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남녀, 사랑을 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앞에 서 있는데’ 연애남녀라면 한 번쯤 속으로 읊조렸을 노래 가사처럼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질투의 화신이 된다. 애정 전선에 영양 만점의 비타민이 되기도, 고춧가루를 뿌리기도 하는 남녀의 이상야릇한 감정, 질투의 두 얼굴.::연인,질투,고민,어드바이스,엘르,엣진,elle.co.kr:: | ::연인,질투,고민,어드바이스,엘르

질투녀, 의심할지어다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또 다른 욕망이 꿈틀거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는 남녀의 연애 전선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폭포처럼 쏟아지는 사랑을 하고 있어도 쉽사리 포만감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큐피트의 화살에 벌집이 된 이들의 마음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상대의 애정을 더 많이 소유하고 독점하고 싶어 한다. 그런 소유욕은 언젠가 사랑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싹트고 질투 어린 감정을 꽃피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인 만큼 경우의 수를 따지자면 사랑의 종류는 천차만별이고, 연애에 빠지지 않는 질투의 유형도 다양하다. 옆에 없으면 무슨 ‘뻘짓’을 하는지 안절부절못하는 여자들은 단타성 질투를 꾸준히 퍼붓는다.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에 휘슬을 불고 경고 카드를 들이미는 식이다. 집에 있다고 하면 발신번호가 집 전화인지 확인하고, 외출했다고 하면 화상 통화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행여 연락이 두절되면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애타는 속을 부여잡는다. 때문에 질투란 단어를 들었을 때 남정네들은 엇비슷한 그림을 떠올린다. 여자친구가 본래 제 것인양 휴대전화를 빼앗아 통화 내역과 문자를 일일이 확인하며 불시검문을 하는 것이다. ‘사랑은 집행유예’란 노랫말에 백배 공감하게 되는 이유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누구와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거 정말 싫더라고. 주변에 20명이 있어도 신상 정보를 다 보고해야 한다니까. 말해줘도 누구인지 모르면서 말이야.” 여자 사이의 신경전과 열등감을 자극하는 것도 오뉴월에 서리를 맺게 한다. 인파로 득실거리는 거리에서 다른 여자에게 눈이라도 돌아가면 “좋냐?”란 냉소가 꽂히는 건 예사다. “요즘에 여자 연예인 누가 예쁘다고 말만 꺼내도 오버하면서 코 했다, 눈 고쳤다, 옛날 사진 갖다 줄까 그러면서 발끈한다.”는 남자의 말에 여자 패널이 토를 단다. “아예 너무 튀어서 흉내도 못 낼 연예인이면 괜찮은데 청순가련형, 귀여운 이미지의 배우들과 비교하는 건 참을 수 없어.”질투남, 폭발할지어다비껴갈 수 없는 그녀들의 시샘과 질투, 삐침에 위산과다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남자들의 Y염색체도 불꽃 질투를 뿜어낼 줄 안다. 여자의 질투가 대형 할인 마트의 정기 세일이라면 남자의 질투는 백화점의 연말 폭탄 세일과 닮았다. 남자들은 부글부글 끓는 질투의 감정을 속으로 삭이다가 야구의 연장 12회 2아웃 역전 장외 홈런마냥 임팩트 있게 터뜨린다. 오래 삭힐수록 머리까지 어질어질할 만큼 냄새가 고약한 홍어처럼 마음속에 잔뜩 쌓아둔 남자의 질투는 한 번 터지면 폭발적이다. “대학교 MT에 가서 짐을 푼 뒤 다른 데서 놀고 있는데 휴대전화를 가방에 둔 게 문제였어. 나중에 확인했더니 밤새 남자친구 전화가 어마어마하게 와 있는 거야. 화면에 부재중 전화가 96통이라고 찍힌 거 본 적 있어?” 횟수가 잦지 않은 남자의 질투 행각은 정나미가 줄줄 떨어질 만큼 충격적이라고 여자 패널들은 입을 모은다. 예전 애인의 질투와 올가미에 몸서리쳤다는 남자 패널도 고백한다. “크리스마스 때 갑자기 여자친구와 연락이 안 되는 거야. 날이 날인 만큼 왠지 모르게 불안한 생각들이 떠오르더라고. 그녀의 집 앞에서 6시간을 기다리는데 어머니와 함께 나타났지 뭐야. 교회에 다녀왔다고 말하는데 엄청 민망하더라고.” 남자들의 속내를 듣자 하니 그들은 정분을 잃는 것보다 육체적 불륜에 더 민감하고 목을 맨다. 간혹 자존심이 바닥에 떨어지면 큰소리 칠 수 없는 남자들은 비이성적 질투 행각을 보이기도 한다. “주위 사람들이 여자친구를 칭찬하고 치켜세우면 떨떠름해 하며 자신이 나서서 깎아내리는 남자도 있어. 사귀고 있는 여자가 자신보다 잘나고 아깝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여자친구를 경쟁 상대로 여기고 질투하는 거야. 남들은 공주가 아니라도 공주라 하는데 왜 시녀 같은 것만 시키냐고!” 여기에 우정 혹은 전우애란 이름으로 오랜 친구의 여자친구를 시샘한다거나 친구와 그녀 사이를 벌려 보려고 이간질 공세를 도모하는 비열한 남자도 있다. 때로는 굳게 입을 다문 남자들의 질투가 여자들의 그것보다 더 무시무시하다. 잘 쓰면 묘약, 과하면 독그렇다고 질투를 절대적인 악감정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질투의 부재는 상대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고 적당한 시샘은 시들시들해진 관계에 활력과 긴장감을 투여한다. 저울로 잴 수 없고 깊이 또한 측량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사랑과 인정을 얻으려는 감정은 뜨거운 연애를 하고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나를 구속하고 묶어두는 게 좋다.”며 상대방이 질투를 해줬으면 하는 여자의 심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허나 정도가 지나친 질투는 집착으로 변태돼 상대방을 지치게 한다. “허튼짓 할까봐 밤마다 거짓말하지 말고 바로 전화하라는 것도, 잘 자라며 전화 끊었는데 잠이 안 온다면서 다시 전화하는 여자도 못 참겠어.”, “사귄 지 백일밖에 안 됐는데 온갖 것들을 준비해 이벤트와 기념일에 집착하는 여자는 너무 피곤해서 내키지 않아.” 상대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사랑에 지친 남자 패널들의 한탄 섞인 증언이다. 결국 기묘하리만큼 집요해진 의심과 구속은 멀쩡하던 관계를 꽈배기 틀 듯 뒤틀게 된다. “광적으로 여자친구에게 매달리던 친구가 있었어. 애인이 집을 비울 때마다 몰래 들어가 세면대에 물이 묻어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지경이었지. 결국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관계를 정리했어.” 혹은 눈에 쓰인 콩깍지가 한 꺼풀식 벗겨지면서 그간 연애담을 알콩달콩 시트콤으로 연출해주던 질투가 막장 드라마의 집착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마음이 떠나면 좋았던 것들이 싫어진다고 애정이 식게 되면서 매번 스스럼없이 넘어갔던 상대의 시샘과 삐침이 그 순간부터 부담스러워지고 받아주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이 됐든 관계에 집착과 애착의 기운이 드리워졌다는 것은 사랑의 감정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거나 수명을 다했다는 신호임에 틀림없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마냥 애정의 종말을 알리는 집착의 그림자 안에서 잡음이 없고 절멸하지 않을 관계는 없다. 그러하니 욕심부리지 말고 소박한 마음으로 사랑하자.가 탄생시킨 케이블 채널, 엘르엣티비 에서는 같은 주제에 대한 남녀의 시각 차를 수다로 풀어 여자는 여자 얘기에, 남자는 남자 얘기에 공감할 수 있다. 시크한 여자 셋과 핸섬한 남자 셋의 리얼 공감 수다 쇼 2ROOMS>의 본방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 30분이다.*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8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