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모성애를 자극하는 거친 남자 양조위 (<색, 계>의 이 역) 겉으로는 신사지만 알고 보면 너무나 거칠어 아플 정도인 남자. 다 제멋대로다. 혁대로 때리고 묶고 강압적인 침실 매너를 지참하고 있으며 피를 봐야 만족한다. 무뚝뚝한 표정에 말도 없고 어딜 가는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진국인 남자. 차츰 "당신이 돌아 온 것이 선물이요.”, “종일 당신만 생각했어” 등의 언니들 기절하는 닭살 멘트 날려주신다. 눈물이 촉촉하게 젖어있는 외로운 중년 남자의 눈빛 또한 모성애를 자극하며 심장에 박힌다. 거친 남자를 보면 조련사가 되고 싶은 묘한 마음을 후비고 들어오는 그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막 부인은 결국 그를 죽이지 못했고 자신의 동료들까지 다 죽음으로 몰았으니 말이다. 일본 앞잡이 치고는 너무 섹시한 게 문제였다.
거친 생명체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한마디
2위. 목 아픈 해바라기 히스 레저 (<브로크백 마운틴>의 에니스 델마 역) 이 남자 눈빛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 무심한 말투에 말수도 적다. 소심해 보이기도 하고 마님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우직한 돌쇠가 생각난다. 자신은 게이가 아니라고 하지만 잭과 텐트에서 뜨거운 밤을 보낸 뒤 그는 사랑에 빠진다. 깊은 산속에서 은밀하게 행해지는 꽃미남들의 꽃놀이가 그리 편하지는 않았지만 히스 레저의 섹시함으로 충분히 눈 호강은 되었다. 에니스는 큰 소리치고 무언가 걷어 차는 모습이 어울릴 만큼 딱 양치는 카우보이다. 무뚝뚝한 척, 무심한 척, 여기에 반전이 있다. 차를 타고 돌아가는 잭을 뒤로 한 채 골목에 쓰러져 에니스는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워 한다. 한 명의 여자와 결혼하고, 두 명의 딸을 낳고, 이혼하고, 춤 좋아하는 젊은 여자와 잠시 결혼을 생각하지만 결국 에니스의 마음 속에는 잭이 가득 차 있었다. 끝까지 다른 남자와 바람 안 피우고 일만 소처럼 했으니 듬직한 해바라기다.
짝 잃은 생명체의 순정적인 한마디
3위. 소녀같은 마초남 제이크 질렌할 (<브로크백 마운틴>의 잭 트위스트 역) 터프한 카우보이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그의 몸 속엔 소녀의 피가 철철 흐른다. 텐트에서 처음으로 에니스와 밤을 보낼 때만 해도 적극적으로 덮쳤지만 결정권은 항상 에니스에게 있다. 언제나 잭은 그의 사랑을 갈구할 뿐. 그에게 거절당하면 폭풍 눈물을 쏟기도 하고 툭 하면 삐지고 앙탈 부린다. 끼가 다분하여 멕시코까지 넘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기도 하고 바람을 피우기도 하지만 끝까지 순정은 지키는 남자다. 매끈했던 몸매는 세월이 지날수록 망가지지만 가끔 보여주는 뾰로통한 표정은 나이가 들어도 그대로. 마지막 데이트까지 자신은 이 정도로 부족하다고 더 만나고 싶다고 에니스에게 삐져 있었던 잭이다.
토라진 생명체의 가슴 아픈 한마디
4위. 모범생의 탈을 쓴 욕정 덩어리 디미트리 마틴 (<테이킹 우드스탁>의 엘리엇 타이버 역) 깔끔한 옷차림에 우측통행도 지킬 것 같은 엘리엇 타이버. 폭발하는 테스토스테론을 주체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휘둘리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다. 엉성하고 어설퍼 보이지만 나름 마을에서 감투까지 쓰고 있는 모습은 성시경 라인의 동아리 선배 같은 매력을 뿜는다. 두근두근 스크린 속 알 수 없는 그의 매력에 점점 빠지고 있을 때 쯤 예고 없이 찾아온 배신감. 그는 게이였다. 부모님의 모텔 바에서 우드스탁 참가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어울리며 엘리엇은 한 남자와 딥키스를 나누고, 그날 이후 엘리엇의 침대 옆자리는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던 그의 차지. 순진해 보였는데 의외로 진도가 빠르다. 우드스탁 개최의 장본인이 음악은 안 듣고 연애질에 히피들과 뒹굴며 약에 취해 다니니 말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