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지음 맛공방 │ 조은희·박성배   」 박성배 수석연구원과 조은희 방장. 이 콤비는 6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맛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진지하게 맛을 연구해 온 두 사람, ‘온지음 맛공방’의 조은희 방장과 박성배 수석연구원을 마주하면 그런 질문이 물음표처럼 둥실 떠오른다. ‘온지음’은 레스토랑인 맛공방뿐 아니라 옷과 주거까지 고민하는 옷공방, 집공방으로 꾸려져 있다. 기존의 맛공방이 손님을 맞는 테이블이 하나뿐인 연구소처럼 존재했다면 4층의 널찍한 주방으로 공간을 옮긴 지금은 조금 더 우리가 상상하는 한식당에 가까운 모습이다. 한식의 결정체나 정수를 전하는 첫 번째 책 <온지음이 차리는 맛>에 이어 3년 만에 낸 새 책 <찬 Chan>이 77가지 반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변화 흐름의 연장선일 것이다. “아무리 현대화했다고 해도 일품요리를 일상적으로 해먹기는 쉽지 않죠. 나도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요리책을 만들려고 했어요. ‘찬’은 밥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식 문화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궁중 음식과 반가 음식을 오랜 시간 전수받은 조은희 방장의 이력에 조금 긴장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면 아기자기한 설명과 현대적 디자인에 놀라게 된다. “젊은 사람들의 감성에 맞추고 싶었어요. 사진도 재료가 정직하게 드러나도록 촬영했고요. 온지음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요리만큼이나 함께 나온 반찬에 감동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온지음에 합류하기 전 신라 호텔 ‘서라벌’의 주방을 지켰던 박성배 수석연구원의 말이다. 책을 펴낸 마음은 같다. 흔히 한식은 상을 차리기 번거롭다고 생각하지만, 만들어두고 조금씩 꺼내 먹을 수 있는 반찬은 사계절에 걸맞은 제철 재료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추억의 음식을 회상하는 게 맥도날드 햄버거라면 조금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묵직한 한마디다.   여름의 기운을 물씬 풍기는 애호박을 활용한 월과채와 가지 깻잎 버무리. 온지음 맛공방에서 사랑받은 77가지 찬을 담은 책 <찬 Chan>. 온지음 맛공방의 코스 요리 가격은 1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한다.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그러니 8월 2일까지만 진행하는 ‘백반 팝업 스토어’부터 시작하는 건 아주 똑똑한 접근법이 될 것이다. “책에 나오는 찬 몇 가지와 밥과 국만 한 상 차렸을 뿐인데 감동받고 떠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껴요.” 오늘도 25명의 점심을 차려내고 막 올라온 조은희 방장은 피곤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한식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미식에 호기심을 가진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다. “예전에는 살기 위해 먹었다면, 지금은 식문화를 즐기고 체험에 대한 욕구를 충족하는 게 중요해졌지요. 음식뿐 아니라 식기와 공간까지 현대적으로 계승된 한식을 즐기길 바랍니다.” 해외나 국내로 미식 답사를 떠나고, 좋은 책까지 공유하면서 서로 북돋우며 공부해 나가는 두 사람이 서 있는 풍경은 정겹다. 그렇다면 이 콤비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뭘까? 이것 하나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는 마법의 반찬! “마침 저희 할머니 레서피가 있어요. 고추장에 꿀을 넣고 무치는 씀바귀무침이죠. 저희 어머니도 만드셨고, 저도 저희 아이들에게 해줘요. 처음에는 쓰다고 안 좋아하던 사람들도 잘 먹더라고요. 계절에 따라 문어나 소라를 넣기도 하지요.” 바로 답이 나오는 박성배 수석연구원에 반해 조은희 방장은 조금 더 고민 끝에 답한다. “추억의 음식은 멸치쪽파무침이에요. 어머니는 항상 멸치를 조리는 대신 살짝 볶은 다음 먹기 직전 간장에 무치시곤 했어요. 좋은 멸치를 즉석에서 무치면 얼마나 윤기가 자르르 흐르면서 맛있는지 몰라요. 아, 그리고 더덕잣소스무침도 인기가 많지요. 땅콩을 갈아서 부치는 땅콩전도 ‘나 땅콩이오’ 하는 느낌이라 별미고요.” 역시 하나만 고르는 건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