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목 마른 당신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만져보고 싶었다?” 만지고 싶으면 끌리는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만져보면 되는 것인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마음을 쉽게 사버리고 몸까지 덤으로 얻었다. 그것도 아주 영계로다가. 제목 <남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그대로 불꽃 같은 러브스토리가 떠오를 것 같은가? 하지만 우리의 추측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전혀 뜨겁지도 달달하지도 않다. 오히려 차갑고 담백해 더욱 여운이 맴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담은 책에서는 또 다르다. 약간은 뜨겁고도 무겁다. 그래도 이 역시 담담함은 그대로여서 여운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남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사랑,불륜,미루메,유리,엔,도모토,이노구마,강사,미술,판화,학생,학교,영화,책,엘르,엣진,elle.co.kr :: |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남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사랑,불륜,미루메

영화 의 사랑“쿨한 여자가 대세?!” 우리는 주위에서 연애관에 대해 쿨한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여성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남자를 끄는 힘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일까. 너도나도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겉은 분명 쿨한 여성이 되려 한다. 무심한 척, 관심없는 척, 신경안쓰이는 척, 아무렇지않은 척… 하지만 여기 제대로 뒤끝없이 쿨한 여성이 있다. 바로 에서 나오는 학교 강사 '유리'. 그녀는 감정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있었다가도 없어지는 것인지 그녀의 마음은 도저히 알아차릴 수가 없다. 어리바리하고 솔직 털털한 것으로 봐서는 비밀도 없어 보이고 생각도 별로 없어 보일때도 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녀도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심각하게 내보이지는 않아 항상 스무살 연하 미루메에게는 아기같이 귀여워 보인다. 줄거리는 스무살이나 차이나는 강사와 학생의 사랑이야기라 ‘불륜’영화인가 할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뭐가 이리 잔잔한지 불륜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상적인 남녀들의 사랑만 보일 뿐이다. 한없이 쿨한 강사 유리가 같은 학교 학생인 미루메를 만져보고 싶어 둘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유리는 ‘500일의 썸머’ 주인공 썸머와 같이 둘 사이를 딱딱하게 규정짓지 않고 그저 즐거우면 되는 거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쿨한 여자다. 그렇지만 미루메는 쿨하지 못하다. 관계를 넘어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 그렇다고 노래 ‘선생님 사랑해요’에서와 같이 강사 유리만 바라보는 내용의 영화는 결코 아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방식의 짝사랑이 더 기다리고 있으니. 또 영화의 빈티지적인 색감이 일본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주고 멈춰있는 장면들이 한 폭의 유화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미루메, 마츠야마 켄이치의 쓰디 쓴 사랑미루메는 스무살이나 많은 강사 유리를 사랑한다. 하지만 유리에게는 든든한 남편이 있다. 이 둘이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도 사랑이 진전 될때도 그녀는 남편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릴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숨기는것이 아니고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그렇게도 그녀는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산다. 마음이 가는데로. 미루메와 뽀뽀를 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이 미루메를 귀여워 해주며 뽀뽀를 퍼 부어댄다. 그렇게 둘의 사랑은 계속 되지만 돌연 듯 유리는 자기 할 일을 찾아 멀리 떠나 버린다. 홀로 남겨진 미루메는 가슴앓이를 하지만 몸이 떨어져 있다고 헤어진 것은 아니라고 믿으며 그녀를 여전히 기억속에 묻어두고 있다. 엔, 아오이 유우의 맴도는 사랑미루메를 좋아하지만 겉만 빙빙 도는 엔. 표현할 줄도 모르고 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아했던 엔은 같은 학교 강사 유리에게 미루메를 뺏기고 만다. 헌데 미루메와 엔은 사귀고 있지 않은 사이였으니 뺏겼다고 하는 표현도 웃기다. 하지만 좋아한 것은 분명 엔이 먼저이니 질투도 나고 화도 나며 둘 사이를 항상 궁금해 한다. 만지고 싶을 때 만질 수 있는 강사 유리가 부러울 뿐이다. 엔은 유리에게 적대할 상대도 안된다. 스무살이나 많고 직업도 있으며 또 남편도 있다. 어느날 유리의 초대로 유리의 전시회에 간 엔은 그저 과자 한 접시만 비우고 온다. 즉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자로서도 능력으로도... 유리보다 나은 것이 없다. 결국은 미루메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재간이 없다는 현실을 즉시한 것. 도모코, 오시나리 슈고의 지켜주는 사랑좋아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해도 상관없이 자신만의 사랑을 지켜나가는 도모코. 묵묵히 그녀를 도와주고 그녀의 고민을 들어주고 욕심내지 않고 그녀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또 그녀를 절대 존중해주며 절대 그녀를 방해하거나 귀찮게 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남자는 엔이 그러했듯이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느끼기 힘들다. 조금의 추파도 보여주지 않고 그저 편하게 절친같이 옆에 있어주니. 엔이 갑작스럽게 학교를 그만둔다 했을때도 마음은 그녀를 수 백번 잡았겠지만 결국은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아 주었다. 그런게 도모코의 사랑이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앞길을 막지 않고 지켜주는 사랑을 했다. 하지만 결국은 마지막에 엔에게 한 기습 뽀뽀에 싫어하지 않는 엔과 사랑을 확인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 책 에서의 사랑영화와는 또 다른 깊은 내막을 전해주는 책의 내용. 영화에서는 한 사람이 한 가지의 감정만 가지고 있었다면 책 속에서는 한 사람의 미묘한 여러가지 감정을 속속들이 보여주었다. 사람 마음이 어찌 한결 같으리. 시냇물이 흘러가듯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마음도 흘러간다. 미루메가 유리를 그리워 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영화와 같이 그녀를 너무 사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사랑하는 동안 유리가 너무 미웠을 때도 있다. 대책없어 보이고 매일 뭐가 그렇게 생각이 많은지. 또 자기 멋대로 하는 유리가 싫을 때도 있었다. 한 사람을 너무 사랑한다 해도 평생 사랑스러워 보일 수는 없는 현실을 또 한번 일깨워 주는 대목이었다. 또 미루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리지 못하고 인물들의 감정이나 관계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해석해야 한다. 그런 미묘한 감정들은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서는 대공감을 이끌어내는 단락단락마다 자신들의 지나간 사랑들을 다시금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미루메와 유리의 사랑이 큰 영역을 차지한 반면 엔과 도모토의 그 주위를 맴돌 뿐이다. 반면 유리의 남편 이노구마의 사랑도 깊게 엿 볼 수 있다. 책에서는 엔이 미루메에게 고백했지만 단칼에 거절한 뒤 나중에 엔을 놓친걸 후회하기도 한다. 이렇게 각자 나름대로 사연있는 사랑을 하고 있다. 이들 뿐만 아니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자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하고 있다. 미루메의 안아주는 사랑책 속에서의 미루메는 전혀 스무살이나 많은 유리를 절대 어른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보다 어리게 보거나 한심해 할 정도였으니. 또 자신의 사랑에 충실한 정상적인 사랑하는 남성의 모습만 보여주었다. 절대 상대가 기혼자거나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그렇다고 혼신을 다해 사랑하는 것도 아니였다. 가끔은 서로 전혀 감정이 없어 보일때도 많았다. 같이 등산을 해도 예쁜 꽃이 있어도 서로 알려주지 않고 혼자 보는, 말하기도 귀찮아 보일때가 있다. 둘은 이미 너무 많이 알아버려 조금의 셀레임도 없어 보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남편과 같이 여행을 떠난 유리에게 그제서야 미루메는 쿨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유리를 마음에서 떨쳐 보내기는 쉽지가 않다. 매일 아무렇지 않은 척 문자를 해본다. 답이 없다. 몸이 멀어졌는데도 자꾸 생각이나 미칠 것 같다. 만날 수 없어도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당연히 멀어지게 된다고 믿고 있으니 말이다. 이노구마, 아카타 모리오의 당연한 사랑부인 유리가 같은 학교 학생 미루메와 바람이 난 것을 알고도 묵묵히 있는 이노구마. 자신의 집에서 부인과 같이 잠든 모습을 보고도 음식을 해 그 둘에게 따뜻한 밥을 해 먹인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인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인지. 유리와 이노구마는 이혼은 하지 않지만 서로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서로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한다. 요즘은 성격차이라는 둥 경제적 문제라는 둥 조금만 안 맞으면 이혼하는 일이 다반사. 하지만 이들은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라 칭하며 부부관계를 유지해간다. 서로에게 큰 터치를 하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고 있다. 서로 더 알으려고 하지도 않고 알려주려고 하지도 않는 것이 보인다. 마음을 나눌 수 없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슬픈 일이지만 평생 든든한 사람이 영원히 내 편이 되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이미 거머쥐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이노구마의 유리를 사랑해야 하는 당연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