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인 홈웨어로 등장한 란제리 룩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난 시즌 노골적인 홈웨어로 등장한 란제리 룩이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의 정제된 감성을 통해 한결 완화된 버전으로 캣워크에 올랐다.::섹시한, 걸리시한, 도발적인, VPL, NICOLE FARHI, DRIES VAN NOTEN, 패션, 홈웨어, 엘르, elle.co.kr:: | ::섹시한,걸리시한,도발적인,VPL,NICOLE FARHI

2009 S/S 시즌 디자이너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란제리 룩을 캣워크에 올려놓았다. 물론 과거에도 란제리 룩은 존재했다. 주로 디자이너들은 시어한 블라우스에 브라가 은근하게 비치게 하거나 클리비지 드레스 사이로 캐미솔 톱의 레이스가 언뜻 보이는 등의 섹시한 툴로 란제리 룩을 보여줬다면 지난 시즌 런웨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란제리는 침대 위로 바로 직행해도 무방할 만큼 노골적인 ‘홈웨어’로 변모한 것. 리얼 파자마가 수트가 되고 칵테일 드레스나 이브닝 가운이 되는 패션 판타지가 ‘파자마 시크’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메인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사실 이 파자마 룩을 리얼 웨이에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지만(제시카 알바가 모 시상식에서 돌체 앤 가바나의 파자마 수트를 그대로 입고 나온 사진은 두고두고 워스트 드레스라는 혹평을 들었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란제리 룩에 대한 지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대신 지난 시즌 지나친 ‘홈웨어’스러움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란제리 모티브를 적절히 디테일로 응용하는 명민한 제스처로. 스텔라 매카트니는 쿨한 90년대 스텔라 걸을 위해 섬세한 레이스 장식의 슬립 드레스를 적극 응용했다. 몸을 유려하게 감싸는 실크 캐미솔 드레스는 이브닝 웨어로도 손색없었으며, 워킹 우먼들을 위해 그 위에 박시한 보이프렌드 재킷을 입어 완급 조절에도 나섰다. 게다가 정교하게 커팅한 레이스 안으로 비치는 속살로 은근한 섹시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심이 많은 미우치아 프라다는 미우미우 컬렉션에 그녀의 특별한 감성을 담았다. 지난 시즌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모든 랩 드레스 안에 브라 톱과 브리프를 입도록 한 그녀는 이번 시즌 코트 모티브 드레스나 가슴 중앙에 깊은 슬릿이 들어간 드레스에 브라 톱을 매치해 은밀하고 성숙한 란제리 룩을 완성했다. 또한 드리스 반 노튼과 발렌시아가는 이브닝 가운에서 모티프를 얻어 각각 트렌치 코트와 슈미즈 드레스를 선보였으며, 보네가 베네타 역시 이브닝 가운 디테일의 심플한 화이트 코트를 뷔스티에 톱과 매치해 이번 시즌 란제리 룩 트렌드에 동참했다. 마르지엘라의 반전은 또 어떠한가. 건축적인 보디 프로포션을 연구하는 디자이너답게 다양한 보디 수트와 올인원이 대거 등장했으며, 앞에서 보면 평범한 파워 숄더 장식의 레더 드레스가 뒷모습은 힙 라인까지 깊게 절개해 브라톱을 보이도록 하는 장치를 배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란제리 룩을 리얼웨이에서 과하지 않게 스타일링하는 노하우는? 콘트라스트를 적절히 활용해 홈웨어가 최대한 홈웨어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연출이 필요하다. 섹시한 슬립 드레스엔 매니시한 재킷을 매치하거나 청키한 부츠를 신고, 이브닝 가운에는 캐주얼한 티셔츠와 데님 팬츠를 입어 서로 다른 요소들을 배합시켜놓는 것. 이때 액세서리는 최대한 절제하도록 한다. 그래도 여전히 란제리 룩에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란제리 디테일을 응용한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참고하도록 하자. 가터 벨트 장식 같은 코르셋 드레스를 선보인 니콜 파리와 티셔츠 위에 뷔스티에 톱을 매치한 엠마누엘 웅가로가 바로 그 예. 란제리 룩은 이제 더이상 노골적인 섹시함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다시 여성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을 통해 란제리 룩은 여성의 아름다움을 부각시켜주는 중요한 오브제로 자리매김했다.*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11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