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흐르듯 사는 법을 터득한 이영아의 스물일곱 번째 가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제빵왕 김탁구'의 격정 속에서 이영아가 반짝반짝 빛날 수 있었던 건 그녀의 가슴에 새로운 계절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좀 더 즐겁게 단순하게, 물 흐르듯 사는 법을 터득한 이영아의 스물일곱 번째 가을.::질 스튜어트,르윗,데무,제이 슈즈 by 오마이솔,지니킴,필로소피,벨 앤 누보,쟈넹 드 슈에뜨,쟈니 헤잇 재즈,엘르걸,엘르,엣진,elle.co.kr:: | ::질 스튜어트,르윗,데무,제이 슈즈 by 오마이솔,지니킴

1 미니멀한 디자인의 원피스. 질 스튜어트. 오른쪽 어깨에 두른 화이트 셔츠. 르윗. 왼쪽 어깨에 걸친 트렌치 코트. 알비. 스틸 by 루키버드. 2 카키 베스트,쟈니 헤잇 재즈. 화이트 니트. 알렉산더 왕 by 슈퍼노말. 러플 스커트. 문영희. 브라운 앵클부츠. 제이 슈즈 by 오마이솔. 3 누드 컬러 원피스. 알비. 스틸 by 루키버드.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화이트 롱 셔츠. 알렉산더 왕 by 수퍼노말. 베이지 앵클부츠. 지니킴. 4 캐멀 니트. 소피드 후르 by 수퍼노말. 베이지 레더 스커트. 쟈니 헤잇 재즈. 화이트 칼라. 필로소피. 5 네크라인에 풍성한 플리츠 장식이 들어간 블라우스. 쟈니 헤잇 재즈. 카키 레더 스커트. 쟈넹 드 슈에뜨. 6 아이보리 트렌치코트. 데무. 누드 톤 시스루 원피스. 데무. 핑크 스트랩힐. 지니킴. 하트 모티브 목걸이.벨 앤 누보. LEE YEONG A올해 최고의 반전 드라마가 된(시청률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나) '제빵왕 김탁구'는 그리스 비극과 통하는 면이 많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울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경쟁하는 '뜨거운' 인물들. 격정의 드라마 속에서 '양미순'만이 반질반질, 해사한 미소를 짓고 있다. 미순을 연기한 데뷔 7년 차 배우 이영아. 신인 배우들과 나란히 서도 어색하지 않은 앳된 얼굴, 명랑하고 씩씩한 표정과 말씨가 낯선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야 우리는 그녀를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든다. 왜일까? '일지매'이후 2년간의 휴식기 동안 그녀 안에 무슨 변화가 일었던 걸까?드라마 종영 한 주 전. 블랙 롱 원피스를 입고 스튜디오에 당도한 그녀의 한쪽 손에 뭔가 푸른 것이 들려 있었다. "팔봉 제과점에서 가져온 거예요. 밴에 두고는 물 주는 걸 깜빡 잊었지 뭐예요." 반으로 자른 생수병 안에 꽃혀 있는 나뭇잎 줄기들. 드라마 속 미순이처럼 쾌활한 그녀는 오자마자 준비된 의상을 갈아입고 일사천리로 사진 촬영에 임했다. 그녀가 말없이 오랫동안 무표정을 지은 것은 오직 카메라 앞에서 뿐. 촬영 후 스스럼없이 스태프들과 섞여 김밥을 나눠 먹었고(식사를 하면서도 폭풍 수다는 이어졌다), 고등학교 동창처럼 웃고 떠들며 이어진 인터뷰는 자꾸 그녀의 소소한 일상에 관한 대화로 빠져들었다. 일곱 마리나 되는 애견을 돌보고, 화초 키우는 걸 좋아하고, 서른 전에 결혼하고 싶어 하고, 가족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녀. 두 발을 단단히 땅에 붙이고 있는 안정감과 활력이 느껴졌다.그녀는 자신에게 깃든 여유와 긍정의 자세가 2년간의 휴식 덕분이라고 자주 언급했다. 그리고 인터뷰 끝에는 더 이상 일을 안 하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다는, 깜짝 놀랄 말도 했다. 그녀는 물 흐르듯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이 포기나 단념의 의미처럼 들리진 않았다. 오히려 어떤 일이 닥치든 견딜 자신이 있다는 굳은 각오처럼 여겨졌다. 그녀가 집착과 욕심을 버리는 순간, 우리는 그녀에게 새로운 기대를 품게 됐다. 그 기대가 어떤 기쁨을 줄지는 우리 역시 물 흐르듯 지켜보면 될 일이다..EG 다음 주면 '제빵왕 김탁구'의 마지막 회가 방영되네요. 작품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어떤가요?연장 없이 30회로 끝나는 게 아쉬워요. 하지만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잖아요. 이럴 때 빨리 시집가야 하는데... 아, 농담이에요. 스무 살 때부터 장난으로 이런 말을 하고 다녔어요. 그러다 기자 분한테 연락 온 적도 있어요."이영아 씨, 결혼하신다면서요?"EG 이야기가 서둘러 종결되면서 '양미순'의 비중이 줄어든 느낌도 들어요. 솔직히 불만 없나요?전혀 없어요. 매니저한테도 혹시나 항의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했어요. 작가님이 대본 마무리하기도 바쁠 텐데, 그냥 두라고. 2년이나 쉰 나를 불러주고, 이렇게 사랑받게 해준 것만도 감사하죠. 어떤 상황인지 잘 아니까 섭섭하지 않아요.EG 오랜만에 촬영장에 섰을 때, 많이 긴장되던가요?기자 시사회사 드라마 홍보차 '해피투게더'에 나갔을 때는 정말 벌벌 떨었어요. 첫 촬영날에도 긴장이 많이 됐어요. 감독님이 "너 연기 잘해서 캐스팅했더니, 왜 이렇게 못하냐"고 하셨죠. 촬영 시작하고 1~2주는 그렇게 해맸는데, 아마 적응기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조금 지나니까 촬영장에 있는 게 행복하다고 느껴졌어요. 우리 현장이 워낙 가족적인 분위기였어요. 내 촬영분이 끝나고 감독님이 빨리 가서 쉬라고 하면 "집에 가도 할 거 없어요 하고 촬영장에서 놀았어요.EG 함께 출연한 윤시윤이나 주원에 비해 연기 경력이 훨씬 많잖아요. 아무리 떨려도 신인 배우들 보다는 여유가 있었겠죠.나도 데뷔하자마자 갑자기 드라마에서 큰 역을 맡아봐서 그들이 얼마나 힘든지 잘 이해하죠. 사실 나도 경력이 많진 않아요. 2003년에 데뷔했지만, 알고 보면 드라마는 네다섯 개밖에 안했어요. 일일드라마처럼 호흡이 긴 작품을 해서 경력이 많은 것처럼 느껴지죠. 그래도 이제 여유가 생기긴했어요. 2년을 쉬고 나서, 정말 좋아서 연기를 하니까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잘해야겠다'가 아니라, '내가 즐거우면 된 거지'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 스트레스 안 받고 연기하려고요.EG 2년의 휴식기는 당신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나는 2년이 그렇게 빠르게 지나간 줄 몰랐어요. '일지매' 끝난 뒤에 좀 쉬고,, 연습 중인 작품이 무산되기도 하고, 여행 다니면서 놀고... 주변에서 "너 군대 갔다 왔니?" 그러는데, 나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않거든요. 그냥 참 잘 쉰거 같아요. 솔직히 이게 다 드라마가 잘된 덕분이죠. 작품이 사랑 못 받았으면 "내가 너무 오래 쉬어서 그렇구나 생각했겠죠. 2년간 쉰 덕분에 내가 연기를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EG 유학을 결심했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건 사실인가요? 올 초에 런던으로 한 달간 여행을 다녀왓어요. 남동생이 런던에서 뮤지컬을 공부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남동생한테 뮤지컬을 해보라고 권한 사람이 나예요. 그래서 동생을 보러 갔는데, 평소 여행을 싫어하는 평이었는데도 막상 가보니 좋더라고요. 재미있게 놀고 한국에 돌아왔더니 '이영아, 한 달간 어학연수' 이렇게 기사 뜬 거예요. 챙피하게시리. 그런데 런던에서 한 달 지내면서 정말 유학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5월 1일 출발일로 떠날 준비를 다 해둔 상태였는데, 갑자기 '제빵왕 김탁구'에서 연락이 온 거죠.EG '양미순'역에는 어떻게 캐스팅 됐어요?배우들이 처음에 대본 받으면 자신이 무슨 역할이냐고 물어보잖아요. 나는 대본을 읽고 딱 내가 미순인 줄 알았어요. 그리고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난 바로 다음 날 연락이 왔죠. 너, '양미순'하라고.EG 프로필 검색을 해보니 특기가 '요리'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빵왕 김탁구는'는 운명이었나 봐요.인터넷 프로필은 데뷔할 떄 썼던게 나도 모르게 돌아다니고 있는 거예요. 요리가 특기라기보다, 남동생과 둘이 살면서 요리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일 때문에 바빠지기 전에는 웬만한 요리는 할 줄 알았는데, 이제 다 까먹었어요.EG 촬영 때문에 빵은 이제 지겨워졌겠어요.아뇨. 원래 빵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데 어떤지 빵집에는 못 들어가겠어요. 우리 드라마 사진이 걸려 있거나 '봉빵'을 팔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는 게 어색해요. 그래서 엄마한테 대신 사달라고 부탁하죠. 촬영 끝나고 얻어가는 빵도 많고요.EG 남동생이랑 사이가 좋은가 봐요동생이 시윤이랑 동갑인데, 부모님보다 나를 더 무서워해요. 잔소리를 하는 건 아니에요. 어릴 때 억지로 공부시키는 대신, 동생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책생에서 공부하는 척햇어요. 뮤지컬 해보라고 권유했을 때도 함께 공연 보러 다니고, 그게 내 교육법이에요. (웃음)EG 귀여운 막내딸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영락없이 장녀네요.다들 외동딸이나 막내딸인 줄 알지만, 장녀 기질이 다분해요. 집에 들어갈 때도 동생을 위해서 뭔가를 자꾸 챙기게 돼요. 촬영 중에 받은 샌드위치도 집에 가져가려고 싸놨어요.EG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무용과에 입학한 걸로 아는데, 그럼 무용가가 꿈이었나요?아뇨. 그냥 대학 졸업하고 무용 선생님이나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대학을 간 것도 내가 먼저 서울에 가야 나중에 동생이 편하겠다는 생각에서였죠. 대학은 한 학기만 다녔는데, 복학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차라리 농대를 갈래요. 원예를 좋아하거든요. 요즘 어머니 가게 뒷마당에서 상추랑 화초 키우는 게 아주 재미있어요.EG 강아지도 여러 마리 키우고 있다면서요.큰애 두 마리, 작은애들 다섯 마리, 원래 작은애들이 일곱 마리였는데,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는 딴 데 보냈어요. 일 시작할 때 즈음부터 한 마리 한 마리 키우다가 이렇게 됐어요. 개 키우는 여자랑 사귀지 말라는 말, 아세요? 자꾸 명령하려 든다고. 그런데 진짜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안되는데.EG 무용에 별 흥미를 못 느꼈다면, 연기는 '내 운명'이라는 느낌이 오던가요?그런 건 아니었어요. 재미 삼아 연예계에 데뷔해서 여차여차 드라마까지 하게 됐죠. 나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어요. 나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죠. 그리고 재미도 있었고요. 그런데 연기는 재미로만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재미가 떨어질 때 즈음, 2년을 쉬게 된 거죠. 그러고 나니 내가 연기할 수 있는 게 감사한 일이란 걸 알았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대한 즐겨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예전에는 '내가 노래를 어떻게 해요', '예능을 어떻게 해요'하고 망설였는데, 이제는 '지금 아니면 평생 못할 수도 있는데!'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얼마 전에 '재빵왕 김탁구'OST에도 참여했잖아요. 쇼 프로그램 MC도 하고 싶은데, 이상하게 카메라가 켜지면 애드리브가 안 나와요. 예능 울렁증인가 봐요.EG 그동안의 출연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을 꼽자면요?'황금사과'의 아역. 연기가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감독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촬영했어요. 데뷔 초 출연한 일일드라마를 보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저렇개 해맑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때 연기하면서 느꼈던 기분을 지금 다시 느끼고 있어요.EG 지금까지 주로 밝고 명랑한 역할들을 맡았죠. 실제 성격도 그런가요?네. 어머니를 닮아서 진짜 낙천적이에요. 만일 다리가 부러지만, '팔까지 안 부러져서 다행이다'라고 안심하는 성격? 2년 쉬면서도 별로 불안한 마음이 안 들었어요. 이 길이 진짜 내 길이면 운이 찾아올 것이고, 아니면 내가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거리고 생각했어요. 그런 나는 마음 편하지만, 지켜보는 가족들이 힘들어하더라고요. 나는 '하기 싫은 건 못하겠다. 더 기다리자'그러는데, 매니저가 더 안절부절못하고. 결과적으로 작훔이 잘돼서 다행이에요. 나보다 부모님이 더 좋아하세요. 서울에 잘 오시지 않던 아버지가 싸인 받으러 집에 오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계신 동안 계속 밤샘 촬영을 해서 결국 그냥 가셨지 뭐예요.EG 이런 질문 많이 받겠지만, 이미지 변신 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변신하기 싫어요. 나는 이대로도 좋아요. 소심해서 변신하는 것에 불안함이 있어요. 지금 이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서둘러 변하고 싶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바뀌지 않을까요.EG 연기 변신이 두렵다면 섹시한 화보 촬영은 어때요?아유, 나는 비키니 입고 수영장도 안 가본걸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긴 해요. 한 달 전쯤 미리 연락 주면 운동 열심히 할게요.EG 개인적으로 미순과 탁궁와 러브라인을 기대햇었는데, 진한 로맨스물 탐나지 않나요?네, 해보고 싶어요. 동안 이미지라서 그런지, 멜로 연기를 못해봣어요. 늘 짝사랑만 했죠. 실제로는 짝사랑 같은거 잘 안 하는데.EG 본래 어떤 남자에게 끌리는데요?재미있는 남자 별로 안 좋아해요. 이상형을 물어보면 밝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답하는데 , 막상 끌리는 사람은 조용하고 진지한 남자들. 우리 아버지가 과묵한 편이라서 그런가봐요. 나보다 말 많은 남자는 싫어요.EG 연애할 때는 어떤 스타일이죠? 누나 같은 여자친구, 아니면 애교쟁이?드라마 속 미순이랑 비슷해요. 동생 챙기는 게 버릇이 됐나 봐요. 밥 안 먹으면 걱정돼서 도시락 싸 들고 가죠. 받는 것보다 주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결혼할 때는 반대였으면 좋겠네요.EG 처음에 했던 농담처럼 정말 빨리 결혼하고 싶나요?네, 조금 있으면 서른인데 결혼 못 할까 봐 걱정이에요. 친구들은 벌써 아이를 낳아 내가 이모 소리를 듣고. 일 때문에 결혼을 늦추거나 할 생각은 없어요. 요즘여자 연예인들은 결혼 후에도 다 일을 하잖아요. 오는 10월에 같이 무용했던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해요. 친구 어머니께 전화해서 먼저 보내면 어떡하냐고 하소연했어요.EG 그러니까 어서 연애를 해요. 눈치 보지 말고 데이트도 하고.사람들 시선은 신경 안 쓰는 편이에요. 만나는 사람 있을 때는 손잡고 명동도 걸어 다녀요. 그래도 기사가 안 나던걸요? (웃음) 동생이랑 코엑스 갔다가 오해받은 적은 있죠. 사람 많은 데 돌아다니면 안 될 것 같고, 왠지 조심스럽던 때가 있긴 했는데 지금은 안 그래요.EG 주로 어울리는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이죠?연예인 친구보다는 일반인 친구들이 더 많아요. 한 명 두 명 집으로 오라고 해서 놀아요. 사실은 개들이랑 더 많이 놀죠. 나는 한 번도 심심한 적이 없었어요. 애들이랑 장난치고, 털 깎아주고...EG 워낙 동안이라서 스물일곱 살이란 걸 알고 놀랐어요. 20대를 돌아보면 어떤가요?너무 바쁘게 보냈어요. 스무 살 때무터 일을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동생이 용돈 달라고 하면 화가 나요. 내가 저 나이 때는 얼마나 돈을 열심히 벌었는데! 2년 전까지만 해도 돈을 쫓아가는 면이 있었어요. 눈앞의 일은 꼭 해야 할 것 같고, 하루라도 쉬면 이상하고. 촬영할 때는 대본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손에서 놓질 못했어요. 심지어 잘 때 펼쳐서 머리에 얹고 자기도 했어요. 그러면 자면서도 대본이 머릿속에 들어갈 것 같아요.EG 연기를 시작한 것에 후회한 적은 없어요?예전에는 그랬어요. 겨울에는 늘 후회했죠. 유독 추위를 많이 타거든요.EG 계속 '예전에는', '2년 전에는'이라고 답하네요. 지금의 당신은 어떤데요?요즘에는... 그냥 좋아요. 이제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고, 화나면 화내면서 일해요. 얼마 전에 길에서 꼬맹이들이 "어, 이영아다!" 하기에, 가깡이 불러서 "영아 언니라고 하면 사인해줄게" 그랬어요. (웃음) 아, 맘에 걸리는 일이 하나 있어요. 두 달 전에 대형 마트에 갔다가 아기를 안고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어요. 사람들이 많아서 거절했는데, 아직도 신경이 쓰여요. 내 미니홈피라에 쪽지라도 보내시면, 사과드릴 텐데.EG 서른이 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결혼했으면 좋겠다, 아기 낳고 싶다, 예쁜 가정 꾸미고 싶다, 이런 거? 만약 만나는 남자가 있었으면 이번 작품 끝나고 정말 결혼했을지 몰라요. 그런데 결혼 전에 뭔가 더 하고 싶다는 욕심도 살짝 들어요. 그래도 일에 빠져 살고 싶진 않아요. 촬영 늦어지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집에가서 빨리 널어야 하는데", "어머니 가게에서 카운터 봐야 하는데" 그래요.EG '제빵왕 김탁구'가 종영하고 나면 또 한참 쉴 생각인가요?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어요. 그런데 나는 여기서 더 일을 안 하게 되더라도 여한이 없어요.EG 정말로요? 연기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누구도 앞일은 모르니까. 어릴 적엔 내가 연예인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햇는걸요. 그래도 지금 이 길을 가고 있잖아요. 연기를 하다가 또 운명이 바뀌어 다를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르죠.EG 흐르는 대로 흘러가겠다는 거군요. 오히려 어떤 일이 닥치든 견디겠다는 용기가 느껴져요.맞아요. 그게 내 신조예요.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면 빗방울이 냇물이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될 수 있다고. 가다 보면 돌맹이에도 부딪히고, 물고기도 만나게 된다고. 흘러가는 운명이 순응하면서 살고 싶어요.*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