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어땠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피가 튄다. 살이 잘리고 뼈가 꺾인다. 원빈은 천사의 얼굴로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였다. ‘아저씨’는 원빈과 아드레날린을 위한 영화다. 미리 본 세 에디터가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빈, 김새론, 이정범, 타나용, 람로완, 아저씨, 영화 아저씨, 원빈 복근, 원빈 삭발, 사생결단, 열혈남아, 달콤한 인생, 누아르, 원빈의 재발견, 엘르, 엣진, elle.co.kr:: | ::원빈,김새론,이정범,타나용,람로완

대화 참여자: 전종혁 프리미어 에디터, 김나래, 이민희 인턴 에디터 전종혁(이하 종혁): ‘원빈 어땠어’를 하자고 했더니 포테이토 칩을 가져오다니! 만반의 준비를 다 했구나. 너희들이 봐서 알겠지만 ‘시사회 어땠어’가 아니라 ‘원빈 어땠어’지? 기자 시사회 때는 여자 기자들이 많이 놀라더라. 이게 라는 제목 때문에 멜로 감성 같이 말랑말랑하거나 혹은 막걸리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잔인하잖아. 그래서 내가 나래한테 문자로 경고문을 보냈지. 그랬더니 나래의 문자가 압권이었어. “저 스물 여섯 살이에요.” 놀라는데 나이가 어디 있나? 어쨌든 인줄 알고 보러 갔더니 였던 거지.김나래(이하 나래): 전 선배님께 경고를 듣고 가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근데 굉장히 잔인하긴 하더라고요. 이민희(이하 민희): 옛날에 황정민, 류승범 나왔던 하고 비슷했어요. 더러운 암흑가나 사회 저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원빈의 직업 설정도 너무 초인적이어서 손 대는 족족 다 이기잖아요. 경찰이 번번이 놓치는 악당을 잡는단 점에서 같은 히어로물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참, 총이 등장한 건 좀 웃겼어. 빵빵 쏘는데 다 쓰러지네.나래: 우리나라에서 그런 스케일의 액션물이랄까. 그런 규모의 영화가 있었나 싶었어요.종혁: 있었어. !나래: 에서는 김영철이 그렇게까지 이병헌을 가만히 안 두려고 해서 이상했어요. 무지막지하게 총질하고. 딱히 잘못한 게 없잖아. 그런데 에서도 엄청나게 총을 쏘던데요. 스케일이 엄청 커요. 종혁: ‘홍콩삘’인 거지. 한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총을 쓸 수 없으니까 이상한 거야. 같은 경우에는 그런 현실적인 지점을 건너 뛰고 장르적으로 간 경향이 있지. 그래도 이 영화는 총이 나올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어. 과거 원빈의 직업상 당연히 총을 구할 수 있는 거고. 그 태국애도 용병이었잖아. 그러니까 나름 총을 구할 수 있지. 영화적으로 원빈이 악당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제거할 명분을 얻으려면 악당들이 그만큼 악랄해야 하고. 마약 밀매나 장기 매매를 한다는 건 홍콩 영화에서 착실하게 가져온 것 같아.민희: 특히 용병 람로완(타나용)하고 싸울 때!종혁: 용병하고 싸울 땐 완전 제이슨 본이지. 총을 버리고 일 대 일로 싸우는데 90년대 홍콩 영화 삘이야. 강한 자와 맞짱 붙겠다는 용병의 개인적인 욕망이 반영된 장면이잖아. 민희: 그때 그 용병이 다른 데를 쏠 게 아니라 원빈한테 직접 총을 쐈어도 됐는데. 항상 불편하게 가는 무협지 적인 설정. 종혁: 그렇게 따지면 전당포에서 충분히 쏴 죽일 수 있었지. 근데 그건 영화적인 동의라 할 수 있어. 마치 슈퍼맨이 머리카락 내리고 안경 벗으면 못 알아보는 거랑 똑같지. 영화적 대의를 위한 암묵적인 동의랄까? 훗훗나래: 그 용병 때문에 영화의 결이 달라진 느낌이었어요. 그 사람 하나로 영화가 좀 더 느와르 적이 된다 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맡았더라면 그런 느낌이 안 들었을 거에요. 종혁: 다분히 의도적이었지. 장동건이나 원빈이나 동남아에서 좋아할 느낌 아닌가? 생긴 게. 민희: 아휴~ 심하게 잘 생겼더라고요. 그렇게 큼직하고 또렷하게 생긴 남자는 제 취향이 아닌데도 감탄 나올 정도였어요.나래: 간간이 카메라가 비추는데 몇 컷에서는 원빈이 아닌 다른 사람 같기도 했어.민희: 그래? 난 좀 별로였던 게 목소리 톤을 너무 낮췄었어. 대사도 몇 마디 없는데. 나래: 일명 ‘가오’와 ‘후까시’잡는 목소리. 오그라들었어.종혁: 난 생각보다 안 오그라들었어.민희: 다른 애들은 입에 걸레를 물고 나왔잖아. 원빈은 안 하다가 갑자기 욕 한마디 하는데, 그 장면이 섹시해서 소름 돋을 정도더라.종혁: 사실 다른 악당들로 출연한 배우들도 연기를 잘했었지만 오늘은 그걸 논의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오늘은 ‘원빈 어땠어’니까 생략해야지.(웃음)나래: 악당들이 연기를 참 잘했지.민희: 자기들은 사람들 장기 따다가 팔고 그러면서 지 동생은 죽인다니까 난리잖아. 종혁: 단순하지만 사람들이 보면 그래서 더 열 받는 거지. 그걸 노린 거야.종혁: 이정범 감독이 로 데뷔한 감독인데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한 감독이거든. 를 보면 원빈만 집중돼서 아쉽기도 해. 그래도 감독이 페이스 조절은 잘 한 것 같아. 아이들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조금만 더 넘어가면 자칫 진부해졌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수위 조절엔 성공했어. 그런 소재나 주제를 밑으로 까는 정도에서 끝나서 좋아. 의 캐릭터와 대비해 봤을 때 원빈은 훨씬 쿨한 캐릭터지. 의 설경구와 조한선이 돼지국밥 같은 캐릭터였다면, 원빈은 콩나물국 정도? 음식으로 따지면 는 뭐라고 생각해?민희: 중식 같아요.종혁: 그냥 중국식당에서 먹는 거 말고 미국이나 유럽식당에서 먹는 중국 음식? 중국 음식이 원래 쿨하진 않잖아. 유럽으로 가서 패스트푸드가 됐을 때, 딱 그 느낌인 거 같아. 이 영화에 원빈을 위한 팬 서비스가 있잖아.나래: 머리 미는 신이요? 후후.민희: 아… 진짜 원빈 멋있더라. 내가 이 말 몇 번 했지? 종혁: ‘원빈 어땠어?’는 결국 ‘잘 생겼다’는 대답으로 귀결되나.민희: 이 사람이 만약 배우를 안 했으면 뭘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종혁: 어떻게 됐든 여자 여럿 울렸겠지? 아무튼 면도기 내지는 남자 용품 광고는 따 논 당상이라는 거. (웃음) 민희: 원빈 연기는 어떻게 보셨어요? ‘원빈의 재발견’ 아니셨어요?종혁: 난 원래 원빈이 연기 못한다는 생각 안 했었거든. 그 동안 사람들은 원빈을 여자들의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소년으로만 봐 왔었잖아. 에서 원빈이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원빈이 다른 축에 속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잘 보여준 것 같아. 배우 자신이나 팬들은 200%로 만족했을 듯해.민희: 원빈은 너무 잘생겨서 손해인 것 같아요. 좀 밋밋하게 ‘배우상’인 사람이 했었으면 더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텐데. 그런데 요새 원빈을 보면 배우로서의 욕심이 보이더라고요.종혁: 예전에 장동건이 잘생겼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연기변신을 위해 를 택했지. 그 때 ‘장동건은 배우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잖아. 나는 와 를 본 후 원빈도 배우구나, 싶었어.나래: 혹시 예전에 드라마 라고 기억하세요? 박지영 좋아하는 동네 총각으로 나왔던. 전 영화 보는데 그 때의 원빈 모습이 기억나면서 원빈이 배우로 성장해 간다는 사실에 굉장히 뿌듯했어요.종혁: 뿌듯해? 민희: 어미 마음이냐. (웃음)나래: 그럴지도. (웃음)종혁: 그 팬 서비스용 장면을 위해서 원빈이 복근 운동 열심히 한 것 같더라.민희: (웃음) 카메라가 노골적으로 쫙 훑어.종혁: 용병이 쏜 총알이 원빈 허리에 맞았을 때 직감했었는데. 그걸 충분히 잘 활용하더군. 나래: 근데 왜 영화에서는 매번 허리에 총을 맞을까요?종혁: 그럼 옆구리에 맞아야지. 머리에 맞겠냐. 민희: 머리에 맞으면 죽잖아. 종혁: 그럼 영화가 진행이 되겠냐고.나래: ….종혁: 얼굴에 맞으면 원빈이 나와도 미모 효과가 없잖아. 게다가 총알 빼 주는 그 선배 말이 압권이야. “조금만 위에 맞았어도 죽었어.” 나래, 민희: 으… 나래: 너무 상투적이에요. 종혁: 나래가 얘기한 것처럼 상투적이고 어디에서 본 듯한 장면이잖아. 결정적인 건 복수하러 갔을 때야. 악당들이 왜 그런 자세로 멍 때리며 기다리고 있어? 그것도 홍콩 영화 내지는 박찬욱 감독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세트장에서!나래: 에서도 비슷했잖아요.종혁: 다 홍콩 영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래. 어렸을 때 보고 자란 게 있으니까. ‘나도 그런 것 해 보고 싶다’는 식의 욕망이 있는 거지. 그래서 사실 영화 구석구석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 많지만 그걸 잘 넘어가게 꿰매는 게 원빈의 역할이기도 하고. 누구는 하고 비교하던데, 보다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어. 은 50명의 다리를 베고 눈알을 빼도 판타지라는 느낌이 있는데, 이 영화는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니까. 민희: 소리가 징그러웠어요. 참 그리고 ()우마 서먼은 이소룡의 운동복 같은 걸 입고 싸우잖아요. 원빈은 검은 수트를 입고 나와서 더 홍콩 영화 같았어요. 분명히 그런 옷은 총질 할 때 불편할 텐데, 영화에선 왜 만날 저런 걸 입고 싸울까.종혁: ‘간지’지. 드레스 코드에 대해서는 묻지마. 보통 악당 두목들이 흰색으로 맞춰 입잖아. 총 맞을 때 피 도드라지라고. 그건 그렇고, 많은 배우들이 주연급까지는 올라가지만 ‘원톱’으로 존재하는 게 쉽지 않는데 원빈도 이제 원톱이 가능하겠구나, 꿈꾸게 만드는 영화였어. 그전에 성공한 영화는 두 명이 같이 가거나 묻어갔잖아. 이번 영화는 그런 면에서 자신의 만족도가 높겠지.민희: 김새론 얘기도 조금 해 봐요. 전 좋게 봤어요.종혁: 여기서 괜찮았던 건 애 치고는 발음이 정확했어. 그 나이치고는 무슨 말 하려는지가 다 정확하게 들려서 좋았어. 영화에서 얘 나이가 너무 어설프잖아. 어필을 하기엔 나이가 어리거든. 중고등학생쯤 되었으면 묘하게 성적인 긴장감이 있었을 텐데. 민희: 지금은 수양딸 같은 느낌이죠? 종혁: 자기 딸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뭐.민희: 김새론이 볼살 없어서 캐스팅이 안 됐었대요. 애 같지 않은 데가 있어요. 비슷한 나이대의 김유정이나 서신애 같은 경우는 귀엽고 예쁜데, 김새론은 어른스럽다고 할까?나래: 서늘한 구석이 있지.민희: 음악적으로 표현하자면 김유정이나 서신애는 메이저, 얘는 인디 같은 느낌? 미래가 기대 돼.종혁: 잘 하면 호러퀸이 될 수도 있어. 다시 원빈으로 돌아와 볼까? 정말 원빈이 잘생겼다고 볓 번 얘기해도 사람들이 안 싫어할 영화지?나래: 진짜 잘생겼어.민희: 반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니까.종혁: 게이도 좋아할 것 같나?민희: 지진희 같이 담백하게 생긴 스타일이 인기가 많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뭐 원빈도 인기가 없을 것 같진 않은데? 사람 눈이 다 똑같지 뭐. 원빈이 같은 거 찍어도 좋겠다. 나래: 모든 팬 층을 다 아우르는 거지?민희: 전 국민 원빈의 노예화…종혁: 는 어때?(웃음) 는 양조위 덕분에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아. 어떤 영화에서든, 아무리 꼴통으로 나와도 양조위는 지적인 매력이 있어. 원빈이나 팬들은 내가 이런 말하면 돌을 던질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예쁘기만 해서 백치미 느낌이 강하잖아. 원빈이 넘어야 할 마지막 산은 지적인 구석을 만들어내는 것 아닐까? 그게 최대 과제라고 봐. 그것만 해낸다면 더 이상은 할 게 없어. 무적이지. 근데 나래가 ‘ 어땠어?’ 시작 전에 한 얘기처럼, 엔딩의 OST는 제발 좀 빼줬으면 좋겠어. 너무 튀고 이질적이야. 나래: 광고 같지 않아요? 광고? 민희: 디카 광고!종혁: 자초지종은 잘 모르겠으나 제작사의 힘이나 논리에 의해서 만들어진 엔딩인 것 같아. 감독이라면 너무 많이 튀기 때문에 원치 않았을 것 같아. CJ에서 제작한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좀 아쉬워. 오락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알겠는데 굳이 그렇게 재차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나 싶어서. 그들은 이게 화룡정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내가 볼 때는 마이너스 요인이야. 더 심플하고 깔끔한 마무리가 힘이 될 텐데.나래: 그러게요. P제철회사 광고 같아.종혁: 그럼에도 빈티 나지 않는 건 원빈 때문이지.민희: 결국은 원빈에 의한, 원빈을 위한 영화라는 결론인가요?종혁: 소녀들이 모두 원빈 같은 아저씨를 요구하면 상당히 골치 아픈데! 뭔가 좋지 않아. 민희: 전 다음에는 새론이가 좀 더 밀도있는 연기를 보여줬음 좋겠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종혁: 일단 잘 자라기나 해야 할 텐데.민희: ‘마의 16세’를 잘 넘겨야죠. 나래: 근데 애가 애답지 않은 건 어쩐지 무서워. 종혁: 네가 지금도 애같이 생겨서 그런 것 아니야?나래: 아녜요. 저도 어렸을 때는 어른 같이 생겼었어요.종혁: 거짓말 하지마. 나 같은 사람이나 그런 얘기를 듣는 거지. 나보고 애 얼굴이 상상이 안 간다고 그러데 다들. 태어날 때부터 삼십 대 얼굴을 갖고 있었냐고 묻던데! 아, 원빈은 피부 관리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간단하게 뷰티 인터뷰할 수 있는지 알아보면 안 될까? 미백 효과인지 아우라인지 도통 구분이 안 가. 나이가 몇 살인데 이십대 중반 여자보다 피부가 더 좋아. 나래: 그러게요, 저희보다 더 좋던데.종혁: 넌 마감해서 썩어서 그래. 민희: 그렇게 생겼으면 피부 얽었어도 안 보였을걸. 어쨌든 원빈이 같은 영화 한번 찍었으면.종혁: 당분간 사방에서‘원빈님’을 외칠 텐데, 이제 배 나온 진짜 아저씨들은 다 죽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