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모쿠의 새로운 기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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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만의 온전한 서재가 생긴다면 꼭 들여놓고 싶은 가구가 있다. 일본 가리모쿠(Karimoku) 사의 '가리모쿠 60' 컬렉션이다. 물론 스타일은 취향의 문제가 관여하겠지만, 실용도 측면에선 몇 가지 명백한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일단 아담한 가구의 크기다. 한국인들이 미국 가구보다 유럽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 주거 공간에 적합한 '크기와 비례' 때문이다. 가리모쿠 60 컬렉션은 우리보다 더 아담한 공간을 규모 있게 스타일링하는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닮아 평균 10센티미터 이상 축소된 크기를 지녔다. 모든 벽면을 책장으로 가득 채우고 미국식의 커다란 가구를 배치하는 것만큼 답답한 상상은 없다(물론 서재가 대저택의 그것만큼 무지하게 크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미니어처를 연상케하는 가리모쿠 60의 가구를 서재에 세팅하면, 천장고 240센티미터를 넘나드는 중산층의 보통 아파트에선 분명 공간이 확대되는 효과를 발할 것이다.두 번째는 군더더기 없는 마감의 문제다. 물론 가리모쿠 60은 미니멀이 아닌 60년대 빈티지 가구의 재현이다. 나가오카 겐메이의 디자인 셀렉숍인 디 앤 디파트먼트(D&Department)에서 추진한 '60 비전 프로젝트(1960년대 일본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디자인한 우수한 제품을 복원하고자 한 프로젝트 www.60Vision.com)'의 일환으로 개발된 만큼 60년대 디자인을 완벽하게 복원해 냈다. 하지만 가죽과 하드 우드의 재질감이 무척 매끄럽고 정갈하다. 푹 퍼진 아줌마가 아닌 허리를 꼿꼿이 세운 아가씨의 이미지를 닮았다. 그래서 공간에 놓았을 때 빈티지 가구가 주는 거칠고 빛 바랜 느낌이 전혀 없다. 오히려 쌔끈한 컨템퍼러리 가구에 빈티지한 뉘앙스가 더해진 듯 묘한 분위기를 발한다. 비전 60에 대한 사설이 길었지만, 사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가구는 가리모쿠에서 새롭게 전개하는 '뉴 스탠더드(New Standard)' 라인이다. 1940년도에 창업한 가리모쿠 특유의 전통과 노하우는 그대로 담은 채, 도심형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컬렉션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큰 맥락은 가리모쿠 6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묵직한 하드 우드 대신 간벌재를 활용했다는 점. 솎아낸 나무는 쉽게 버려지기 쉬운데 가리모쿠는 이 간벌재를 활용해 훨씬 가볍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한 산림을 보존하고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선한 의도는 심적으로나마 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타일은 앤틱이나 빈티지에 무심한 이들에게 반가운 디자인이다. 가리모쿠 특유의 비례감이나 오리지널리티는 고수하되,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하고 컨템퍼러리한 디자인을 선택했다. 또한 테루히로 야나기하라(Teruhiro Yanagihara)의 디렉팅 아래 가리모쿠 사의 디자인 팀과 네덜란드의 Scholten & Baijings, 벨기에의 Sylvain Willenz, 스위스의 Big-game 등이 참여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제한된 공간에서 빛을 발하는 다기능 적용(스툴 'Stools')이나, 모듈 방식의 형태(옷걸이 'Nook', 수납장 'Pile', 소파 'Halfway'), 화사한 컬러의 마감(테이블 'Colour Wood') 등은 싱글족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이쯤에서 가구의 이름이 왜 '뉴 스탠더드'인지 생각해보자. '가리모쿠 60'이 세계적으로 스탠더드한 디자인을 추구했던 일본의 60년대 디자인을 모토로 했다면, 뉴! 스탠더드는 말 그대로 21세기의 새로운 가구 기준을 만들겠다는 다소 오만한(?) 의지가 깔려 있다. 엣지 있는 디자이너 서상영의 신혼집은 물론 김연아가 등장하는 모 CF의 배경 속에도 당당히 등장할 만큼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리모쿠 60. 뉴 스탠더드 컬렉션 역시 그 이상의 명성을 얻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품고 있는 듯하다.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뉴 스탠더드 컬렉션이 디자인 클래식으로 남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한 눈에도 탐나는 호감형 디자인임에는 틀림없다. 한국에서는 10월부터 가리모쿠 한국 에이전시(blog.naver.com/karimoku_ko)를 통해 전개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