수술한 것으로 나온다). 정우성의 과거와 비밀이 나름 반전으로 제시되지만, 그걸 예상 못하는 관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부로 나오는 양자경과 정우성은, 아무리 최면을 걸어도 연인보다는 이모와 조카 관계로 보인다. 그보다 놀라운 건, 중국어(!)를 하는 정우성의 연기가 보다 낫다는 사실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중국판 라고? 설마! 에 이어 또 회춘한 '예스 마담' 양자경 언니에게만 올인. 고양이 세수 : 냉혹한 마피아 대부 찰리(장 르노)는 조직을 은퇴하고자 한다. 아내와 아이에게 헌신하며 조용히 남은 여생을 보내고자 하지만, 주차장에서 22발의 총을 맞고 쓰러져간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임모탈(불사신)'이 되어 복수를 감행한다.고양이 기지개 : 제작진의 느와르'라는 문구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 한마디로 당신은 낚인 거다. 이미 극장에 들어왔다면 나갈 방법도 없고, 얼른 팝콘에 영혼을 맡기고 인생의 쓴맛(!)을 즐기면 된다. 제목은 나름 멋있으나 알고 보면 뻔뻔하다. 22 발의 총알을 맞고 살아 남는다는 가정부터 심상치 않다. 의 상상력이 모든 걸 망쳐 놓은 셈이다. 지옥에서 돌아온 전사는 우마 서먼 하나로 충분하다. 아직도 장 르노를 보며 (1994)을 떠올리는 관객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외로운 킬러보다는 가족의 수호신(의 폭력 아빠 브라이언)에 가깝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프랑스 액션의 할리우드화. 좋다. 하지만 "내 가족은 건들지 마라!"는 가족주의 정서마저 이식해 온 건 너무하잖아. 고양이 세수 : 서른두 살, 동갑내기 친구 지흔(추자현)과 경린(한수연)의 사랑이야기. 출판사 직원 지흔은 홧김에 저지른 사고로 모든 것을 잃고, 경린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된다. 경린이 남편의 직장 후배와 바람을 피는 사이, 지흔은 경린의 남편 명원(정찬)에게 빠져든다.고양이 기지개 : (2003)가 서른 살을 앞둔 여성들의 이야기(결혼과 일에 관한 고민)였다면 이번 영화는 '참을 수 없는 사랑과 갈증'으로 다시 삶의 의미를 캐묻는다. 일단 결혼부터 저지르고 나면 만사형통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내조의 여왕'이 되는 고통도 수반되는 법. 대한민국 여성들이 '서른 즈음에' 느끼는 혼란은 몇 년이 흘러도 나아질 게 없다. 여전히 현실은 퍽퍽하고, 산다는 건 뭐든 내 맘 같지 않은 법이다. 그래서인지 은 미친 듯이 술을 마신다. 모든 장면이 폭탄주를 빤 것처럼, 취하고 또 취해 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해장국이 땡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가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샤'의 대결이라면 은 "두산 VS LG"의 야구다. 스포츠는 품절녀의 필수조건! 고양이 세수 : 녹색 행성 플래닛 51에 갑자기 지구인 우주조종사 척이 찾아온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환영은 아니라 흉악한 외계인 취급을 받으며 군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도망자 척은 천문관측소에서 일하는 청년 렘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고양이 기지개 : 컨셉트는 간단하다. 인간도 에이리언처럼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어느 행성에서는) 지구인도 외계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의 우주전사 버즈처럼 뺀질한 지구인 척이 의 리메크 족과 외모가 흡사(좀 더 착해 보임)한 플래닛 51의 친구들을 만나는 순간부터, 어디선가 본 이야기로 넘쳐 난다. (1951)과 (1982)를 패러디해서 인간과의 첫 만남이나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웃음 포인트로 활용한다. 강아지로 에이리언과 똑같이 생긴 생명체가 나오는 건 폭소를 자아낸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드림웍스의 역발상 패러디와 픽사의 활기찬 캐릭터에 익숙한 탓에, 녹색 귀염둥이들이 뭘 해도 밋밋하다. 근데 녀석들은 왜 바지를 안 입지? 고양이 세수 : 바흐가 세상을 떠나고 50년 후, 멘델스존은 우연히 푸줏간에서 고기를 싸준 종이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 악보를 발견한다. 그 한 장의 악보로 이후 위대한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게 된 바흐의 음악이 세상에 공개되는 사건이 벌어진다.고양이 기지개 : 다음 사항에 해당되는 분들은 이 영화를 놓쳐서는 절대 안 된다. 1. 바흐에 대한 열광적인 팬이다. 2. 음악영화를 사랑한다. 3. 실험영화 광이다. 4. (전주영화제 덕분에) 스페인 정치 영화의 거장 포르타베야를 알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음악영화나 분명한 내러티브가 존재하는 극 영화라 예상해서는 안 된다. 극 영화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자유롭게 오가는 이 실험영화는 결코 가볍거나 편안한 영화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거대한 이야기가 끝났을 때 온몸에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묵직한 감동이 몰려온다. 그러니 팝콘은 과감히 생략하자.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스스로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노를 보면, 살아 숨쉬는 생명체처럼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고양이 세수 : 타이토 숲의 부엉이 소렌은 아버지가 들려 준 가디언의 전설을 믿으면 살아간다. 우연히 비행연습 중 나무 위에서 떨어진 소렌과 형 클러드는 메탈 비크의 순수 혈통파 일당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탈출에 성공한 소렌은 전설의 가디언을 찾아 떠난다.고양이 기지개 : 펭귄, 쥐, 곰, 드래곤, 이제 심지어 올빼미까지 등장했다. 일단 동물이 스크린에 등장하면 본전은 뽑고 보니, 탁월한 선택이다. 캐서린 래스키의 판타지 소설 은 과 의 감독 잭 스나이더를 거치면서 또다른 수퍼 히어로물로 탄생했다. 의 올빼미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결코 아니다. 소렌의 힘찬 비행이 와 의 계보를 잇는다면, 소렌의 여행은 과 의 산물이다. 뼛속까지 '워너'의 전매특허다. 이런 영웅담에 꽤나 질렸다고 해도 시각적 즐거움만은 거부할 수가 없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반드시 IMAX 3D로 소렌의 '비행'을 감상해야 한다. 남친에게 귀염둥이 소렌 피규어를 사달라고 떼 쓰는 것도 잊지 말 것. 고양이 세수 : 경찰청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연쇄살인사건을 종결 짓고자 한다. 이 사건을 담당한 광역수사대 최철기(황정민)는 스폰서인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사건을 마무리하지만, 뜻밖에도 검사 주양(류승범)과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사건이 꼬인다.고양이 기지개 : 엔 좋은 놈, 멋진 놈이 있었지만, 의 꾼들은 모조리 교활하고 악독하다. 류승완의 가 남긴 명언처럼,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가 돋보이는 것은 눈요깃거리 다찌마와(격투 신)가 없기 때문이다. 처럼 비열하게 표현하자면, 는 류승완 영화 같지 않은 영화다. 그래서 가장 자연스럽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발라냈더니, 진정한 스타일이 생겨났다. 그의 영화가 지닌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 영화가 피를 바닥에 흘리며 반증한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이 분노의 주먹과 꼴통 정신으로 끝장을 봤다면 는 세치 혀와 곤조로 비열하게 날름거린다. 고양이 세수 : 광고 음악 작곡가 하비(더스틴 호프만)는 딸 결혼식을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그러나 느닷없이 해고 통지를 받으면서 여행에 암흑이 밀려온다. 우울함을 달래러 카페에 들렀다가 공항에서 일하는 케이트(엠마 톰슨)와 뜻밖의 시간을 보낸다.고양이 기지개 : 사랑에 실패한 뉴욕 남자와 소심한 런던 여자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NY+LONDON=?) 이 중년들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는 스토리는 다소 뻔하지만,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은 것이 이 영화의 힘이다. 그런데 조엘 홉킨스는 누구지?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조엘 홉킨스(1970년 런던 태생)는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럼에도 (2001)이후 두 번째 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물론 전적으로 배우의 영화다.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이라면, 연기력과 존재감에 대해서 어떤 의심도 던질 필요가 없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 런던 관광 영화가 분명하다. 도대체 날씨 안 좋은 런던에서 뭘 하나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커플의 산책 코스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