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음악이 묻혀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양방언의 음악을 듣다보면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건 숲에서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남녀의 슬픈 이별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양방언,음악,아티스트,레스토랑, 카페, 축제, 파티, 행사, 평상,일상,무대,행사,음악,우여곡절,악기,사운드,엘르,엣진,elle.co.kr:: | ::양방언,음악,아티스트,레스토랑,카페

양방언의 음악을 듣다보면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건 숲에서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남녀의 슬픈 이별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그 이미지가 서사적이라는 거다. “피아노가 베이스가 되는 인스트루멘털 음악을 하면서도 전 음악에 스토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이 곡 안에 어떤 우여곡절이 있다, 딱 정해놓는 건 아니지만 ‘썸씽’은 있어야죠.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음악은 제게 힘들어요.” 양방언에게 서정이 있다면 그건 이야기에서 비롯된 서정이다. 맥락 없이 막연하게 떠오른 부유물 같은 서정은 어울리지 않는다. 음악처럼 그도 워낙 이야기가 많은 인간이다. 조총련계 학교를 다닌 재일교포, 신의주 출신 어머니와 제주도가 고향인 아버지, 모두 의사와 약사인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의사 출신 뮤지션’이라는 꼬리표. 그는 그 사실들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것들이 지금의 양방언을 있게 한 것이 맞다. 그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옮기다 이번에는 글에 담은 것이 에세이 다. “제 삶과 음악 이야기를 담백하게 하려고 노력했죠. 4개월 간 하루 1~2시간씩 틈틈이 썼어요. 제가 이제 50살이고 음악을 한지 30년 됐거든요. 한국 활동을 한 건 10년째고. 평소 뒤를 잘 돌아보지 않는데 거의 처음으로 지나온 날을 생각했어요.” 10, 30과 50. 딱 좋은 숫자들이다. 짝수와 홀수의 안정적인 결합. 이전 단계의 잠정적 완성과 다음 단계로의 출발이 공존하는 숫자들의 기막힌 조합. 그는 책의 맨 첫 장을 할애한, 아버지가 주신 이름에 대한 설명을 인터뷰에서 반복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접하라는 의미의 ‘나라 방(邦)’. 태생적으로 그는 정신적 노마드이자 경계인의 숙명을 안고 태어난 거다. 하지만 그는 경계를 넘을까 말까 고민할 시간에 과감하게 양쪽을 뛰어 넘나드는 사람이다. 일본과 한국, 서양 악기와 동양적인 사운드, 현실과 상상, 의학과 음악. 주변인으로 남기는커녕 앞만 보고 달리는 프론티어다. 그의 활동은 왕성하다는 말로는 부족해 다작에 가깝다. “감성의 창문이란 게 있어요. 그걸 열어두려고 노력해요. 온갖 자극과 영감이 쉽게 들어오고 나가게. 70세 넘은 임권택 감독님과 철저한 실사 영화 작업을 하다가 자극을 받고, 그 자극을 갖고 가상인 게임 세계로 넘어가고. 20대 젊은이들에게서 또 자극을 받고 다른 곳으로 가는 거죠. 한곳에 머무는 건 싫어요. 이런 게 양방언인 거 같아요.” 어느 날 양방언의 음악이 180도로 바뀐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겠다. 섬머소닉에서 욘시의 공연이 끝내줬다고 말하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욘시의 월드 투어 세션으로 한국에 올 수도, 미끈하게 빠진 옷을 입고 세련된 팝 밴드를 결성할 수도 있는 거다. 새삼스레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달콤한 가사를 쓰지 말란 법도 없다. “크로스오버 뮤지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로 불려요. 맞죠. 근데 그건 순간을 담는 ‘사진’ 같은 거예요. 한 곡, 혹은 어느 시기의 음악을 듣고서 한 단면만 보는 거죠. 사람은 변하잖아요. 제 음악을 계속 들어주면 좋겠어요.” 얼마든지. 그가 변한다면 더없이 환영이다. 그게 단순 변화든 진화든 이야기는 더 쌓여갈 게 틀림없다. 그러다 언젠가 서점에 슬며시 놓여 있는 양방언의 두 번째 에세이를 발견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HIS ALBUM양방언의 대표 앨범 31 (1995)주로 팝 음악 작업을 해오던 그는 암스테르담 콘서트허바우 관현악단의 연주회에서 크게 감동을 받은 뒤 클래시컬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들어간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됐다. 5년 여만에 꿈을 현실화한 앨범. 1997년 일본에서 먼저 발매됐다. 2 OST (2008)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녹음은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요조가 부른 주제곡을 비롯, 22곡이 3년 여에 걸친 작업 끝에 완성됐다. 양방언의 정식 게임 음악 도전작. 3 (2009)5년 만에 발매된 여섯 번째 솔로 앨범이자 가장 최근작. 그야말로 ‘Back to The Basics’. 그간 활용해온 동서양의 온갖 악기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피아노와 현악기만 남겼다. 웅장한 사운드, 대륙적인 상상력 대신 간결하지만 깊고 성숙한 음악으로 내면을 움직인다.*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