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VS 트렌드’를 통해 알아본 이번 시즌 빅 트렌드 8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시소타기처럼 주거니 받거니 펼쳐지는 극단적인 트렌드의 공존은 요즘 패션계의 가장 큰 특징이다. 군더더기 없는 클린 & 시크 룩이 대세지만 그 반대편엔 자유로운 레이어링이 장기인 히피 무드의 노매드 트렌드가 버티고 있으며, 겨울이면 으레 컬렉션을 물들이는 퍼, 무톤 등 시즈너블한 소재의 출현과 동시에 시폰, 레이스 같은 시즌리스 소재들 역시 러브콜을 받는다. 또한 아메리칸 클래식과 브리티시 헤리티지는 닮은 듯 다르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밀리터리 무드와는 평행선을 달리는 우아한 1950년대 레이디들이 있다. 네 가지 ‘VS 트렌드’를 통해 알아본 이번 시즌 빅 트렌드 8::질스튜어트by햇츠온,미샤,에고이스트,오브제,미스 식스티,로사벨라,자라,레페토,발렉스트라,st.a,엠브루노말리,레니본,어그 오스트레일리아,오르시아,알랭 미끌리,멀버리,헤지스 레이디스,빈폴 액세서리,칩 앤 시크,갤러리어클락,에고이스트,더슈,JJ지코트,메트로시티,엘르,엣진,elle.co.kr:: | ::질스튜어트by햇츠온,미샤,에고이스트,오브제,미스 식스티

seasonable F/W 시즌 퍼, 무톤, 니트 등 벌키한 소재의 향연이 펼쳐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가장 눈여겨볼 점은 굵직굵직한 케이블 니트와 페이크 퍼같이 동물보호협회가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합리적인 겨울 소재’의 출현이다. 특히 샤넬은 트위드가 믹스된 퍼 코트, 머리카락처럼 헤어가 긴 퍼 미니스커트와 팬츠(!), 흡사 바야바 같은 퍼 부츠에 이르기까지 ‘올 어바웃 퍼’라 이름 붙일 만한 컬렉션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언급한 ‘니트’는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이번 시즌 가장 핫한 겨울 패브릭으로 등극했다. 니트의 여왕인 소니아 리키엘은 차치하고라도 클로에나 프라다는 니트 톱과 니트 스커트, 그것도 모자라 니트 헤어밴드와 니트 타이츠에 이르기까지 ‘올 니트 룩’을 제안한 것. 이로써 모처럼 ‘파워’와 ‘에지’의 감투를 벗어던지고 한결 포근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된 셈이다. 물론 풍성한 모피와 무톤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버버리는 무톤과 양가죽을 섞은 투박한 바이커 재킷에 섬세한 레이스 드레스를 레이어드해 시즈너블한 소재와 시즌리스 소재의 사이좋은 융합을 시도했고, 질 스튜어트는 벌키한 니트 웨어에 롱 머플러, 여기에 퍼 재킷까지 매치해 이번 시즌 가장 따뜻한 패션 신을 선사했다. 1 컬러풀한 실을 꼬아 만든 폼폼 털모자. 가격 미정. 질 스튜어트 by 햇츠온.2 스웨이드 소재에 퍼가 장식된 레이스업 부츠. 굽 9cm. 가격 미정. 에고이스트. 3 무톤과 퍼 두 가지 타입으로 스타일링이 가능한 양면 재킷. 가격 미정. 미샤. seasonless몇 시즌째 이어지고 있는 시즌리스 현상은 S/S 시즌엔 레더 소재를, F/W 시즌엔 레이스, 시폰 등 시즌과 관계없는 소재들을 컬렉션에 불러 모았다. 특히 하늘하늘한 시폰 드레스와 여성스러운 레이스 소재가 주인 란제리 트렌드는 지난 시즌의 바통을 이어받아 살아남은 빅 트렌드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의 란제리가 마치 침대에서 갓 나온 듯 직접적이었다면, 이번 시즌의 란제리 무드는 좀 더 웨어러블한 믹스매치가 특징. 셀린이 제안한 속이 아른아른 비치는 크림 컬러 레이스 블라우스와 H라인 스커트의 조합처럼 우아하고 정갈한 룩이 가장 좋은 예다. 같은 맥락으로 매혹적인 스타일링을 제안한 드리스 반 노튼의 레이스 룩 역시 데이 웨어는 물론 나이트 웨어로도 크로스 오버가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리얼웨이에서 이와 같은 시즌리스 소재를 가장 현명하게 입는 방법은 시즈너블한 소재와의 적절한 믹스매치일 것이다. 안토니오 마라스의 제안처럼 빈티지한 레이스 드레스에 점잖은 퍼 베스트를 레이어드한다든지, 마크 제이콥스 컬렉션처럼 시폰 드레스에 청키한 퍼 코트를 매치하는 식의 충돌을 즐길 것. 1 레이스 소재 장미 모티브가 로맨틱한 헤어밴드. 4만원. 로사벨라. 2 포켓 장식의 섬세한 레이스 톱. 가격 미정. 오브제.3 티어드 레이스 스커트. 17만9천원. 미스 식스티. clean & chic 피비 파일로의 등장으로 패션계는 ‘클린 & 시크 트렌드’ 담합을 한 듯하다. 하지만 셀린이 제안하는 클린 룩은 늘 극도의 미니멀리즘을 선사해온 캘빈 클라인이나 질 샌더의 것과는 다른 감성이다. 애써 남성적인 디테일을 내세우기보다는 좀 더 여성스러운 터치가 가미되었고, 차갑고 날카로운 에지보다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클래식한 감성이 묻어 있다. 이는 1990년대의 고귀함을 지닌 파워풀 우먼을 무대에 올리고자 했던 피비 파일로의 아이디어가 이 시대 여성들이 원하는 모습과 일치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녀와 함께 필연적으로 떠오르는 스텔라 맥카트니와 한나 맥기본이 만드는 클로에도 마찬가지. 무지 니트 톱과 발목까지 닿는 울 팬츠, 여기에 누드 베이지로 통일한 매끈한 키튼 힐의 조합은 오직 스텔라 맥카트니만의 ‘덜어내는 미학’을 통해 완성될 수 있는 완벽한 클린 룩이었다. 이는 현란한 컬러나 화려한 디테일로 현혹하기보다 럭셔리한 소재, 엄격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스마트한 클린 룩을 원하는 요즘의 패션 화두에 딱 들어맞는 패션신이라 할 수 있다. 1 스티치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스웨이드 소재 미니드레스. 8만9천원. 자라.2 미니멀한 디자인의 화이트 스퀘어 백. 36×28cm. 4백만원대. 발렉스트라.3 크리미한 누드 컬러 슬립온 로퍼. 가격 미정. 레페토.4 새틴 라이닝으로 포인트를 준 쇼츠. 가격 미정. st.a. nomad셀린, 스텔라 맥카트니, 클로에로 대표되는 ‘21세기 미니멀리즘’이 대세라지만 그 반대편에 보헤미안 감성의 노매드 트렌드가 공존하고 있다. 자유로운 레이어링, 현란한 패턴이 주를 이루는 ‘유목민’이라는 뜻의 노매드 룩은 장 폴 고티에와 겐조, 로다테의 컬렉션을 통해 빛을 발했다. 특히 장 폴 고티에는 탁월한 믹스매치 감각을 선보여 극찬을 받았는데, 스웨트 셔츠와 남성적인 핀 스트라이프 울 팬츠, 노르딕 패턴의 퍼 트리밍 베스트 등을 버무려 ‘장 폴 고티에식’의 번뜩이는 감각을 자랑했다. 또 모처럼 여전사 대신 소녀들을 무대에 올린 로다테는 니트와 빈티지 프린트, 서정적인 플라워, 주얼이 장식된 시스루 등을 믹스해 몽환적인 히피 룩을 무대에 올렸다. 물에 담갔다 뺀 듯 흐릿한 컬러 칩(몽유병이 컨셉트다)과 이따금 오아시스처럼 등장하는 걸리시한 체크 패턴은 긴장의 강약을 조절하며, 한 편의 패션 드라마를 선사했다. 이 둘의 컬렉션이 극단적인 노매드 트렌드를 보여준다면 겐조는 한결 웨어러블한 보헤미안 룩을 제안한다. 빈티지한 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플라워 패턴을 바탕으로 전체 컬렉션을 완성한 겐조는 여기에 빅 케이프, 니트 풀오버, 매니시한 테일러드 재킷 등을 매치해 동시대적인 감성을 잃지 않는 영리함을 보였다. 1 보헤미안 뱅글. 가격 미정. 오르시아.2 캔버스 소재가 믹스된 프티 숄더백. 22×21cm. 36만8천원. 엠 브루노말리.3 스웨이드 소재 부츠. 가격 미정. 어그 오스트레일리아.4 셔링 칼라가 걸리시한 플로럴 블라우스. 32만9천원. 레니본.*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