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적 아트와 디올의 쿠튀르적 환상과의 조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금 가장 빠른 속도로 세련됨에 대한 미학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도시, 상하이에서 특별한 아티스트 두 명을 만났다. 쿠엔틴 시와 류지앤화, 두 사람의 대륙적 아트와 디올의 쿠튀르적 환상과의 조우.::류자앤화,쿠엔틴시,엘르,엣진,elle.co.kr:: | ::류자앤화,쿠엔틴시,엘르,엣진,elle.co.kr::

Heritage House푸시 심장부에 있는 플라자66으로 들어서면 마치 나만을 기다렸다는 듯 반쯤 열린 선물 상자 모양의 디올 헤리티지 하우스가 중앙에 있다. 이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피터 마리노가 설계한 디올 부티크의 새로운 오픈을 축하하기 위한 것으로 디올 하우스의 마법과도 같은 오트 쿠튀르 드레스들과 향수들을 선보인 유니크한 전시회다. 2008년 베이징에서 ‘디올과 중국 예술가전 Christian Dior and Chinese Artists’ 전시회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것으로 작지만 함축적으로 집약된 헤리티지 하우스에서 방문자들은 디올 하우스의 유산을 발견할 수 있다. 뉴 룩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패션계를 평정했던 1947년의 전설적인 바 수트(bar suit)는 여성의 관능적이고 우아한 진수가 느껴진다. 2005년 S/S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자수 디테일의 드레스, 2006 F/W의 미래 전사를 쿠튀르 적으로 풀어낸 드레스, 바(Bar)로부터 영감을 얻은 2008년 F/W 컬렉션과 2008년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이집트 풍 드레스는 현재 존 갈리아노가 벌이는 디올 아틀리에의 예술적 영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가하면 한편에 놓여 있는 테크놀로지가 접목된 가상의 책인 은 책장 넘기듯 동작을 취하면 디올의 아카이브가 차례로 보여지는 식이다. 1946년 이래 디올 하우스에서 매년 벌어지는 역사, 활기가 넘치는 이미지의 일러스트, 미스 디올이나 자도르와 같은 전통적인 향수들 그리고 디올 하우스의 두 명의 스타인 무슈 디올과 존 갈리아노의 명언들이 담겨 있다. 1 2008년 베이징 전시회 때 선보인 작품.artist 1 설치미술가 Liu Jian Hwa대부분 당신 작품은 사회성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착하고(?) 아름다운 샹들리에를 내놓았더라. 맞다. 나의 이전 작품은 사회에 대한 일종의 반감, 사회 문제에 대한 제기 혹은 사회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2008년 이전에 창작한 작품들의 맥락이며 실마리였다. 그러나 이후 중국이 매우 빠르게 발전했으며 부유한 형태를 띠게 됐다. 이제는 더 이상 그것들을 표현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은 과거 작품과 다르다. 예술가의 사고에서 출발해 어떻게 디올의 내면적인 것을 의미 있으면서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포인트였다. 때문에 2008년 베이징 전시회의 일부 요소를 이어갔다. 수많은 디올 로고의 알파벳 모음과 함께 디올의 행운별을 모티프로 썼다. 이 행운별은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 밝은 효과를 준다. 또 전체적인 색채가 하나의 그러데이션으로 보이도록 남색을 위주로 하얀색, 회색을 추가해 색채가 비교적 통일된 느낌이어서 우아해 보인다. 도자기와 동양문화는 어쩌면 뻔하게 보일 수도 있다. 여기에 당신만의 모던하면서도 개성이 살아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문화 예술은 전통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있는 것이다. 동양문화 중 도자기 제조 기술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도자기를 이용해 창작할 뿐이고 최대한 독립적이면서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한다. 내 작품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존재하니까. 도자기로 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도자기는 무겁고 깨지기도 쉽지 않나. 그렇다. 도자기는 확실히 표현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어떤 때는 과학 실험을 하는 것 같다. 14세부터 이 재료로 작업했는데 그 때문인지 이 재료가 매우 마음에 깃들어 있으며 일부 변화가 있다 해도 아주 미묘하다. 수양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이 매력 있다.사람들이 당신 작품을 어떻게 즐겨주길 바라나. 대중 혹은 관중들이 나의 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그들에게 일종의 자유를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느끼고 기뻐하며, 사람과 사회에 제기된 문제점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기 바란다. 당신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선호하는 아지트가 있나. 나만의 아지트는 시시각각 변화한다. 지금 가고 싶은 곳은 마음을 느슨하게 잡고 편안히 보낼 수 있는 장소다. 이는 여행하고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면 어떤 때는 산속에 들어가서 걷고 싶을 때가 있다. 해가 서쪽으로 진 다음 산속의 안개 같은, 굴뚝의 연기 같은 것을 느끼고 싶다.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를 좋아한다. 그녀는 죽기 직전까지 단 한 번도 작품 활동을 중단한 적 없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더욱 존경하는 점은 그녀가 걸어온 길이다. 어느 한 작품에 매달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작품활동을 고수해왔다. 이는 현재의 예술가들이 보고 배우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재 우리 사회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욕망을 심어주는데 사심 없이 순수하게 작품활동을 한 그녀를 매우 존경한다. 요즘에는 아티스트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많은데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매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세상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이 출현한다. 예술가가 특정한 브랜드와 합작하거나 특정한 브랜드가 예술가를 섭외해 합작하는 건 모두 새로운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싶다. 만약 매거진과 컬래버레이션한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 것 같나. 개인이 창작한 일부 작품을 매체를 통해 전시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라는 매체의 성격과 성향을 통해 구체적으로 예술가, 예술가의 발전, 예술가의 일부 경력, 창작한 일부 작품, 어떤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할 것인지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첫 번째로 예산 문제로 비교적 긴장했고, 두 번째로 시간이 없어서 긴박했던 점이다. 한 달 간의 시간밖에 없었고 특히 현장에 설치 작업을 진행할 때 나의 두 조수는 매일 밤 설치 작업을 했다. 특히 상업과 쇼핑의 가장 중심지인 플라자 66이라는 건물은 낮에는 많은 이들의 비즈니스를 방해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이어서 저녁 10시 이후에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디올 상하이 이벤트의 메인 컬러는 블루다. ‘디올-상하이-블루’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하이라는 도시와는 아주 잘 어울린다. 상하이는 항구 도시로 바다가 있고, 황푸 강이 있으며, 수출입 항구가 있어 도시의 특징을 보여주는 컬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하이는 세계 각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노력으로 꿈을 실현하는 도시로서 이 색채는 아주 적절한 것 같다. 2 작품을 완성하기 전의 소박한 스케치.Profile1962년 생. 커다란 도자기 접시 한가운데 음란하고 외설적인 자세로 자리 잡은 머리와 팔이 없는 여성상을 만든 작가로 유명하다. ‘물속의 반사 Reflexes in the Water’(2001~2002), ‘기억의 변형 Transformation of Memories’(2003) 등의 작품을 통해 20년 동안 조각과 도자기로 성(性), 인간성, 환경, 사회와 같은 다양한 주제로 작품을 풀어냈다. 대중들에게 단순한 비판을 넘어선 새로운 관점과 시선을 선보이고 있다. 3 디올 로고의 알파벳 모음과 행운별을 모티프로 제작한 샹들리에의 스타일의 미술 작품. artist 2 포토그래퍼 Quentin Shih당신을 검색해 보니 상업사진이 상당히 많아서 놀랐다. 나는 순수예술도 하고 상업적인 패션사진도 한다. 두 분야 모두 매력 있고 서로 다른 종류의 기쁨을 준다, 하나는 다른 사람을 위한 작업, 또 하나는 나를 위한 작업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모두를 즐기는 셈이다. 단체사진 속에 똑같이 복제된 사람들은 누구인가. 중국의 어두컴컴한 면 그리고 심플하면서 조금 지루하기도 한 중국의 패션 스타일을 초현실적인 방법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자라온 시대, 즉 70~80년대의 전형적인 사람들의 형상을 선택했다. 여전히 공산주의인 중국에서 획일화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학생, 직장인, 선생님 등 다양한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들의 의상을 살펴보면 이 사람이 어떤 집단에 속한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작업한 시간을 돌이켜보면 한마디로 ‘붉은 추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현실적인 것 안에서 사람들과 사람들의 관계,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순간에는 작업하는 과정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혹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당신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한게 비결이 아닐까. 나는 혼자서 모든 것을 배우기 시작했고 그것이 나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중국을 많이 생각하고 또 많은 영감을 받는다. 나에게 예술이라는 건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동시에 몽상 또는 악몽이 될 수도 있는 꿈 이야기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여기에 카메라가 그 이야기와 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당신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사진을 가장 많이 찍으러 가는 장소가 있나. 사실 여행을 갈 때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음악, 그림들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당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사진작가는 그레고리 크루슨(Gregory Crewdson)이다. 또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아티스트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많은데 이런 현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정말 요즘은 예술과 상업이 서로 협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상업적인 예술 작품들이 제품 판매를 돕고,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여가 활동들을 위한 용도로 그리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예술 사진들을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예술이 실제로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고 작가들이 자신의 세계를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면 그것 또한 바람직할 것이다. 좀 더 대중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작가 자신들을 표현하고, 상업적인 사진들이 매개가 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예술’이라는 정의를 내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만약 매거진과 컬래버레이션한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 것 같나. 가능하다면 나는 와 함께 예술과 패션 사이에서 창조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와 함께 아시아 패션 스타일, 동아시아 패션 그리고 사진을 통해 아시아의 예술을 계발해 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다.다시 작품으로 돌아와 단체사진 속의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모습은 인형 같아서 조금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럽게도 보인다. 유머와 호러가 결합된 모습이랄까. 당신 말이 맞다. 유머와 공포의 만남, 이번 작품 시리즈를 표현하는 최고의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자라온 중국의 70~ 80년대를 묘사하는 표현이기도 하다.사진에 들어가 있는 디올의 의상은 어떤 기준으로 고른 것인가.지난 1월에 디올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참가해 심플한 스튜디오 안에서 디올 모델들 사진을 촬영했다. 그 중 8명의 모델들을 골랐다. 이후에는 의상의 컬러와 디자인이 중국 의상과 잘 어울리는 가에 초점을 맞추고 작품을 골랐다. 동양과 서양, 그 속에서의 디올의 역사와 함께 70~80년대 중국의 패션 역사를 돌아보며 이번 작품을 기획했다. 2 2008년 베이징 전시회 때 선보인 작품. Profile1975년 생. 뉴욕과 베이징을 오가며 활동하는 미술가이자 사진작가. 2008년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 (UCCA)에서 ‘디올과 중국 예술가’전을 통해 디올과 인연을 맺었으며 2009년 4월에는 이 시리즈에 참여한 20명의 사진작가들이 모스크바 현대미술관에서 ‘크리스챤 디올: 사진 예술 60년’에 함께했다. 최근에는 디올 옴므와 손잡고 디올 옴므 캠페인 사진 촬영도 진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7월호를 참조하세요!