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의 맥박을 제대로 즐기는 법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휴가 계획을 세울 때마다 리스트에 빠지지않는 방콕. 도무지 싫증나지 않을 것 같은 여행자의 천국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쇼핑을 제외한다면 방콕의 맥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이다.::태국,방콕,카오산로드,시암 파라곤,엘르,엣진,elle.co.kr:: | ::태국,방콕,카오산로드,시암 파라곤,엘르

2 쇼핑의 메카로 불리는 시암 파라곤의 태국 브랜드 숍.3 그랜드 세일 기간에는 방콕의 어느 쇼핑몰에서든 세일이 한창이다.4 출퇴근 시간 도로가 마비되는 건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NONSTOP SHOPPING SPOTS태평스럽기만 하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방콕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반정부 세력이 도심을 점거하고 군부와 시위대 간의 무력 충돌이 장기간 지속됐다. 뉴스와 신문에서 접한 방콕의 모습은 총성과 화염이 이어지고 폭격당한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시위가 종료된 태국의 심장은 예전의 생기 있는 얼굴로 낯선 여행자의 방문을 허락했다. 삶의 터전이 아비규환으로 빨려가는 것을 목도해야 했던 현지인들은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평온이라 말하겠지만 온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시위의 후유증 탓인지 사람들이 몰리는 광장에서는 경찰들의 검문이 이뤄지고 호텔에서는 공항에서나 볼 법한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고를 해야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특히 방콕의 최대 번화가로 시위대의 무단 점거 지역이었던 라차프라송 거리의 주말은 활력이 넘쳤다. 여차하면 길을 잃기 쉬운 대형 쇼핑센터들과 거미줄처럼 뻗은 고가도로, 지상철을 이식한 번화가는 쇼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주변 도로는 보기 답답할 정도로 꽉 막혀 있었다. 굳이 비교하자면 주말에 밀리는 서울 명동의 모습이랄까. 호텔 창밖으로 내려보던 방콕의 고르고 완만한 전경 한가운데 사막의 선인장처럼 우뚝 솟아 있는 이 빌딩 숲 동네는 젊음의 메카답게 거리 곳곳에서 교복을 입고 쇼핑백을 한 움큼씩 쥔 대학생들이 눈에 쉽게 띈다(이곳 표현을 빌리자면 부모의 지갑이 아프지 않도록 태국 대학생들은 교복을 착용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방콕에서는 연례 쇼핑 행사인 ‘어메이징 타일랜드 그랜드 세일’이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거리 곳곳이 세일 행사 광고로 도배될 정도로 이곳 정부가 발 벗고 나선 범국가적인 쇼핑 축제는 타이틀에 걸맞게 ‘감탄스러울 정도로 ‘통 크게’ 80%까지 할인을 한다. 그리스 신화 속 사이렌의 노래처럼 들려오는 가격에 쇼핑 월척을 낚으려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아낌없이 지갑을 열게 되는 이유다. 샅샅이 돌아보는 데 최소 3, 4일이 걸리는 이 거대한 쇼핑 타운을 찾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관광객이라면 확실한 컨셉트를 세우고 쇼핑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지상철을 타고 칫롬이나 시암 역에서 내린 뒤 마음먹고 고가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찾는다면 시암 파라곤부터 들르는 게 좋다. 방콕의 패션 1번지를 대표하는 최고급 쇼핑몰로 세계의 모든 럭셔리 브랜드와 액세서리 매장들이 입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정도 다리가 부셔져라 줄기차게 걸어야 할 만큼 스케일도 으리으리하다. 오죽하면 쇼핑몰 한 켠에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의 자동차 매장들이 가지런히 줄지어 서 있고 동남아 최대 크기의 수족관이 들어서 있을까. 태국의 패셔니스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공주의 열정 덕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이곳 패션시장의 흐름을 읽고 싶다면 시암 파라곤의 동생격인 시암센터로 가면 된다. 그레이하운드, 클로제, 세나다, 플라이 나우 등 태국의 젊은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시암 파라곤보다 저렴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다. 이들과 이웃한 시암 디스커버리 센터에는 유명 인테리어 매장과 한층 트렌디하고 팬시한 브랜드들을 갖추고 있는 곳. 그야말로 취향에 맞춰 쇼핑을 할 수 있는 셈. 게다가 방콕의 백화점에서는 2000바트(약 8만원) 이상 구입하는 외국인에게는 7%의 세금을 돌려주는 이점도 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온종일 이곳을 누비는 동안 파란 눈의 외국인은 물론 주말을 맞아 번화가로 쏟아져 나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현지인들을 보고 있자니 방콕이 더 이상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8년 만에 이곳을 다시 방문했다는 일행의 말마따나 몇 년 사이에 놀면서 쇼핑도 하는 관광도시로 급변신한 것이다. 퉁퉁 부은 발을 질질 끌며 쇼핑센터들이 즐비한 거리를 빠져나오니 반정부 시위 때 화재로 폭삭 무너졌다는 센트럴 월드가 눈에 들어왔다. 동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대형 쇼핑몰은 가림막 사이로 까맣게 그을린 흉물스런 뼈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라차프라송 거리와 시암이야 말로 방콕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소개한다. 그곳에 또 하나의 역사가 오롯이 박제된 셈이다. 5 수상가옥촌의 운하를 오가는 거룻배.6 카오산로드의 밤은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붐빈다.7 여행자들의 천국답게 카오산로드에는 저렴한 숙박시설과 여행안내소가 즐비하다.SINK INTO KRUNG THEP아무리 방콕이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가 구축한 쇼핑 파라다이스 전선에 합류했다지만 여행 마니아들이 여권이 닳도록 찾던 고유의 매력은 따로 있다. 주머니 부담이 적은 착한 물가와 거리마다 넘쳐나는 먹을거리들 그리고 두 손을 합장하고 미소 짓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사실 명실상부한 방콕의 핫 플레이스로 입지를 굳힌 시암스퀘어에서는 이런 매력을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듯한 레스토랑과 쇼핑센터의 푸드코트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수준이고 깔끔하게 거리가 정비된 시내에서는 먹을거리 좌판이 늘어선 광경을 기대하기 어렵다.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서 자기 발로 여행하며 사람 구경 삼매경에 빠지고 싶은 낭만 여행자들에게는 카오산로드가 궁합에 맞다. 값싼 숙소가 모여 있고 5만~6만원 정도면 이곳에서는 고급 레벨에 속하는 호텔에서 묵을 수 있다. 생체 알람을 울려대는 빈속을 가벼운 마음으로 달래는 것도 가능하다. 고급 호텔과 레지던스가 들어선 시내 중심가와 방콕의 부촌인 수쿰빗에 관광객들을 빼앗기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이곳은 배낭여행의 순례지로 통한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거리는 세계 곳곳에서 온 배낭을 멘 젊은이들로 물결을 이룬다. 그들과 거리낌없이 여행 정보를 교환하고 맥주 한 잔에 쉽게 친구가 되는 경험도 카오산로드가 주는 이점. 이곳을 찾았던 밤에는 남아공월드컵 네덜란드와 브라질 경기가 있었다. 카오산로드는 이미 네덜란드의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은 응원단이 점령하고 있었다. 펍을 가득 메운 오렌지 물결 속에 부대끼노라니 그들의 흥취에 완전히 전염돼 국적과 상관없이 네덜란드 팀을 응원하게 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날의 경기가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났으니 카오산로드의 모두가 낮보다 더 뜨거운 밤을 보낸 것은 당연했다. ‘동남아시아의 여행은 카오산로드로 통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이곳에서는 이방인들을 위한 기상천외한 기념품과 여행을 위한 아이템들이 주로 거래된다. 거리에는 배낭족들의 타는 목을 유혹하는 유럽식 펍이 늘어서 있다. 때문에 방콕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살아보거나 들여다보기는 쉽지 않다. 현지인들의 활기찬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짜뚜짝 주말 시장을 찾도록 하자. 이름과 달리 평일에도 영업하는 이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이곳 삶의 특징과 모습이 응축된 곳이다. 재래시장이라고 깔보지 말것. 물건을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이 주말에만 20만~30만명에 이르고 1만여 개의 상점이 빼곡히 들어설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그만큼 살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가득하단 말씀. 생필품을 찾는 현지인들이 주로 거래에 나서는 탓에 가격에 거품이 없으니 기를 쓰고 깎겠다는 식의 태도는 피하는 게 좋다. 요즘 현지인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공정 여행, 착한 여행이 화두라는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적소다. 만약 높은 습도로 후텁지근한 이국의 날씨를 몸이 이기지 못한다면 룸피니 공원 옆의 쑤언룸 나이트 바자를 찾자. 더위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는 오후 늦게부터 자정까지 문을 여는, 방콕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야시장이다. 번화가인 라차프라송 거리를 다니다 카오산로드와 방콕의 구시가, 재래시장을 탐방하게 되면 한 도시에서 두 나라를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두 지역의 물가수준 차이가 큰데다 도시의 얼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다른 까닭이다. 도심의 쇼핑몰 앞에 설치된 사당에서 연인들이 신에게 사랑을 기원하는 장면처럼 전통과 현대의 기호가 줄기를 이루며, 어울리지 않을 법한 것들이 묘하게 조합을 이루는 곳. 그 안에서 두 손을 정성스레 모으고 “사와디캅”이라 인사하는 사람들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한 방콕은 여행자들에게 ‘크룽 텝(천사의 도시)’으로 또다시 찾게 만드는 곳이다. HEAVENLY MASSAGE 방콕에서 여독과 고단함을 풀기에 마사지만한 게 없다. 단, 묵은 피로를 가시게 하는 신의 손은 생각보다 매서워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를지도. 왓 포 불교의 도시 방콕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으로 수백 년 동안 쌓아온 마사지 비법을 전수하는 국립기관. 전통 태국 마사지의 정수를 온몸 곳곳에 심을 수 있다. (www.watpomassage.com)아시아 허브 합리적인 가격과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 따뜻하게 데운 솜방망이를 이용한 허브 볼 마사지가 대표적.(www.asiaherbassociation.com)디와나 디바인 정원이 딸린 별장 같은 매장이 인상적인 스파 브랜드. 시암 파라곤에 뷰티 숍이 있을 만큼 천연 재료의 스파 제품이 유명하다. (www.divana-dvn.com)*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8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