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블랙, 캐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쌀쌀한 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돌아오던 블랙의 아성을 누르고, 캐멀이 제2의 블랙이 돼 새로운 시즌 컬러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끌로에,프라다,구찌,살바토레 페라가모,소피아 코코살라키,에르메스,소니아 리키엘,드리스 반 노튼,엘렉산더 왕,막스마라,엘르,엣진,elle.co.kr:: | ::끌로에,프라다,구찌,살바토레 페라가모,소피아 코코살라키

드리스 반 노튼은 차갑고 경직된 밀리터리를 유연하게 풀어내기 위해 ‘이것’을 첨가했고, 알렉산더 왕은 자신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스트리트 키즈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이것’으로 컬렉션 에이지를 높였으며, 끌로에의 한나 맥기본은 ‘이것’을 퍼레이드시킴으로써 낭만과 풍요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줬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 같던 공식을 깨고 올 시즌 ‘뉴 블랙’으로 떠오른 ‘이것’은 무엇일까? 5분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캐멀’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스친 사람은 의 충실한 독자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새롭게 시작하는 뉴 시즌의 트렌드를 살짝 맛보기로 보여줬던 지난 8월호에도 캐멀 컬러 아이템이 24개나 등장했으니까. 그렇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 캐멀 컬러는 알렉산더 왕의 케이프 코트로 문을 열고 막스마라와 끌로에 등을 거치며 신나게 ‘도돌이표’를 한 다음, 에르메스의 무톤 더플 코트로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캐멀이 블랙의 왕관을 뻬앗아 쓰고 미스코리아 마냥 우아하게 웃으며 시즌 키 컬러로 등극했다는 사실. 이 한 가지만 알아도 외계어처럼 어려운 트렌드 기사를 읽으며 수험생처럼 비장하게 트렌드를 공부할 필요가 없어진다. 우아함, 포근함, 여자들의 로망, 클래식 등으로 압축할 수 있는 캐멀의 이미지가 올시즌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니까. 차갑고 강하며 단단한 블랙 대신 캐멀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은 여성스럽고 우아한 클래식으로의 회귀를 말하는 가장 밑바탕의 증거다. 트렌드라면 미모사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계의 멋쟁이 에디터들의 스트리트 룩에서도 새로운 컬러의 시대가 열렸음을 예측할 수 있다. 에디터들의 교복이라도 되는 양 스트리트 컷의 단골 메뉴이던 금단추 달린 네이비 재킷이나, 스치기만 해도 아플 것 같던 스터드 촘촘히 박힌 라이더 재킷 대신 무릎까지 사뿐히 내려오는 캐멀 코트들은 자가 증식이라도 한 듯 엄청나게 눈에 띄었고, 에디터들은 저마다 날고 기는 스타일링 감각을 멋지게 뽐나기에 바빴다. 허나 ‘누리끼리’한 얼굴빛을 가진 동양인들은 실로 커다란 고민에 봉착하게 된다. 트렌드에 맞춰 우아도, 기품도 다 가져 보고픈 마음을 ‘낙타’ 따위가 알아줄리 만무하다. 캐멀이야말로 연유 같은 피부 톤에 유약한 생김새, 거기에다 해가 비쳤을때 빛이 부서지는 듯 밝은 헤어를 가진 인종이어야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청-청’ 트렌드도 첫술에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문제였지, 지나고 보니 별것 아니지 않았나? ‘청-청’이나 ‘황색 얼굴-캐멀’이나 어렵긴 매한가지지만 그렇다고 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컬러 조합의 대가 드리스 반 노튼의 컬러 팔레트를 슬쩍 훔쳐오자. 카키, 다크 그레이, 블랙의 랑데뷰에 캐멀을 양념처럼 첨가한 그의 센스. 캐멀로 몸을 휘감은 것 같은 코디네이션은 피하고 그가 보여준 환상적인 색의 마리아주처럼 저채도의 중간색들을 한데 버무려준다. 필립 림이나 데렉 램이 그런 것처럼 블랙과 함께 섞어 연출하는 것도 안정된 방법이다. 자칫 붕 떠보일 수 있는 캐멀의 명도를 한 번 눌러주는 역할을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캐멀과 어울리는 초콜릿 브라운이나 와인 컬러도 나쁘지 않은 선택.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아우터가 부담스럽다면 캐멀 컬러의 스웨터나 백, 슈즈 등과 같은 액세서리로 초점을 맞춰도 좋다. 캐멀 컬러 액세서리라면 두고두고 빛을 발할 시즌리스 아이템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클래식이 트렌드로 돌아왔을때 숙지해야 할 사실 하나만 명심하자. 캐멀의 그 어떤 아이템을 선택하든 선택 기준을 트렌드 보다 클래식에 초점을 맞춰야 실패할 확률이 낮다는 사실!*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