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끝날 때까지 걱정 없어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열 손가락 몇 번씩 접었다 펴도 다 헤아릴 수 없는, 이 계절에 들어찬 수많은 날들. 외로운 밤이 걱정인가요? 일상의 배경 음악이 필요한가요? 8명이 일러준 55곡의 ‘테마별 가을 BGM’을 보내드립니다. 이 가을 끝날 때까지 걱정 없어요.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 ::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disc 1잠 못 드는 외로운 가을밤을 위한 재즈 테라피1 Roy Hargrove의 ‘Things We did Last Summer’ 가을이 더욱 쓸쓸한 까닭은 찬란했던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시간이기 때문. 이때 할 수 있는 건 지난여름의 일을, 순간들을 추억하는 것뿐이다. 유영하듯 흐르는 로이 하그로브의 트럼펫은 기억을 더듬어가는 통로이자 안내자다. 2 Keith Jarret Trio의 ‘Yesterdays’ 가을은 기억하기 좋은 계절이다. 차가워진 공기는 머릿속에 생각의 빈자리를 만들고, 인간은 누구나 그 빈자리를 기억으로 채운다.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억한다면 좋겠지만, 현실 속의 가을밤은 쓰디쓴 기억에 더욱 친절한 듯하다. 키스 자렛 트리오의 이 곡은 아름다웠던 순간은 더욱 아름답게, 아팠던 순간은 담담하게 기억하게 해줄 만큼 압도적이다. 3 Brad Mehldau의 ‘River Man’ 사람들은 잊고 싶은 것들을 강에 던진다. 실제로 물건을 던지기도 하고, 이야기와 감정을 내던지기도 한다. 깊고 넓은 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고 담대하고 유유하게 바다로 흘러간다. 브래드 멜다우의 이 곡은 바로 그런 깊고 넓은 강처럼 잊고 싶은 기억을 싣고 담대하게 흘러간다. 우울하지만, 평화롭다.4 Bobby McFerrin의 ‘Common Threads’ 외로움에 잠 못 드는 가을밤이 견디기 힘들다면, 이 곡을 무한재생하고 눈물 한 방울 흘리거나, 음악에 취하거나, 그저 잠들어보자. 사람의 목소리가 갖고 있는 위로와 치유의 힘이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지 실감하게 된다.5 Richard Bona의 ‘Suninga’ 쓸쓸한 생각이 불현듯 찾아오는 가을밤에는 비록 거짓말이더라도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며 인생은 살 만하다는 달콤한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말을 해줄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이 곡을 최소 세 번 이상 들어보기를 권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은 ‘살 만한 곳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테니. 6 Victor Wooten의 ‘Overjoyed’ 스티비 원더의 ‘Overjoyed’를 빅터 우튼이 베이스만으로 연주한 곡이다. 그의 연주는 테크닉 측면에서도 완벽할 뿐만 아니라 상상력과 감정이 충만해 가사 없이도 듣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좋은 꿈을 꾸게 해줄 달콤한 자장가 같은 연주. 7 Wouter Hamel의 ‘Amsterdam’ 가 본 적은 없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암스테르담은 가을을 닮은 곳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움과 노스탤지어가 잔뜩 묻어 있는 피아노와 바우터 하멜의 목소리는 깊어가는 가을밤을 더 깊게, 어쩌면 더 외롭게 만들지도 모르지만 극단적인 외로움은 오히려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역설적 위로가 되기도 한다. 감정엔 바닥이 있어 끝까지 내려가면 치고 올라오게 되어 있으니까. 8 Carla Bley의 ‘Lawns’ 가을밤에는 자꾸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상상이라도 해보는 게 어떨까? 높고 파란 가을 하늘 아래 폭신한 잔디밭에 누워, 바람을 느끼고 구름을 올려다보며 맥주 한 잔…. 요약하면, 바로 이 곡 같은 그런 풍경을 말이다. 윤성현·KBS 라디오PDdisc 2혼자 걷는 가을 새벽 오솔길을 지켜줄 멜로디1 Kari Bremnes의 ‘Waltz’ 잊는다. 그 뒤의 새로운 기억을 만들기 위한 모든 노매드의 외로운 여정에 보내는 송가. 스칸디나비아에서 출발해 이방의 어느 도시에 머문 노르웨이 여성 포크 싱어 카리 브렘네스가 보내는 짧고 진한 울림.2 Kathryn Williams의 ‘These Days’ 노랗게 물든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는 개울가를 따라 걷는 길. 잭슨 브라운의 곡을 포크 스타일로 리메이크한 영국 포크의 청정 수호자 캐서린 윌리엄스의 시냇물 같은 노래.3 Linda Perhacs의 ‘Hey, Who Really Cares?’ 고단하게 걷기만 한 하루. 낡은 방 안을 채워줄 쓸쓸한 위안. 밤이슬처럼 맑고 처연한 목소리, 공기 소리 같은 어쿠스틱 기타. 1960년대 후반 미국 포크의 변방에서 소리 없이 만들어진 명작. 4 Jim Chappell의 ‘Gone’ 비 온 뒤의 새벽, 잊고 싶은 기억들을 씻어주듯 가을비와 함께 깨끗해진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설렘과 조용한 감동을 함께 주는 피아노 솔로. 감성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짐 샤펠의 피아노 아포리즘.5 Anouar Brahem Trio의 ‘Astrakan Cafe(2)’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의 어느 작은 마을, 신기루처럼 덩그러니 놓인 작은 카페에서 꿈결같이 흘러나오는 열정의 우드 소리, 클라리넷 소리. 지구별 여행자의 새벽 발자국 소리.6 Pajaro Sunrise의 ‘Keep on Driving’ 낡은 차의 엔진 소리. 낯선 길을 찾아 떠나는 새벽. 아직 해 뜨기 전의 자동차 전용도로 위의 시속 80킬로미터. 스페인 포크 듀오 파자로 선라이즈의 맑지도 탁하지도 않은 쓸쓸한 하모니.7 Pierre Bensusan의 ‘Solilai’ 들길 넘어 산 능선 그리고 신비로운 새벽하늘에 뜬 하얀 달. 혼자라는 걸 잊게 만들 마음의 지도에 펼쳐진 자유라는 이름. 알제리 출신 프랑스 기타리스트 피에르 뱅수산의 신비로운 로맨티시즘에 근거한 유러피언과 아라비안의 기호들. 8 Lito Vitale의 ‘Ese Amigo Del Alma’ 대자연 모두가 친구이기에 혼자임에도 나는 크고 강한 존재. 세월의 물결을 따라 떠나는 가을바람처럼 시원하고도 감동적인 멜로디가 지도를 대신해줄 것이다. 아르헨티나 키보드의 거장 리토 비탈레의 서사시 같은 연주.9 Brad Mehldau의 ‘Always Departing’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매처럼 산을 날고 산양처럼 정상에 오르고 물새처럼 강을 가르고 언젠가 이 도시로 돌아올 땐 이방인이 되어 있을 터. 한 편의 로드 무비 사운드트랙 같은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와 조슈아 레드먼의 색소폰. 강민석·음악 칼럼니스트, 불교방송 ‘세계음악여행’ 진행자 disc 3뜨거웠던 여름의 열기를 추억하며1 Tullio De Piscopo의 ‘Stop Bajon’ 이탤리언 뮤지션 툴리오 데 피스코포의 1983년 히트작. 갖가지 타악기가 풍성하게 흔들거리고 트럼펫 소리가 정겹다. 따사로운 낮의 햇볕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더욱 흥겨운 이 계절.2 Michael Franks의 ‘Barefoot on the Beach’ 돌고래와 나란히 헤엄이라도 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바닷속을 유영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곡. 부드럽고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는 듯 상쾌한 기분이 들지만 왠지 모르게 지나간 여름을 추억하는 듯한 곡이다.3 Bottin의 ‘Eagle’ 점점 높아지는 하늘. 선선한 바람에 땀을 맡긴 채 신나게 춤출 수 있는 곡이다. 원곡은 1970년대 스티브 밀러 밴드의 것.4 Liquid Liquid의 ‘Cavern’ 뉴욕 출신의 포스트 펑크 밴드. 1980년대 초반에 활동했으나 최근 재결합했다. 일반적인 곡 구성을 따르지 않는 원초적인 느낌이 매력적인 곡이다. 만약 여름에 엉망으로 저질러놓은 일들이 있다면 이 곡의 리듬을 따라 머리를 흔들며 모두 잊어보는 건 어떨까.5 Distortion Pop의 ‘Equilibrium’, Lindstrom & Prins Thomas의 ‘Note I Love You +100’ 두 곡 모두 서정적이면서도 그리운 가을 풍경을 닮았다. 풍성하지만 과하지 않으면서도 넘치지 않는 정서의 곡들로, 가을 들녘에 누워서 듣고 싶은 편안하고 아름다운 노래들이다.6 Risque의 ‘Starlight’ 제목 그대로 시원한 가을밤, 하늘의 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아름다운 곡. 리스크는 1980년대 초반에 활동한 독일의 4인조 여성 댄스 그룹이기도 하다. 7 Desmond and the Tutus의 ‘Kiss you on the Cheek(King of Town Remix)’ 하모니카 소리와 신나는 드럼 소리가 흥겨운 넓은 들판을 뛰어다니는 듯한 사랑스러운 곡. 가을 소풍을 떠난다면 커다란 스피커를 가져가서 친구들과 함께 듣고 싶은 곡이다. 8 Bruno Nicolai의 ‘Civilta’ del Mediterraneo’ 영화 음악의 거장 브루노 니콜라이의 아름다운 곡. 제목의 뜻은 ‘지중해 문명’이다. 듣고 있으면 눈앞에 많은 그리운 풍경들이 펼쳐지지만, 슬프기보다는 위안을 준다. 이차령·아티스트 disc 4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위로해줄 여성 보컬1 Aimee Mann의 ‘Wise Up’ 영화 의 사운드트랙 수록곡. 마지막 트랙을 제외하고 영화를 위해 새롭게 쓰인 곡들은 모두 에이미 만이 작업했다. 영화의 끝자락엔 출연 배우들의 목소리로 한 소절씩 불리는데, 그 장면에서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 Beth Gibbons & Rustin’ Man의 ‘Show’ 한때 트립합의 물결을 거세게 흔들었던 포티셰드(Portishead)의 보컬 베스 기븐스와 러스틴 맨의 앨범 수록곡. 2002년 발매 당시 포티셰드의 새 앨범을 간절히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오아시스 같았던 앨범이다. 베스 기븐스의 목소리는 지극히 우울하게, 특유의 쇳소리 잃지 않은 채 여전히 강했다.3 Feist의 ‘Lover’s Spit’ 브로큰 소셜 신(Broken Social Scene)의 에 수록된 곡을 파이스트가 솔로 싱글 앨범 에 수록했다. 인트로의 피아노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낮은 음성의 목소리도 정말 매력적이다. 4 Jennifer Warnes의 ‘And So It Goes’ 빌리 조엘의 원곡을 2001년 앨범에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이 곡은 다행히도 원곡의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지극히 힘들었던 시기에 정말 큰 위안을 받은 노래. 두 가지 버전 모두 감동적이다.5 Scarlett Johansson의 ‘I wish I was in New Orleans’ ‘이 사람이 그 사람인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가 맞다. 2008년 앨범 발매 전에는 톰 웨이츠가 프로듀싱하고 전 곡을 써준다는 소문으로 다들 흥분하기도 했다. 소문에 불과했지만. 한 곡을 제외한 모든 곡이 톰 웨이츠의 리메이크 곡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이해서 매력적인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6 Kami Lyle의 ‘The Grocery Song’ 근황이 궁금한 아티스트 중 한 명. 1998년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화제는 ‘여성 트럼펫터가 노래하는 앨범(어쩌면 여자 쳇 베이커라는 이미지)’이라는 것이었지만 앨범의 중심은 트럼펫 연주가 아니라 노래였다. 연주자가 아닌, 트럼펫을 연주할 줄 아는 여성 뮤지션이 꾸밈없이 노래한다는 느낌. 이 노래를 들으면 1998년 그 가을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만 같다.7 Tanita Tikaram의 ‘I might be crying’ 1995년 발매된 앨범의 첫 번째 트랙. 중성적인 목소리로 반복되는 코러스가 정말 강한 인상으로 남았다. 더구나 이 곡에서는 앞에서 소개한 제니퍼 원스와 함께 불렀다는 사실. 그런 영광이 또 있을까? 8 Rachael Yamagata의 ‘Elephants’ 레이첼 야마가타는 우리에게 ‘Be Be Your Love’란 곡으로 잘 알려져 있어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곡도 이미 알고 있을 듯하다. 그래도 소개하는 두 번째 앨범 의 첫 번째 트랙인 이 곡은 유독 피아노와 그녀의 목소리가 깊게 와 닿는다. 듣는 내내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혀주는, 위로받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곡이다. 용린· 뮤지션(디어 클라우드)disc 5책 읽는 감동을 선사하는 음악들1 The Decemberists의 ‘O Valencia!’ 포크와 얼터너티브, 프로그레시브 록을 뒤섞어내는 그룹 디셈버리스트의 앨범 는 ‘상처를 치료해준 남자가 고마워 사람으로 변신해 곁에 머물다, 비밀을 알아버린 남편을 뒤로하고 학이 되어 하늘로 날아가버리는’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를 주제로 한 컨셉트 앨범이다. 2 Pizzicato Five의 ‘This Year’s Girl #2’ 일본 시부야케이 사운드의 대부, 피치카토 파이브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앨범 에 실려 있는 이 곡은 최고의 패셔니스타이자 그룹의 프런트 걸인 노미야 마키의 인터뷰를 그대로 멜로디 위에 얹었다. 마치 잡지 인터뷰를 읽는 듯한 느낌이 강한 이 곡은 그녀의 캐릭터를 단박에 그려낼 수 있을 만큼 무척 감각적이면서도 재미있다. 3 Klaatu의 가상의 행성 ‘폴리세니아’를 배경으로 한 컨셉트 앨범 를 발표하며 일약 프로그레시브·아트록의 전설이 된 그룹 클라투. 너무나 천재적이어서 비틀스가 몰래 재결성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았던 이들의 앨범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곡은 어느 외로운 날 문득 화성으로 떠나게 된 친구와의 우정을 그린 곡. 대화처럼 이어지는 가사가 무척 인상적인데, 어쩐지 마음이 저릿하기까지 하다. 4 송창식의 ‘나의 기타 이야기’ 어린 시절 언덕 위 오동나무 아래에서 놀던 첫사랑 소녀를 기억하며, 그 오동나무로 기타를 만들어 추억을 노래한다는 ‘나의 기타 이야기’는 한때 큰 반응을 얻은 곡이다. 한편의 동화처럼 예쁜 이야기라는 것뿐만 아니라 음악의 완결성 면에서도 흠잡을 곳 없는 곡. 송창식 표 ‘이야기 있는 노래’의 대표적인 예. 5 Alice Cooper의 ‘Years Ago’ 쇼크록의 대명사, 마녀의 환생, 공포 음악의 살아 있는 전설 등 음험한 수식어들을 달고 다니는 앨리스 쿠퍼의 1975년작 앨범 . 말 그대로 그녀의 악몽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특히 ‘Years Ago’와 ‘Steven’으로 이어지는 연작은 어린 시절 죽은 친구에 대한 노래로, 어두운 밤 혼자 들으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6 Mr.Children의 ‘くるみ’ 미스터 칠드런의 ‘쿠루미’는 가사도 가사지만 뮤직비디오에 너무나 멋진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곡이다. 이미 늙어 꿈을 잃어버린 노인들이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 깨워 ‘Me. Adult’라는 록 밴드를 만든다는 이 짧은 이야기는 이후 이준익 감독의 영화 의 제작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고. 7 Bump of Chicken의 ‘K’ 일본 록 그룹 범프 오브 치킨은 다른 동물들 사이에서 외톨이로 지내는 사자의 이야기를 노래한 ‘단데라이온’ 같은 짧지만 여운이 있는 이야기들을 담은 노래를 자주 불러왔다. 그중 ‘K’는 한 가난한 화가 청년의 곁에서 ‘Holy Night’이라는 이름으로 지내온 한 도둑 고양이가 청년의 죽음 이후 그의 마지막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그의 연인이 있는 고향까지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후 그의 이름에 ‘K’가 하나 더 붙어 ‘성스러운 기사’가 되었다는 이야기. 김양수·만화가, 음악 칼럼니스트 disc 6나만의 플레이 리스트에 숨기고픈 음악들1 Rufus Wainwright의 ‘Vicious World’ 거부할 수 없는 방랑의 아우라로 싱어송라이터계의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그가 드디어 내한한다. 들을수록 빠져드는 현악기 같은 목소리는 ‘학자가 아닐까’란 생각까지 들게 한다. 2 I monster의 ‘Sickly suite part one: How are you’ 아이 몬스터라는 그룹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샴푸 광고에 삽입되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 곡은 그들의 음악 중에서도 본래 그들의 스타일보다는 조금 더 차분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듣는 이를 위로해준다. 3 Groove Armada의 ‘At the River’ 현재 유희열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 뮤직으로 쓰이고 있는 이 곡. 많은 사람에게 “아, 그거!”라는 탄성과 함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대표적 음악이다. 트립합이라는 장르를 지루하거나 불편하지 않게 우리에게 소개해준다. 4 Kirinji의 ‘Aliens’ 그들은 실제로 친형제인 일본의 남성 듀오 뮤지션이다. 그들의 노래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곡 ‘에일리언즈’는 멜로디, 편곡, 가사 등등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만들어졌다. 어렵지 않으면서 지적인 요소들을 가득 품고 있는 듯한 느낌. 마치 진국인 동시에 댄디함을 갖춘 남자 같달까? 5 Linda Perhacs의 ‘Dolphin’ 단 한 장의 앨범을 냈다지만 너무나 많은 뮤지션의 존경을 받고 있는 린다 퍼헥스의 곡. 아름다운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곡이다. 아주 유명하지 않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고맙고 위안이 되는 그런 음악. 6 Sigur Ros의 ‘Heima’ 시규어 로스의 디비디를 보고 있노라면, 아이슬란드는 정녕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라는 뜻의 이 곡의 제목마저 정말 눈물 나게 편안한 느낌. 7 한영애의 ‘가을시선’ 나에게 가을이 성큼 다가와 섰다. 바로 이 노래와 함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다면, 한번쯤은 꼭 들어봐야 할 노래. 8 정원영의 ‘귀향’ 여행을 할 때도, 문득 생각이 많아져 집 앞을 서성일 때도 이 노래가 늘 함께했다. 과거를, 현재를, 미래를 한꺼번에 모두 생각하게 하는 곡. 무려 9분이 넘는 이 노래가 끝날 때 즈음엔 가지고 있던 불안도 걱정도 모두 사라져버린다. 내겐 정말 고마운 음악이다. 옥상달빛·뮤지션 disc 7말도 살찌는 계절, 저절로 입맛 돋워줄 음악들1 Cibo Matto의 ‘Beef Jerky’ 치보 마토의 음악을 들은 지는 꽤 되었지만, 아직도 ‘음식’을 떠올리면 1990년대 중후반을 강타했던 이들의 앨범이 떠오른다. 앨범 전체가 음식을 소재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Cibo Matto’는 이탈리아어로 ‘Food Madness’라는 뜻이라나. 최근 뉴욕 윌리엄스버그 근처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근황도 반갑다. 2 James Brown의 ‘Pass the Peas’ 이 곡은 민중의 음식, 배고픔과 가난 그리고 이를 테마로 한 사회문제와 차별을 이겨내는 하나의 ‘송가’처럼 불려왔기 때문. 음식이 단지 배를 부르게 하는 것, 그 존재 의미를 뛰어넘은 순간이다. 3 Mel Brown의 ‘Chicken Fat’ 치킨은 2010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뿐만 아니라 1960~70년대 아프리칸-아메리칸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소울 푸드’로 불렸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곡명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 시절엔 ‘살찐 닭’만큼 풍요와 부를 상징하는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는 점에서 짠하다. 4 DJ Webstar의 ‘Chicken Noodle Soup’ 몇 년 전 유튜브를 강타했던 ‘치킨 누들 댄스’의 근원인 이 곡은 정말로 ‘치킨 누들 수프’에 대한 음악이다. 힙합과 치킨은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기라도 한 걸까? 관심 있다면 자매곡으로 루다크리스(Ludacris)의 앨범 도 들어볼 것. 5 Sam Paglia의 ‘Fried Noodles’ 샘 파글리아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르간, 키보드 연주자로 1960~70년대의 그루비한 인스트루멘틀을 현재의 것으로 되살린다. 작년에 발매된 앨범 중 이 곡은 역시 ‘국수’의 종주국다운 이탈리아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만 같다. 6 James Brown의 ‘Mother Popcorn’ 1970년대 소울 음악에서 팝콘은 치킨과 함께 정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 중 하나. 20세기 초 만국박람회에 비닐하우스와 함께 혁신적 발명품으로 소개되었다는 팝콘은, 톡톡 튀겨져 고소하고 짭조름한 맛을 동시에 내는 것이 그루비한 리듬의 소울 음악과 무척 닮았다. 7 Roy Meriwether의 ‘Soup & Onions’ 소울 재즈 피아니스트인 로이 메리웨더의 ‘어니언 수프’만큼이나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재즈 앨범. 당시 소울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 ‘cookin’이라는 표현이 유행이었는데, 악기들을 요리하듯 다양한 맛을 내는 연주가 존재한 시대였기 때문. 디제이 소울스케이프·뮤지션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