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인디 신에서 만난 라즈베리필드 소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나른한 토요일 오후 햇살이 비추는 카페 창가에 앉아 소이 라떼를 시켜놓고 스트링을 튕기는 기타연주에 맞춰 흥얼흥얼 들려오는 노래 소리에는 그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소이,장준선,라즈베리필드,토요일 오후에,3월,인디,밴드,노래,음악,티티마,파파야,스위트 숲, 랄프 로렌 블랙 라벨, ST.A, 에스티 에이, 엘르,엣진, elle.co.kr.:: | ::소이,장준선,라즈베리필드,토요일 오후에,3월

사람들 앞에서 항상 밝고 똑똑한 아이로만 포장되었던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는 음악을 하지 않기로 한다.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을 수 없을 만큼, 자신을 잃어가는 순간만큼 노래를 포기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음악 애호가 입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어렸을 때부터 너바나, 여성 팝 록 밴드 뱅글스의 음악을 좋아하던 그녀는 홍대 클럽을 다니며 록 음악만 듣게 된다. 그렇게 하루 이틀 락과 밴드 음악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던 그녀는 어느 순간 ‘내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기타를 배우면서 음악과 소통을 시작하고,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하며 음악과 친해지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9/06/MOV/SRC/01AST022010090691312017090.FLV',','transparent'); RASPBERRY FIELD비틀즈의 음악을 사랑했던 그녀는 ‘Strawberry Fields Forever’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라즈베리필드라는 이름을 지었다. 달콤하기만 한 딸기보다는 달콤 쌉싸름한 양면적인 맛을 지닌 산딸기처럼 그녀의 음악 이야기를 통해 달콤 쌉사름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조금이라도 소통과 위로를 주고 받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단다. 3월 봄날 밤, 보름달이 뜬 한강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지막이 데미안 라이스 음악을 흥얼거리는데 너무 슬픈지만 뭔가 안정적인 느낌이 드는 한 순간을 그린 노래, 3월. 2003~4년 자아를 찾으려고 발버둥을 쳤을 때 많은 용기와 위로가 되어 주었던 건 그 무엇도 아닌 음악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소이는 오늘도 홍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INTERVIEWE.O 라즈베리 필드 싱글 앨범 나온거 축하해요. 기분이 어떤가요?소이 정말 오래 걸려서 나온 싱글이에요. 아들을 군대에 보내서 불안불안 했는데 어느순간 아들이 부대장이 된 기분? 뿌듯하죠. E.O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 친구들의 도움이 컸다고 들었어요.소이 음악은 저랑 준선이가 작업한거지만 음반에 관련된 모든 것들에 있어서는 측근들의 공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도움이 컸어요. 앨범 나오면 눈물날 것 같다고 그렇게 얘기했었는데 다들 감격스러워하고 자랑스러워 해주고 그랬죠. E.O 좀 더 편한 방법이 있었을텐데 자급자족해서 만들 필요가 있었나요?소이 쉽게 앨범을 발표 할 수 있는 방법 중에서는 기획사에 들어가는 거였는데 기획사에서는 일단 이런 음악에 대한 기대를 안해요. 같이 하자고 했던 분들도 있었는데 음악적으로 타협을 하기 싫었어요. 이미 차려진 밥상 같은 음악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 시작해서 나온 앨범은 그 누구의 터치도 받기가 싫은 거예요. 이번에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어떻게되든 우리끼리 해보자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표가 되어 있더라고요. 주식회사 라즈베리 필드. E.O 하나부터 끝까지 소이의 손을 거쳐 탄생한 앨범이죠. 만족도는 높은가요?소이 갈길이 멀구나. 지금은 겨우 걸음마를 뗀 음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행히도 음악안에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자랑스러워요. E.O 기획사에서 이런 음악에 대한 기대를 안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번 라즈베리필드의 앨범은 대중적이지 않다는 뜻인가요? 소이 아니요. 우리음악은 충분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해요. 홍대 앞에서 공연하는 분들의 음악중에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곡들이 정말 많거든요. 우리나라 여건상 기회가 주어지는 장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윤 창출이 안된다고 판단하면 대중적이지 않다라고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음악적으로 봤을때 우리 음악도 그렇고 홍대 인디 신의 음악들은 충분히 대중적이거든요. 우리는 골방 아티스트들이 아니고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들인데 대중이 들을 수 있는 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거는 비극인거죠. E.O 걸그룹 티티마 활동을 끝내고 더 이상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들었어요. 소이 2000년 티티마 2집이 나오고 개인활동이 참 많았어요. 개인 활동이 2003~4년 까지 계속 됐는데 그때 뭔가 소모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몽당연필 같이 느껴졌어요.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가수라는 타이틀이 너무 싫어진거예요. 가수 소이, 티티마의 소이는 사람들 앞에서 항상 밝은 아이여야 하고 똑똑하게 보여야 했거든요. 왜 그런 이미지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아이여야만하고 절대로 어두운것들이 있으면 안되는 캐릭터 였기 때문에 어느날 내 자신이 너무 낯선 거예요.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닌데 어렸을 때부터 다분히 먹구름이 잔뜩 낀 아이고, 내 안에는 괴물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데 왜 가수 소이라는 이미지는 저렇게 한 없이 밝기만 할까 라는 정체성의 문제에 맞딱드리면서 내가 진정 원하고 좋아하는게 뭘까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는 가수를 하지 말아야겠다, 노래를 포기해야겠다 생각했죠. E.O 그리고 다시 음악을 시작했을 때 소이는 홍대 인디 신에 있었어요. 왜 홍대였나요?소이 저도 그게 궁금해요.(웃음)가수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음악 애호가 입장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어릴때부터 음악은 분신이라고 할 정도로 두 살때부터 음악을 듣기 시작했거든요. 에어 서플라이부터 시작해서 밴드 음악을 너무 좋아했어요. 초등학교때 너바나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고, 뱅글스도 좋아했어요. 저 나름대로 밴드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여튼 정체성을 찾는 시기에 ‘나는 락이 너무 좋구나’ ‘밴드 음악을 너무 좋아하구나’를 느끼면서 음악을 정말 편협하게 들었어요. 무조건 락만 들었어요. 밴드 공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이 한국에서는 홍대 앞 인디신이고, 계속 인디 문화에 푹 빠져가지고 지내다보니까 어느 순간, 내 노래, 내 밴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드는 거예요. 그래서 2004년부터 기타를 배우면서 내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거예요. 그렇게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하다보니 어느새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요. E.O 인디 신에서의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소이 뮤지션 분들은 반겨줬어요. 워낙 공연을 많이 보러다니는걸 알고 있었고, 친구들도 뮤지션들이 많기 때문에. 반면에 선입견을 가지고 봐 주시는 분들도 있었죠. 처음에는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언젠가 진심은 전해지니까요. 그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내가 하는 음악이 장난이고 허세였다면 이 모든 것을 독립적으로 하지 못했겠죠. 내가 그냥 껍데기 였다면 떨어져 나갔을 과정인데 모두 견뎌냈고 꾸준히 노래를 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그분들도 좋아해주지는 않겠지만 고개를 조금씩 끄덕여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E.O 좋아하는 장르는 락인데 라즈베리필드 음악의 장르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소이 기타팝. 하하. 어쿠스틱 기타팝 정도라고 할게요. 제 능력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음악은 예 예 예스 같은 그런지한 노래예요. 그녀의 포스나 목소리나 그런 퍼포먼스를 너무 동경하거든요. 지금 하는 음악도 하고 싶어하는 음악의 일부고 그나마 잘 할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한거예요. 내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들은 거의다 이렇게 조금 우울한 음악들인데 잘 맞게 편곡을 한 것 같아요. 지금의 나한테는 가장 적합한 음악을 하고 있는 거 같아요. E.O 소이의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몇몇 뮤지션이 있어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뮤지션은 누구예요?소이 데미안 라이스를 정말 좋아해요. 음… 결혼할 거라고. (웃음) 얼마전에 서드아이 블라인드 멤버들이랑 다같이 만났는데, 밴드 맴버 한명이 데미안 라이스 동창인거예요. 그래서 제가 한국의 어떤 한 여자가 꼭 찾아갈거라고, 프로포즈하러 갈 거라고 전해 달라고까지 이야기 했어요. 전 지금 데미안 라이스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은 음악을 하고 있어요. E.O 세상에 수많은 음악에는 뮤지션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잖아요. 소이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소이 라즈베리필드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랑 일맥상통한데요. 달콤하지만은 않은, 쌉싸름한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예요. 다 이래요. 우린 다 똑같아요. 그러니 힘을 내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2003~4년 자아를 찾으려고 발버둥을 쳤을 때 정말 많은 용기와 위로가 되어 줬던게 음악이었거든요. 제가 듣던 음악들은 한없이 우울함에도 불구하고 저한테 ‘넌 혼자가 아니야. 괜찮아. 너의 아픔은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외롭게 손을 서로 맞잡으면서 그렇게 나아가면 돼’라고 이야기를 해 주는 거예요. 나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을 했죠. E.O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팬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해요?소이 최대한 진실되게 하고싶어요. 진실되지 않으면 아예 안하고 싶어요. 그래서 50명 모아놓고 했던 공연이 마음에 드는 게 한사람 한사람 마주하면서 노래를 했거든요. 또, 그들이 팬 이기 이전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있는 아이들인지 너무 궁금해서 이야기도 듣으면서 쌍방향의 공연을 했어요. E.O 요즘 홍대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뮤지션이 되었는데. 소이에게 홍대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요?소이 홍대라는 공간이 되게 좋은건 그나마 서울에서 자유로운 곳이라는 것. 강남은 숨이막히거든요. 가장 ‘나’ 일 수 있는 공간이라면 홍대인 것 같아요. E.O 소이의 음악창고가 궁금해요. 요즘 어떤 음악 듣고 있어요? 소이 요즘 김정미씨 음악에 푹 파져있어요. 신중현 선생님이 발굴한 분인데요. 신중현 선생님이 콘서트에서 김정미의 ‘봄’을 부르는데 너무 좋아서 푹 빠졌어요. 그 뒤로 김정미의 ‘NOW ‘라는 앨범을 자주 들어요. 인디 락 밴드 템퍼 트랩 음악도 듣고, 우리 형부인 조규찬 신보도 듣고, 물론 데미안 라이스는 정기적으로 듣고 있답니다. E.O 갑자기 영화 이 떠오르는데요. 만약 음악 세계의 소유권을 소이씨에게 준다면 어떻게 운영하고 싶어요?소이 생각만해도 행복하네요. 우선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한달 월급 5백만원씩 줄거고요. 그러면서 맘대로 창작촬동하라고 할 거구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만들어 놓을 거 같아요. 술로 인해서 영감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 바를 만들어 주고, 나처럼 문학이나 다른 예술을 통해서 한다면 갤러리나 도서관, 책방을 만들어줄 거예요. 당연히 녹음 부스, 악기가 있어야 겠죠. 내가 갖고 싶어하는 모든 악기가 다 있다면 진짜 행복하겠다. E.O 세상에 안되는 건 없으니까요. 소이 로또 당첨되면 꼭 만들어야 겠어요. 너무 행복할 거 같아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들이 제일 기대되네요. E.O 활동하면서 두번째 싱글도 준비중이죠?소이 9~10월 정도에 나올 것 같아요. 한곡은 믹싱까지 끝났고요. 두곡만 더 작업하면 돼요. 사실 정규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독립적으로 하는 시스템에서는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욕심을 살짝 내려놓고 여건에 맞게 준비하고 있어요. E.O 얼마 안남았네요. 한창 곡 작업 중일텐데 어떤 곡이 실릴지 미리 얘기해줄 수 있나요?소이 저는 무작정 나와서 버스타는 것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거리 걷는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나온 곡 '149'. 진심을 담아 처음으로 만든 곡이에요. 제가 다니던 길을 지나가는 149번 버스를 좋아하는데 그 안에서 탄생해서 제목이 149예요. 추운 어느날 149번 버스에 올라타서 멜로디랑 가사를 한번에 쓴 노래라서 애착이 가고, 기대가 되요. 지금 작업중인데 어떻게 재탄생할지 지켜봐주세요. E.O 소이에게 음악은 어떤 존재예요?소이 제 분신과 같죠. 또다른 소이구요. 음악은 위로와 공감을 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인것 같아요. 정말, 반의 반의 반도 전달 못하는 도구가 언어,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대신해 줄 음악 이나 연기나 다른 창작활동들은 더 분신같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서 심장대 심장으로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것 같아요. E.O 인터뷰 내내 음악 얘기를 하는 순간 순간 너무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이었어요. 그렇게 행복해요?소이 네. 지금 너무 행복해요. 사실 요즘 변화가 많은 시기라서 불안한데, 사람들이 유일하게 행복할때가 언제야 라고 하면 ‘무대에 있을 때는 정말 행복해’라고 1초의 망설임 없이 말해요. 예전에는 무대에서 행복해 라고 얘기 할 수 없었거든요. 지금은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거 만으로도 참 행복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