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색다르게 즐기기 '미술관 산책'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매년 부산의 가을을 아주 떠들썩하게 만드는 부산국제영화제. 성공적인 티켓팅과 잘 짜여진 스케쥴이라면 축제의 장을 만끽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아쉬움의 한숨만 푹푹 쉬고 있을 당신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을 준비했다. |

부산국제영화제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인데 생뚱맞게 왠 대구사진비엔날레야 라는 생각을 했다면 큰 오산이다. 대구는 타 지역 사람들이 부산을 가면서 거쳐가는 지역 중 하나이자, 부산에서도 KTX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라 부산과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더군다나 2년 마다 열리는 비엔날레인데 이왕 예술을 영유하기로 마음먹은 김에 시간과 비용을 조금 더 투자하더라도 하나보단 둘이 낫지 아니한가. 올해 대구비엔날레의 주제는 ‘tru(E)motion(우리를 부르는 풍경)’으로 북유럽의 사진 대가들과 아시아 신진 작가들의 최신작을 선보인다. 특히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세계 컨템포러리 사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헬싱키 스쿨’ 전이 눈 여겨 볼 만하다. 기차역에서 전시장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전세계 현대사진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놓치기 아깝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부지런히 달려와 올해 6회를 맞이한 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는 비엔날레와 영화제를 한 세트처럼 묶어(비엔날레 주 전시관인 부산시립미술관은 영화제 메인 상영관이 위치한 센텀시티와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모두 관람하는 ‘욕심쟁이 알뜰족’과 영화제 티켓팅에 실패해 자칫 목적 잃은 부산 여행을 할 수 있는 ‘어안벙벙 방랑족’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찬스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인 셈이다. 이번 비엔날레는 지금껏 유지해왔던 3개의 세부전시가 일본 독립 큐레이터 아주마야 다카시의 1인 전시감독 기획으로 바뀌었다. 거기다 실내와 실외에 작품을 동시에 설치, 여타 비엔날레와 차별화된 장소 특징적 작품을 구성할 수 있는 부산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부산시립미술관을 제외한 요트경기장, 광안리 해수욕장은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코스를 짜서 여유롭게 도보를 하거나 자전거로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곳곳에서 다양한 개성을 입은 부산의 가을을 느릿하게 즐겨 보시라. 북적대는 인파들 속에서 누리는 예술에 지쳤다면, 김해에 자리잡고 있는 건축도자 전문미술관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으로 살짝 시선을 돌려보자. 부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김해는 꽤나 한적한 시골길이지만, 눈 앞에 펼쳐진 황금들녘은 여타 관광 명소와는 다른 특유의 한적한 가을 운치를 더해준다. 김해 지역의 고유의 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 미술관에서는 2010년 하반기 특별기획전 이 열리고 있다. 장르와 공간이 경계를 넘는 이번 전시는 흙이 가지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재료적 실용성과 친환경성 뿐 아니라 예술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부산비엔날레에서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며, 부산비엔날레 입장권을 소지하면 미술관 입장료가 50% 할인까지 된다고 하니 이런 금상첨화가 또 어디 있겠나. 부산의 무시무시한 물가에 순수하게 예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애호가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전문적인 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이 곳은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이 얼마나 따뜻한 공간인가! 게다가 주 전시실에는 산소발생기를 설치, 작품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해놓아 관람객들을 위한 미술관의 세심한 배려도 엿보인다. 지금은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35년 이상을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을 찍어온 최광호의 ‘사진적 사색’ 전이 열리고 있다. 그는 가족이라는 그 존재의 물음에서부터 출발, 존재 소멸과 더불어 시작되는 존재 생성의 순환의 고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존재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표현한다. 아늑한 공간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전시니 놓치지 말 것. 알만한 사람들을 다 안다는 ‘금수복국’ 옆에 위치하고 있으니, 미술관 찾다 헤맬 염려는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