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W 컬렉션을 핫하게 달군 패션 이슈들에 대한 릴레이 토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한 입담 한다는 패션 피플이 늦은 밤 엘르걸의 메신저 창에 모여들었다. 피비 파일로 효과와 레이디라이크 트렌드, 컬렉션에 등장한 관능적인 1990년대 모델들, 점점 성장하는 파워 블로거까지. 2010 F/W 컬렉션을 핫하게 달군 패션 이슈들에 대한 그들의 숨가쁜 릴레이 토크.::엘르.엣진,elle.co.kr:: | ::엘르.엣진,elle.co.kr::

ellegirl (이하 EG)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만나서 반가워요. 먼저 자기 소개부터 부탁드릴게요. 현정 모델 지현정입니다. 나이는 25. ㅋ 뭔가 미팅 분위기.승미 H&M 홍보녀 노승미입니다. 현범 이현범. 한섬의 브랜드 마케터지요.EG 가장 바쁜 패션 피플이 어렵게 한자리에 모였으니, 이번 시즌 패션 트렌드에 대해 얘기해볼까요.승미 이번엔 뭐니 뭐니 해도 셀린 아닐까요. 현범 저도 셀린. 남자로서 여자 라인을 봐도 무척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구매욕을 자극하는 컬렉션이 좋은데, 그런 점에서 이번 시즌 셀린은 단연 최고죠. 남자 컬렉션 중에서는 단연 지방시. 그건 그렇고 다들 오늘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나온 신민아 봤어요? 현정 비대칭으로 된 다홍색 스커트가 굉장히 예뻤어요.현범 이번 시즌 지방시의 키 컬러인 레드와 시스루 블라우스. 완전 딱이던데요!현정 에르메스도 인상적이에요. 섬세한 가죽 테일러링도 멋졌고, 어딘지 모르게 동화적인 판타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울 소재의 챙이 휜 모자 보셨나요? 그건 몹시 갖고 싶던데.EG 지난 시즌까지 런웨이부터 스트리트까지 모두 휩쓸었던 발맹 컬렉션은 어떠셨나요. 현범 발맹은 이제 지루하죠.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먹히는 듯해요. F/W 시즌에 들어온 아이템들이 벌써 솔드아웃이래요. 승미 요즘 파워숄더 입는 사람 보셨나요?현범 봤지요. 나르샤 ㅋ 채연도 그렇고. 디바들이 파워숄더를 계속 입어주고 있네요.승미 그래도 마르지엘라처럼 지속적으로 파워숄더를 디자인하는 브랜드도 있어요. 마르지엘라의 파워숄더는 괜찮지 않아요?EG 이제 트렌드라고 말하기엔 무색할 만큼 보이 룩이 패션 트렌드 전면에 등장하고 있어요. 여자가 입는 보이 룩, 어떻게 생각하세요. 승미 아, 너무 좋아요! 이자벨 마랑 컬렉션에 나온 그레이 컬러의 박시한 재킷에 타이트한 팬츠 그리고 앞코 뾰족한 플랫 슈즈까지.현정 전 이번 시즌 보이프렌드 팬츠에 완전 꽂혔어요. 드리스 반 노튼에서 선보인 박시한 그레이 코트도 너무 예뻤죠.승미 드리스 반 노튼은 컬러감과 카키와 퍼플의 조화 그리고 프린트까지. 예술이었어요.현정 퍼플 컬러 실크 롱스커트에 스웨트 셔츠 입은 것도 최고죠! 현범 근데 그거 아시는지? 보이프렌드 스타일은 남자들이 싫어해요. 차라리 보이를 사귀심이 어떨는지….현정 아니 왜요? 그럼 화이트 셔츠는 어때요?현범 그건 남자들의 로망이죠. 하지만 화이트 셔츠를 입을 때는 언더웨어에 신경 써주길 바라요. 현정 남자들은 정말 기준이 이상한 것 같아요.승미 결국 남자들은 비치거나 타이트하거나 둘 중 하나인 거죠. 만현 늦었네요. 저는 스타일리스트 박만현입니다. 아주 잘나가고 싶은. ㅋEG 반갑습니다. 어디까지 얘기했죠? 아, 이번 시즌에 여러 컬렉션에 등장한 보이프렌드 룩 말이에요. 남자들이 정말 싫어하나요?만현 네. 그건 모델 실루엣 정도가 입어줘야 예쁘지, 통통녀들이 입으면 그 피트가 안 나와요.EG 지금 패션의 최대 이슈는 미니멀과 롱앤린 실루엣이죠. 현정 롱앤린 좋아요. 아까 얘기한 드리스 반 노튼의 롱스커트도 올가을에 유용하게 입을 듯. 거기에 퍼가 트리밍된 재킷을 툭 걸쳐도 시크하고 말이에요.승미 근데 이게 더 어렵지 않아요? 차라리 파워숄더나 뭔가 포인트가 있는 게 쉽죠. 롱앤린은 진짜 기본이 되어야 어울리니까요. 만현 이번 시즌 미니멀은 이미 많이 얘기했겠지만 셀린이죠. 특히 그 컬러. 베르사체도 좋았어요. 롱 니트도 이번 컬렉션에 많이 보이지 않았어요? 현범 난 가을에는 니트를 잘 입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니트도 잘 소화하려면 몸부터 만들어야죠. 몸이 통통하면 미니멀보다 레이어드에 집중하게 되니까. 저처럼.승미 모델 몸매가 아니라면 미니멀을 입을 때 적당히 액세서리를 걸쳐줘야 할 듯해요. 자연스럽게 벨트를 하든지, 재킷을 하나 걸쳐서 시선도 좀 분산시키고.만현 요즘 동대문에 자주 가는데, 동대문 디자이너 10명 중 5명은 피비 파일로, 2명은 소니아 리키엘이던데요. 카피가 너무 많아요. EG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거죠. 발맹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 것처럼, 셀린 효과도 금방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시나요?현범 셀린 효과는 현범이가 한섬에 다닐 때까지?! 하하.만현 그래도 당분간 갈 것 같아요.승미 저도! 솔직히 발맹처럼 질리는 느낌이 아닌, 봤을 때 그냥 좋다는 여운이 많아서 아무래도 오래갈 것 같은걸요. 현범 근데 사실 피비 파일로는 셀린을 맡고 싶지 않았대요. 원래 단독 브랜드를 하려고 LVMH 그룹에 들어갔다더라고요.만현 아, 그 얘기 저도 들었어요. 현범 그런데 LVMH 회장이 피비에게 일단 셀린을 살려놓으면 그걸로 더 큰 파워를 갖게 될 거다! 그래서 피비가 도전한 거래요. 승미 와. 이제 더 큰 파워를 갖게 되겠네요. 앞으로 더 기대돼요.만현 요즘 너무 셀린 셀린 하니까 조금 지겨워지려고 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전 이번 시즌 에르뎀이 좋아요. 원래 좋아하기는 했지만, 요즘 들어서 테일러링이 물오른 것 같지 않나요? 저 혼자만 겉도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자꾸 미니멀 시대의 어려운 옷들이 좋아져요.현범 어려운 옷 저도 좋아해요. 한 번 입고 다신 입기 싫은 옷. 전 그런 게 좋아요. 현정 미니멀이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저한테는 그렇게 와 닿지 않아요. 왠지 나이 들어 보일 것 같다는 선입견도 좀 있고. 하지만 또 다른 트렌드인 레이디라이크라면 얘기가 또 다르죠. 뭔가 드라마틱한 무드가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어찌 보면 패션은 트렌드를 떠나서 개인적인 취향 문제인 거 같네요. 만현 현정에겐 레이디라이크가 딱이죠.승미 저는 레이디라이크 룩처럼 여성스러운 게 세상에서 가장 안 어울리는 한 명으로서 뭐랄까. 이번 마크 제이콥스 같은 느낌은 참 힘들어요. 그래도 신기한 게, 여자라서 그런지 보고 있으면 왠지 소유하고 싶기는 하더라고요. 현정 사실 레이디라이크가 소녀적인 감성으로 풀기에도 쉬워요. 이번 시즌 루이 비통에서 선보인 풀 스커트와 미우미우의 큰 리본이 앞코에 달린 펌프스 같은 거 말예요.승미 그래! 그 풀 스커트! 그건 정말 한눈에 확 들어왔어요.만현 음… 어딘가 모르게 우아하면서도 섹시했죠.EG 루이 비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런웨이 위에 래시티아 카스타 같은 1990년대 모델들이 컴백했죠. 현범 시대를 아우르는 모델 선정이 정말 인상적이에요.현정 초현실적으로 마른 모델들은 별로 안 보인 것 같아요. 대신 가슴과 히프가 있고 통통한 볼에 가는 발목을 지닌 풍만한 모델들이 많아지면서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줬죠. 현범 저도 풍만해졌어요.승미, 현정 네?ㅋㅋ현범 저는 이번 시즌 풍만범. 아주 트렌디하죠. 만현 저도 다시 풍만해지고 있는데.승미 저도!현정 다들 글램인가요.현범 트렌디하네요, 우리 모두!만현 허리 라인을 강조한 레이디라이크 룩 하면 스칼렛 요한슨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녀는 좀 뭐랄까. 오래전 흑백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배우들처럼 고혹스러운 멋이 있잖아요. 현정 잘록한 허리에 풍만한 가슴과 히프, 클래식한 얼굴. 승미 여자가 봐도 섹시하죠. 꼭 드러내지 않아도 말예요.EG 다들 각 분야의 전문가이시니 독자들을 위해 올 F/W 시즌 반드시 쇼핑 리스트에 올려야 할 아이템을 추천해주세요. 승미 버버리 프로섬에서 선보인 무톤 재킷. 좀 무겁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현범 이번 시즌은 퍼의 컴백이니까 퍼 아이템 하나 정도 구입해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는 굉장히 부피가 큰 퍼가 트렌디하죠.만현 저도 무톤 재킷. 무톤 재킷은 버버리 프로섬처럼 완전 두툼하거나 아니면 몸에 착 감기게 얇은 것으로 입어야 해요. 전 이미 샌프란시스코 마켓에서 멋진 디자인으로 하나 점찍어놓았어요.현범 리얼 퍼는 비싸니까 그 대안으로 빈티지나 페이크 퍼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는 것도 좋죠.EG 주제를 좀 바꿔볼까요? 요즘 패션계에서 점차 세력이 커지고 있는 파워 블로거들 이야기예요. 컬렉션 프런트 로에도 이제 파워 블로거들 비율이 많이 높아지고 있죠. 현범 저도 셀린 프레젠테이션 때 피비 파일로가 블로거를 초대하라고 해서 불렀어요. 블로거들이 에디터들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중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것만은 사실이에요.승미 저희도 파티나 모든 행사 때 블로거들을 불러요.만현 해외처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블로거들의 파워가 정점에 이를 것 같긴 해요. 전 파워블로거들한테 완전 밀렸어요. 심지어 브랜드에서 내 이름도 틀려요. 장만영 실장. 이게 뭐예요. 아니면 박만영 실장. 좌절이죠. 하지만 패션계에서 블로거들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승미 엄청 중요하죠. 저만 해도 뭔가를 알아보거나 정보를 구할 때 블로거들의 글을 읽는데요. 에디터들은 뭐랄까 고급스러운 백화점이라면, 블로거들은 좀 더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과 쉽게 소통되는 동대문 같은 느낌? 친근하잖아요. EG 블로거들한테 밀리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네요. 마지막으로 발맹과 셀린에 이어 앞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컬렉션이 있다면.현범 웨어러블한 알렉산더 왕!승미 이번 시즌은 기대 이하 아니었나요?현범 하지만 가장 가볍고 커머셜한 디자이너니깐 좀 더 기대해보고 싶네요.만현 이제는 누가 뭐래도 캣워크의 시대가 아니라 스트리트의 시대니까, 런던 컬렉션을 주목해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특히 신인 디자이너의 재기발랄함은 없지만 가장 영국적이고 웨어러블한 크리스토퍼 케인. 꼭 주목해야 할 다음 컬렉션으로 손색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제 촬영장으로 돌아갈 시간이네요.EG 그럼, 저희도 이제 메신저 토크를 마칠까요? 승미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럼 이만 안녕히!현범 저도 바이바이!*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